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우리가 여기 있어요”
발달장애인을 위한 활동 단체 ‘장애사랑맘’ 이야기
5월의 마지막 날, 매탄2동 산남초등학교 인근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장애사랑맘(공동대표 권오일, 임윤용) 심난영 사무총장과 김태균 간사를 만났다.
발달장애는 인지능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또래에 비해 발달하지 못하여 사회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태를 모두 지칭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적장애, 자폐, 다운증후군, 뇌병변으로 인한 장애가 포함된다.
장애의 특성 상 평생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의 부모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장애인 중 20%가 발달장애인인데 시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그 중에서도 20% 정도만이 시설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발달장애인은 가족들이 온전히 돌보고 있는 것이다.
“가끔 언론에 등장하는 동반자살 이야기가 남 일이 아녜요. 저를 비롯해서 대부분 발달장애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실제로 안 좋은 생각을 하곤 해요. 그나마 시설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은 좀 나은데 집에서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요. 사람들 시선 때문에 밖에 잘 나오지도 못하고요.” 장애당사자 부모로서 발달장애인들의 평생돌봄을 실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심난영 대표는 표정은 담담했으나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학교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통합교육을 위해 특수학급을 운영한다. 발달장애인들은 초, 중, 고 12년을 졸업하면 대부분 사회에 방치되고 일부는 장애인보호시설에 입소한다. 수원의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은 11곳이 있다.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다. 그나마도 형평성을 이유로 입소 8년이 지나면 나와야 한다.
장애사랑맘은 2019년에 출범했다. 2021년 광교 주간보호시설에서 기한이 되어 퇴소해야 하는 50~60명의 발달장애인 가족들과 함께 싸웠고 결국 홍재장애인주간보호시설이 건립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기자 수가 수백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발달장애 부모회원들 대부분이 50~60대로 나이 들어가고 있고 자녀들은 20~30대 성인입니다. 점점 돌봄이 힘들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평생돌봄 정책을 세우는 것입니다. 주양육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너무 잔인합니다. 장애사랑맘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평생돌봄지원센터 설립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대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장애사랑맘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태균 간사는 발달장애인 돌봄에 대한 국가 책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장애사랑맘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애, 비장애 구분 없이 회원이 될 수 있는 단체다. 덕분에 활동지원사와 특수교사, 사회복지사도 회원으로 함께 하고 있다. 규모는 작아도 삶의 공동체를 지향한다. 매월 집담회를 통해 장애당사자 부모들이 모여 서로 토닥이며 정보를 교류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분기별로 여행을 가기도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한다. 정책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고 최근에는 책읽기 모임도 열었다.
심난영 사무총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어떤 엄마가 아이랑 산책을 나가면서 장애인식 개선하러 나간다고 하더래요. 우리 아이들이 밖으로 나오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제발 평범한 시선으로 봐주세요. 발달장애인은 어른아이라서 돌발행동을 할 수 있는데 놀라지 말아주세요. 사회 속에서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서지연 주민기자
<장애사랑맘 후원 안내>
후원계좌 : 신한은행 140-014-135425 (예금주 : 장애사랑맘)
후원회원 가입 문의 : 010-8873-2530 (김태균 장애사랑맘 간사)
사진설명 : 발달장애인 자녀와 함께 가족동반 봄나들이를 떠난 장애사랑맘 회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