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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Lauren Gr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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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하게 행동해, 그날 밤 어머니는 살금살금 딸의 방으로 들어와 말했다, 내일은 그냥 평범한 날이야,
그래서 딸은 평상시처럼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남동생들을 위해 토스트와 우유를 준비했다. 그리고 동생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그들의 학교 가방을 장난감 서랍에 비우고, 대신 옷가지와 칫솔, 위안이 될 만한 책 한 권으로 채웠다. 아이들은 밖으로 나가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깜깜한 아침 내내 조용히 움직였다. 개가 개 집에 대고 꼬리를 탁탁 쳤지만 늙어서 일어나진 않았다.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아이들의 숨결이 얕게, 하얗게 대기를 맴돌았고, 길에서도 그들을 기이하게 따라다녔다.
우체통에서 멈추었을 때, 작은 동생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엄마가 죽은 거야? 하고 말했다.
큰 동생은, 입 다물어, 아빠가 깰꺼야, 쉿 하는 소리를 내었다. 그들 셋은 차가운 어둠 속에서 언덕 위에 웅크린 집을, 지난 여름 절반이 설치된 녹색 외벽을, 합판으로 가려져있는, 깨진 전면 유리를 바라보았다.
누나가 작은 동생의 머리에 손을 갖다 대며 속삭이듯 말했다. 아니, 아냐, 걱정 마, 엄마는 살아있어. 양들 먹이러 나간다고 했거든, 그리곤 일하러 나갔어. 소년은 고양이처럼 누이의 손바닥에 기대었다.
소년은 여섯 살, 그의 형은 아홉 살, 누이는 열 두 살이었다. 그들이 어린 시절의 내 삼촌들 그리고 내 엄마였다.
한참 후에, 그녀는 팔다리가 너무 무거워 움직일 수 없을 것만 같아 저녁 식사로 무엇을 만들어야 할 지 결정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냉장고 안을 응시하고 있었을 때의, 그날의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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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햇살이 이쪽 창문으로 들어와 저쪽 창문으로 빠져나가고, 숨 쉬는 것 외엔 무엇도 할 수 없어 침대에 앉아있곤 했던 때의 이야기도. 그때 나는 그녀의 곁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녀는 마치 자신의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린 무언가를 뜯어내는 것처럼 매번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날은 몹시도 추운 날이었고, 바람이 거세질 예정이었지만, 바로 그 순간은 대기가 멈춰 정지자세로 있었다. 잠시 후, 큰 동생이 말했다, 애들이 너 놀릴꺼야. 얼굴이 완전히 엉망진창이야.
내 엄마는 눈을 만지다 통증 때문에 움찔하더니 어깨를 으쓱하였다.
그들은 너무 멀리 떨어진 시골에 있어서, 버스가 맨 먼저 들르는 곳이었고, 마을로 가는 길은 멀었다. 마침내 버스가 길 끝에서 일출처럼 노란 빛을 띠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차가 멈출 때까지의 느림은 고통스러웠다. 내 엄마의 심장이 빠르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동생들을 먼저 타게 하고 앞좌석에 앉으라고 말했다. 운전사인 미세스 팔머는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는 통통한 여성이었는데, 뒷좌석의 개구장이 사내아이들을 향해 소리를 칠 때면 소프라노로 노래를 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버스의 문을 닫으며 내 엄마를 바라보았고, 노래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멍이 들었구나, 미쉘.
버스가 몸을 일으켜 쉭 소리를 내었다.
그래요, 내 엄마가 말했다. 있잖아요, 저희 좀 도와주세요.
미세스 팔머가 그녀를 자세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을 때, 내 엄마는 자기들 세 사람을 요더네 아이들을 픽업하는 곳에 내려줄 수 있는지 재빨리 물었다. 거기서 그들의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제발요, 조용히 그녀가 말했다.
동생들은 깜짝 놀라는 얼굴이었다. 그들은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곤 엄청난 일을 받아들인다는 표정을 지었다.
침묵이 흐르고 미세스 팔머가 말했다, 오, 얘야, 물론이지, 그리고 그녀는 도로를 향해 어물쩍 눈길을 돌렸다. 너희들이 빠졌다고 보고서에 표시도 하지 않을 꺼야. 그러면 2교시쯤 될 때까지 학교에서 너희 집에 전화를 걸지 않을 꺼니까 너희에게 시간이 좀 있겠지. 그녀는 거울로 사내아이들을 바라보곤 상냥하게 말했다. 블루베리 머핀 있는데, 누구 먹을 사람?
우린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내 엄마가 말했다. 그리고 막내 동생 옆에 앉아 팔 위에 동생의 머리를 뉘였다. 어슴푸레한 빛이 밝아지면서, 나무 꼭대기의 가장 엷은 금색 때문에 들판이 빙글빙글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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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이리 저리 옮기며 하품을 하는 요더네 꼬마들 무리를 태우기 위해 버스가 속도를 줄이기 직전, 내 엄마는 전조등을 끄고 채 얕은 도랑에 자리잡은 낡은 닷지를 보았다.
감사합니다, 차에서 내리며 미세스 팔머에게 말했다. 감사할 필요 없어, 그저 올바른 일을 하는 거지. 널 위해 기도할께, 얘야. 너희 모두를 위해 기도할 꺼야; 우리 모두는 구원을 갈망하는 죄인들이란다.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으로 내 엄마는 기뻤다. 왜냐하면 그 버스 기사만큼 아름다운 소리로 가득 찬 사람은 틀림없이 하나님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버스가 시동을 걸고 큰소리를 내며 움직이자 세 아이들은 배기구를 뚫고 달려갔다. 그들은 엄마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 따뜻한 차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녀는 매우 창백했지만 친숙한 작은 볼록 머리를 하고 있었다. 내 엄마는 그날 아침 일찍 내 외할머니가 거울 앞에서 머리를 손질하며 치렀을 고통을 생각하고 통증을 느꼈다.
잘 했어, 내 새끼들, 내 외할머니는 뭉개진 입술로 최선을 다해 말했다. 그녀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들 옆에 있던 송아지 한 마리가 몇 걸음을 내달렸고, 그러자 막내 삼촌이 웃음을 터트리며 창에 손을 갖다 대었다.
웃을 때가 아니야, 죠셉 삼촌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강박적으로 청결하고, 최소한의 효율을 지향하며, 시립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진지한 사람으로 자랄 터였다.
내버려둬, 죠이, 내 엄마가 말했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불쌍한 라피는 엄마가 돌아가신 줄 알았대요.
아직은 아냐,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간당간당 하지, 그녀는 거울로 아들들을 향해 미소를 띄우려 했다.
우리 어디로 가요? 랄피가 말했다. 난 우리가 어디 가는 것도 몰랐어요.
도시에 사는 내 친구 만나러,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마을 밖에서 전화기를 찾으면 연락할 꺼야. 그녀는 담배를 입에 물었지만 떨리는 손으로 라이터를 만지작거렸고, 내 엄마가 그것을 빼앗아 불을 당겨 주었다.
또 다시 집을 지나치지 않도록 그들은 먼 길로 갈 것이었고, 내 엄마는 매 순간 자신을 더 세게 안으로 잡아당기는 걸 느끼면서 계기판의 분침을 바라보았다.
더 빨리, 엄마, 그녀가 재빠르게 말했다. 그녀의 엄마는 딸을 쳐다보지 않으면서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 사람 친구에게 잠깐 들려야만 해. 먼저 월급을 받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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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가 절벽 위에 외관이 돌로 싸여 기품이 있는 병원이 어렴풋이 보였다. 내 외할머니는 뒤쪽, 쓰레기통 옆에 주차를 하였다. 너희를 두고 가면 너무 위험할 꺼야, 그녀는 말하였다. 같이 가자, 짐을 챙기렴. 하지만 걷기 시작하자 그녀는 한 번에 몇 걸음 내딛질 못했고, 내 엄마는 그녀가 자신에게 기댈 수 있도록 가깝게 다가가, 모두 함께 걸음을 재촉하였다.
그들은 부엌으로 향하는 뒷문을 통해 계단을 올라갔다. 녹색 버섯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머리망을 둘러쓴 한 남자가 물이 담긴 욕조 안에서 껍질을 벗긴 감자 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쳐다보지도 않고 그가 빽 소리를 내질렀다, 늦었어, 루비. 하지만 그때, 아이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그들의 상태를 알아차렸고, 감자들을 내려놓고는 다가와 뜨겁고 거친 손으로 내 엄마의 얼굴을 부드럽게 만졌다. 세상에. 이 아이에게도? 그가 말했다. 얘는 아직 아이일 뿐이잖아.
내 엄마는 울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그녀는 낯선 사람이 그녀에게 다정하게 대해줄 때마다 항상 눈물을 흘렸다.
싸움을 말리겠다고 얘가 끼어들거든. 착한 아이야,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그 개자식을 내 손으로 죽여버릴 꺼야, 남자가 말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그 놈 목을 졸라버리겠어. 말만 해.
그럴 필요 없어,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우린 떠날 꺼야. 근데 내 체크를 받아야 해, 더기. 가진 거라고는 4 달러와 가스 반 탱크뿐이야. 우리 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이게 전부라면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못해. 안돼, 더기가 말했다. 체크는 집으로 보내게 되어있어,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이 서류를 작성했어. 그 항목에 표시도 했지.
내 외할머니는, 아마도 생전 처음,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스스로 세상에 그림자가 되어버린 소심한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는 한숨을 쉬고 말했다, 할 수 있는 게 있을 지 볼께, 그리고 그는 사무실로 사라졌다.
그때 구내식당 문을 통해 바삐 움직이던 두 여자가 왔다. 한 사람은 케쉬어로 껌을 씹고 있는 통통하고 예쁜 10대였고, 다른 한 사람은 내 외할머니의 친구인데 주근깨가 있고, 짜리몽땅한 몸매에 무뚝뚝한 도리스였다. 그녀는 여분의 돈을 벌기 위해 붓꽃과 제비고깔 꽃 모양의 프로스팅으로 절묘한 케익을 만들었다. 그녀처럼 강인한 여자가 내면에 그런 섬세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오, 루비, 도리스가 말했다. 더 나빠졌어, 하. 세상에, 널 좀 봐.
이번엔 내 입에 그 사람 총을 밀어 넣었어,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그녀는 소근거릴 필요가 없었다, 왜냐하면 아이들도 그 장소에 있었고, 그것을 목격했으니까. 총에 맞는 줄 알았어. 근데, 아니, 그냥 이빨만 몇 개를 부러뜨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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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외할머니는 손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입술을 들어올려 부어오른 피투성이 잇몸을 보여주었다. 도리스가 그녀를 안아주려 앞으로 몸을 내밀자 내 외할머니는 그녀의 손길을 피하며 움찔거렸다. 그러자 도리스는 그녀의 셔츠 자락을 잡아 들어올리며 말했다, 오, 젠장, 내 외할머니의 배와 갈비뼈에 대리석 무늬의 멍들이 보였다.
가서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게 좋겠어요, 케쉬어가 축축한 분홍빛 입을 벌린 체 말했다. 징그러워보였다.
시간이 없어,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여기 나타난 것도 이미 너무 위험해.
아무 말없이, 도리스는 걸대에서 금이 간 가죽 가방을 꺼내어 지갑 속의 현금 모두를 내 엄마의 손에 쥐어 주었다. 캐시어는 풍선을 불다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한숨을 쉬며 자기 가방을 끌어내렸고 같은 행동을 하였다.
복받을 꺼야,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그런 다음, 떨리는 숨을 뱉으며, 어쩌면 내 잘못이었어. 난 우리가 양털을 다 깎을 때까지 머물 수 있을 꺼라 생각했거든. 그 사람이 양들을 거칠게 다루는 거 알잖아. 난 애들 좀 덜 다치게 해주고 싶었어.
엄마? 문 옆에서 막내 삼촌이 말했다.
아냐, 그런 엉터리가 어디 있어? 그건 말도 안 된다는 거 너도 알잖아, 도리스가 사납게 말했다. 그건 그 사람 잘못이야. 누구도 아닌 바로 그 놈.
엄마? 랄피가, 더 큰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그 사람이야. 그 사람이 여기 있어. 아이가 손가락으로 문 밖을 가리켰고, 내 외할머니의 닷지 자동차 뒤에 세우려고 다가오는 순찰차 앞대가리가 보였다.
엎드려, 도리스가 말했다. 모두 타일 바닥에 웅크렸다. 차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도리스는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르게 몸을 움직여 문을 잠갔다. 0.5초 후에 문 손잡이가 덜컹거렸고, 쿵쾅 거리는 소리가 났고, 그리고 귓속에 피가 쏠린 내 엄마는 들을 수가 없었다.
도리스가 감자용 쟁반을 들고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창문으로 갔다.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 그녀가 소리쳤다. 감히 어디다 낯짝을 디밀어.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도리스는 유리창 너머로 소리를 질렀다, 여기 없어, 응급실로 올라갔어. 한 두 군데가 아니던데. 걷지도 못해. 그녀가 험악하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리곤 창문에서 등을 돌려 식당 중앙에 있는 스텐레스 탁자로 갔다. 캐쉬어가 도리스의 어깨 너머로 창밖을 쳐다보았다.
차 엔진 켜는 소리가 들렸고, 마침내 케쉬어가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됐어요, 차에 탔고 이제 돌아다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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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응급실에 없는 걸 알면, 카페테리아를 통해 식당으로 들어올 꺼예요. 저 문에는 자물쇠가 없고 그 사람을 막을 방법이 없어요.
도리스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더기를 불렀다. 그러자 더기가 봉투 하나를 들고 급히 사무실에서 나왔다. 볼이 빨갛고 약간 창피한 표정이었다. 그는 거기 숨어있었다고 내 엄마는 생각했다.
이 친절을 잊지 않을 꺼예요, 여러분 모두, 내 외할머가 말했다, 하지만 내 외할머니가 손을 너무 떨고 있었기 때문에 내 엄마가 월급 수표를 받아야만 했다.
자리 잡으면 엽서 보내줘, 도리스가 말했다. 어서 가.
내 외할머니는 다시 내 엄마에게 기대어 최대한 빨리 자동차로 가서 시동을 걸었고, 거침없이 후진을 해서, 강 위의 녹색 다리 옆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병원의 시야 밖으로 벗어나자 내 외할머니는 차를 세우고, 문을 열고, 길에 토했다.
그녀는 문을 닫았다, 다 됐어, 손가락으로 입을 조심스레 닦으면서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다시 차에 시동을 걸었다.
내 엄마는 자동차 대시보드 위 시계를 보았다. 막 8시가 지나 있었다. 선생님들이 출석 점호를 하는 시간이었다. 곧 한 여자아이가 종이들을 모아 교무실로 가져가고, 거기서 누군가는, 마땅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세 아이 모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될 것이다. 그들이 결석을 했다고, 제일 먼저 집으로 전화를 할 것이고, 집에선 전화기가 울리고 또 울릴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연락이 닿지 않으면 그들은 관할서에 연락을 할 것이고, 그러면 곧장 그에게 무전이 갈 것이다. 그는 자기 아내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식들도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 시간, 어쩌면 시간이 조금은 더 있어, 내 엄마는 계산을 해보았다. 한 시간이면 아마도 그의 관할 구역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자기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고, 상상 속에서 발로 엑셀을 밟았다. 내 외할머니는 이제 뒷길로 더 빨리 내달렸다. 강한 돌풍이 자동차를 밀었다.
잠시, 그들은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내 엄마는 현금을 세었다. 122달러, 놀라면서 말했다.
도리스의 식료품값이야, 분명,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복 받을 꺼야.
랄피가 슬프게 말했다, 부치를 데려왔어야 했어.
맞아, 우리에게 꼭 필요한 건, 너의 냄새나는 늙은 개야, 죠이가 말했다.
나중에 데리러 갈 수 있어? 랄피가 말했다, 하지만 내 외할머니는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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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엄마는 동생들을 돌아보며 씁쓸하게 말했다, 우린 절대로 돌아가지 않아. 그 속에 있는 그 사람까지 몽땅 다 불 타버리길 바래.
야아, 막내 동생이 힘없이 말했다. 그건 좋은 거 아니야. 우리 아빠잖아.
내 생각도, 그래, 근데 그가 쥐약을 먹으면 난 더 행복할 꺼야. 죠셉 삼촌이 말했다. 그리고는 몸을 수그려 바닥을, 다음엔 자기 옆 자리를 뒤졌다. 오, 세상에, 오, 안돼. 너 배낭 어디 있어, 랄피?
랄피 삼촌이 주위를 다 찾아보고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 마침내 말했다, 부엌에 가져 갔는데 두고 왔나 봐.
긴 순간이 흐른 후, 이 일격은, 한 번에, 그들 모두를 강타했다.
오, 이거 보통 일이 아니야.
정말 미안해, 랄피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엄마, 오줌 마려워.
분명히 도리스가 숨겨놓을 꺼야,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침착해, 랄피. 근데 만약 시간 안에 찾지 못하면? 내 엄마가 말했다. 그가 찾기 전에 도리스가 찾지 못하면요? 그리고 엄마가 우릴 데려간 걸 그가 알게 되면요? 라디오에 나와서 사람들 모두한테 우릴 감시하라고. 지금 사람들이 우릴 찾고 있을 지도 몰라요.
내 외할머니가 나직하게 욕을 뱉으며 후방 거울을 쳐다보았다. 이제 그들은 시골 커브길을 끔찍하도록 빠르게 돌진하고 있었다. 뒷좌석의 사내 아이들이 문 고리를 움켜쥐었다.
조그마한 고대인처럼 보이는 죠이 삼촌이, 자제력을 드러내며 말했다, 괜찮아, 랄피, 너도 가방을 두고 올 생각은 아니었잖아.
내 막내 삼촌이 작은 손을 뻗었고, 애정 표현을 싫어했던 죠셉이 그 손을 잡았다. 내가 10대였을 때 랄피가 낚시를 하다 사고를 당했는데, 장례식장에서 차갑고 건조한 내 죠셉 삼촌은 흐느끼면서,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콧물은 내버려둔 채, 고통으로 기괴하게 몸을 비틀며 쓰러졌다.
엄마, 주 밖으로 벗어나야 해, 내 엄마가 말했다. 주 경계선을 넘어야 안전해질 거예요.
이제 입 다물어, 생각 좀 해봐야겠어,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운전대 위 그녀의 손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아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차를 버리는 거야, 죠셉 삼촌이 말했다, 사람들이 찾기 시작할꺼야. 어쩌면 벌써 찾고 있을 지도. 차들이 꽉 찬 주차장을 찾아야 해, 마켓 같은 곳 말이야.
그리고 나면 우린 어쩌라고? 내 외할머니가 목이 옥죄인 목소리로 말했다. 버몬트까지 걸어가자고? 그녀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웃었다.
아니, 그땐 버스를 타야죠, 단호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죠셉이 말했다. 우리가 버스를 타면 그땐 그 사람들도 우릴 찾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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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내 엄마가 말했다. 좋아, 그래, 죠셉이 옳아, 좋은 계획이야. 생각 잘 했어. 우린 알바니에서 15분 떨어져 있어, 거기 버스 정류장이 있고. 어디 있는지 나 알아.
순찰차를 타고 그녀를 한번 그곳에 데려다 준 사람은 그의 아빠였다, 왜냐하면 그녀의 중학교 합창단이 대회 출전을 위해 뉴욕시로 내려가는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가는 길에 딸기 밀크 쉐이크를 마시러 차를 세웠었다. 이것은 그녀가 아빠에게 가진 멋진 기억이었다.
알았어, 내 외할머니가 말했다. 그래, 난 아무 생각도 못 하겠어. 내 생각에 지금이 계획을 바꿀 때인 것 같아. 하지만, 그 전날 밤 이후 처음으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여 상처 난 뺨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눈물로 시야가 가려 그녀는 천천히 운전을 해야만 했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미친듯이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고, 몸을 앞으로 구부려 운전대에 이마를 내려놓았다. 차는 도로 한 중간에서 갑자기 멈추었다. 바람이 그 주위를 윙윙거렸다.
엄마, 운전해야 해요, 내 엄마가 말했다. 지금 운전해야 해. 우리 가야해요.
나 진짜, 진짜 오줌 마려워, 랄피가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내 외할머니가 속삭였다. 그냥 몸이 정말로 말을 안 들어서 그래. 지금은 손 하나 까딱할 수 없어. 다리도 안 움직여. 오, 세상에.
괜찮아요, 내 엄마가 부드럽게 말했다. 걱정 말아요. 엄마는 잘 하고 있잖아. 진정 될 때까지 좀 쉬어요.
이 순간 내 엄마는 모든 것이 그녀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가혹하리 만치 분명하게 알았다. 그 사실이 마치 손으로 세게 누르는 것처럼 그녀의 목덜미를 무겁게 짓눌렀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온 것은 어렸을 적, 그녀의 어머니가 어둠 속에서 그녀에게 말해주곤 했던 동화 속 빵 부스러기의 흔적이었다. 침실에는, 남동생들도 없이, 아직은, 두 사람뿐이었고, 아빠는 세상과 멀리 떨어진 아래층에 있었다. 그럼, 내 엄마는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리가 뭘 할 꺼냐면, 엄마는 심호흡을 깊이 하시고, 기찻길을 지나 알바니까지 운전을 해서, 스넥 가판대에서 우회전, 커다란 벽돌 교회 옆길로 내려가서, 뒤쪽 파킹랏에 주차할 꺼에요. 역에서 딱 한두 블락 떨어져 있어. 우리는 거기서 내려 아주 빨리 걸을 꺼야. 내가 들어가고 목적지에 상관없이 맨 먼저 오는 버스 티켓을 살 꺼예요.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버스에서 먹을 음식을 사 올께. 그리고 버스에 타면 여길 빠르게 벗어날 꺼야. 어디로 가든 가다 보면 결국엔 도시에 도착하는 거지. 그리고 도시는 너무 커서 그냥 숨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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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도 있고 공원도 있고 극장이랑 전철이랑 모든 게 도시에 있으니까. 그럼 엄마는 직장을 잡고 우리는 학교에 다닐 꺼고 아파트를 하나 구해서 더 이상 바보 같은 양 때를 돌보는 일도 없을 꺼고 그리고 우린 안전할 꺼야. 더 이상 헛간으로 달려가 잠을 자지 않아도 되고. 도시에선 아무도 우릴 해치지 않아, 알았지, 얘들아? 우린 아주 심심하게 지낼꺼야, 매일 똑같이, 그렇게 되면 멋지겠지, 그치?
그때 내 엄마가 운전대에서 내 외할머니의 손을 떼어내곤 피가 돌아오도록 양손을 비볐다. 알았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엄마가 심호흡을 깊이 하는 거예요.
할 수 있어요, 엄마, 죠셉이 말했다. 랄피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창밖에 풀들이 거센 바람 아래 춤을 추고, 납작하게 빗질을 하고, 융단 같은 들판을 주름지게 했다.
그리고 내 엄마는 눈을 떠 기도를 드리고, 대시보드 위에 손을 벌리고, 믿음으로 차를 움직이게 하였다. 그러자 내 외할머니가 천천히 기어를 다시 넣고, 숨을 헐떡거리면서 운전을 시작했다.
나중에 내 엄마는 마치 생생하게 꿈을 꾸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들려주었다: 덤불 끝에 금빛으로 피어난 개나리, 도랑에서 썩어버린 마지막 눈, 겨울 날 여전히 우울했던 집들의 표정, 내 외할머니가 마을의 계곡으로 차를 몰 때 무겁게 걸려있던 회색 구름, 버스 정류장 밖에선 깃대 위 깃발의 대갈못이 빠다닥 소리를 낼 만큼 더 강해지던 바람, 거기서 아랫도리를 무감각하게 만드는 철제 의자에 앉아 기다렸고 추위보다 더한 것 때문에 몸을 떨었다. 윙윙대며 시동을 걸고 매연에 휩싸여 그들을 실어 나르는 그 버스. 그녀는 마치 더 행복한 이 버전을 그녀가 거의 믿는 것처럼 말을 했지만, 그녀의 이야기 뒷면에서 나는 진짜 이야기, 갑작스러운 통곡과 내 외할머니의 붉고 푸른 빛이 나던 창백한 뺨, 그리고 매캐한 오줌 냄새를 본다. 문을 열고 머리채가 잡혀 뒤로 끌려가기 직전, 내 외할머니는 어떻게든지 자식들에게 몸을 돌려 미소를 지으려, 마지막 일별을 남기려 했다.
세 아이는 살아남았다. 결국 그들은, 그 장소와 그 순간에서 멀리 떨어진 삶과 사랑 속에서 발버둥 치며, 각자 안전한 피난처, 직장과 사람들 그리고 폭력이 없는 집들을 찾으며 자신들을 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엄마의 가슴 속에는 언제나 조용한 바람이 불었을 것이다. 죽었다가 다시 돌풍을 일으키는 바람이, 그녀의 일생 동안 휘몰아치고 그 일 이후 그녀가 살아온 모든 순간과 닿아 있는 바람이 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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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최선을 다했지만, 똑 같은 바람이 나를 채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것은 그녀가 나를 위해 만든 모든 음식을 통해, 피를 통해 스며들었다. 매일 밤 통금 시간까지 두려움에 몸을 떨며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모든 꾸지람과, 내 말과 생각과 행동을 금지하면서, 이 세상에 여자로써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준 모든 방법을 통해, 내게 스며들었다. 그녀가 자신을 통해 불어온 그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건 아니었다. 나 또한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나는 주위를 둘러본다. 그리고 역사 너머의 시간으로부터 전해진 아주 많은 여성들 속에서, 어둡고 쉼 없는, 내면에서 휘몰아치는 이 바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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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물 흐르 듯 매끈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긴장감을 번역에서도 그대로 느껴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