첫번째 회의에서 각자 해오기로 했던 일들을 점검했습니다.
하윤이가 맡았던 숙소 예약하기
하윤이가 어머니께 숙소 예약을 부탁드렸습니다.
인원은 2인으로 하기는 했지만 원했던 4인용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성공!
서로가 맡았던 감자피자 레시피 알아오기
서로가 깜빡했답니다. 하지만 전에 서로 어머니께서 알려주셨던 레시피를
하윤이와 규리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성공!
규리가 맡았던 버스노선과 걷기 좋은 길 알아오기, 떡볶이 레시피 알아오기
규리가 쪽지에 학교 앞에서 장태산 자연휴양림까지의 버스 노선을 적어왔습니다.
겨울이니까 등산로보다는 산책로가 더 걷기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떡볶이는 레시피를 어머니께 여쭤봤더니 재료 손질까지 해서 주시겠다고 하셨답니다. 성공!
각자 준비하기로 했던 일을 잘 해주었습니다.
깜빡했던 일이 있어도 서로 채워줍니다.
오늘은 식사를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하윤이가 아침을 모여서 먹고 출발하자고 합니다.
서로와 규리도 좋다고 합니다.
각자 도시락을 싸오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른 아침에 도시락을 싸고 도서관까지 데려다 주시는 집안 어른들께
그렇게 해도 괜찮을지 여쭤보고 확정하기로 합니다.
하윤이가 하윤어머니께 전화해 버스 출발 시간표를 알아봐 준 덕분에
몇시에 모여서 아침을 먹고 출발할지 정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아침은 함께 모여서 먹고 동명초 앞에서 8:15분 버스를 타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점심은 숙소에서 해먹기로 했으나 입실 시간이 오후 3시라 점심은 사먹기로 합니다.
아이들에게 학교 앞에서 휴양림까지 바로 가지 말고
중간에 시내에서 점심도 사먹고, 만들어 먹을 음식 재료도 사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이 궁리하더니 숙소 근처에 매점이 있으니
시내에 들르지 말고 매점에서 점심을 먹자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시내에서 점심을 먹자고 제안한 이유를 이야기했습니다.
재료를 같이 장보는 것이 재밌을 것 같다, 시내에서 맛있는 음식을 한 끼 정도는 사먹어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재료를 집에서부터 가져오면 무거우니 중간에 장을 본다면 가볍게 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등등..
아이들이 반론을 제시합니다.
시내에서 점심을 먹으면 버스도 다시 알아봐야 한다, 버스 시간을 놓칠까봐 걱정된다, 어차피 도착했을 때 무거운 건 똑같다 고 합니다.
일리있는 말입니다. 버스를 알아봐 준 규리의 수고도 존중하는 의견입니다.
장보지 않고 바로 휴양림 매점에서 점심 먹기로 결정합니다.
여행 당일에 각자 챙길 재료를 나눴습니다.
감자피자에 필요한 감자, 감자칼, 모짜렐라 치즈, 전분은 레시피를 제안한 서로가 맡았습니다.
닭 미역국에 필요한 연두(주황색)도 서로가 챙겨주기로 했습니다.
떡볶이 재료는 규리가 맡았습니다.
하윤이가 먹고 싶다고 한 마시멜로우와 초코는 하윤이가 맡았습니다.
장을 보기 어려운 저는 쌀, 김치, 소금과
김제사회복지관에서 설명회 날 방문했을 때 사다 준 미역을 맡았습니다.
대부분의 재료들은 쉽게 나눠 맡았습니다.
닭 미역국 재료 중 닭볶음용 닭을 어떻게 할 것인지 관건이었습니다.
먼저 하윤이에게 부탁했습니다.
“하윤아, 혹시 하윤이가 볶음용 닭을 맡아줄 수 있을까?”
“싫어요. 닭은 무겁잖아요.”
“다른 친구들이 각자 요리 하나씩을 맡아서 가져올 재료를 많은데 하윤이가 볶음용 닭만 맡아주면 안될까?”
“싫어요. 귀찮아요.”
“혹시 닭이 무거워서 싫으면 도서관까지 가져오기만 해줄래? 숙소까지는 선생님이 들게.”
“그래도 싫어요. 닭은 사기 어려워요. 마시멜로우랑 초코는 편의점에서 사면 되는데 닭은 편의점에 안 팔잖아요.”
하윤이가 연이어 거절하자 서로가 지나가듯 한 마디 합니다.
“너가 닭 안 가져오면 팀에 도움이 안되잖아”
“나 닭 가져오기 싫어. 그럼 나도 그냥 숙소 취소해버리는게 나을 것 같네”
“음… 하윤아 그러지말고 닭 가져오기는 좀 더 궁리해보자”
상황이 심각해질 것 같아 서둘러 말을 닫았습니다.
회의 시간이 마무리되어 규리와 서로는 동요 부르기를 하러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오늘은 동요부르기를 안 하는 하윤이와 남아서 조금 더 이야기했습니다.
“하윤아 아까 숙소 취소한다고 한 말 있잖아. 그렇게 말하면 같이 준비한 서로랑 규리가 기분이 나쁠 수 있을 것 같아.”
“아까 저도 서로가 한 말 듣고 기분 나빠서 그랬어요.”
그 말을 듣기 전까지 저는 하윤이가 한 여러 번의 거절에만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서로가 한 한 번의 말은 지나가듯 들렸습니다.
하윤이에게 그 말은 지나가듯 들리지 않았을 겁니다.
비로소 하윤이가 숙소 취소까지 이야기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하윤이가 서로가 한 말 듣고 속상했구나… 충분히 기분 나빴을만 해.
그래도 우리 앞으로는 서로 들었을 때 기분 나쁜 말은 하지 않고 회의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때?”
“알겠어요.”
“선생님이 서로한테도 이야기할게. 같이 즐겁게 회의하고 우리 팀 이름처럼 행복한 여행 다녀오자”
하윤이와 헤어지기 전 마지막 제안을 했습니다.
“하윤아 '숙소에 2인이 아니라 4인이라고 전화하기'와 ‘볶음용 닭 가져오기’ 둘 중에 하나는 해주라”
“아.. 닭 가져오기는 진짜 싫은데… 그럼 전화는 제가 할게요.”
“둘 다 어려운 선택이었는데 전화하기 해준다고 해줘서 고마워.”
오늘 회의도 많은 것을 정했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회의에 집중해 준 규리, 서로, 하윤이 고맙습니다.
볶음용 닭은 모둠 여행 가는 18일 전에 장을 보시는 이웃들께
장 보실 때 같이 사와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혹시 이 즈음에 장 볼 계획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하윤이 마음을 알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잠시 멈춰 궁리하고
일 대 일로 조심스레 대화하기
문정경 선생님께 배웁니다.
ㅋㅋ닭 사서 규리에게들려보낼께요^^
우와! 고맙습니다 선생님^^
도서관까지만 부탁드려요~
걸을 때는 제가 들고 가겠습니다
하윤이 마음 알아주시고 부드럽게 이야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글을 이제서야 읽네요. 조금 더 하윤이의 준비를 도왔어야 했는데 그렇게 못해서 미안하네요. 마음 써주신 문정경선생님, 시장 봐 주신 이소희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