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채찍과 전갈 채찍
(역대하 10:12-15)
1. 배운게 도둑질입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인이 하면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겸손한 의미로 사용하는 말이지만, 때론 안 좋은 의미로도 쓰입니다. 남이 하는 일에 진전이 없거나 안 좋은 버릇이나 습관을 고칠 생각 하지 않을 때 나무라는 말로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도둑질이 나쁜 짓이기는 하지만, 도둑질도 배워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무나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섣부른 짓은 아닙니다. 싸움질이나 주먹질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답니다. 식당 개 삼 년이면 라면을 끓인답니다. 사람은 본 대로 배우고 배운 대로 삽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좋은 것 많이 보여주고, 좋은 친구를 옆에 두고, 어른이라 할지라도 좋은 경험을 많이 해야 합니다. 자라 보고 놀란 사람은 솥뚜껑을 보고도 놀라지만, 솥뚜껑을 많이 다루던 사람은 자라를 봐도 놀라지 않습니다.
2. 채찍 든 왕을 보라
솔로몬은 다윗의 아들로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습니다. 죽은 아이와 산 아이를 놓고 서로 산 아이가 자기 아이라고 다투는 두 여인을 놓고 재판을 잘해서 지혜의 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많은 처첩을 거느리고, 화려한 왕궁에서 호화롭게 살았다고 부귀와 영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가 죽을 때는 아들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 주고 죽었으니 그 어떤 왕보다도 훌륭한 왕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가 훌륭하게 보이는 것은 아버지 다윗의 영향이요, 그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아들은 천하에 못된 왕이 되었으니 이 또한 아버지 솔로몬을 보고 배운 도둑질이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그림자입니다. 왕이 채찍을 들었습니다.
1) 집안이 시끄러웠습니다.
르호보암은 아내 열여덟 명과 첩 예순 명을 거느려 아들 스물여덟 명과 딸 예순 명을 낳았으나 압살롬의 딸 마아가를 모든 처첩보다 더 사랑하여(역대하 11:21)
솔로몬이 죽으면서 그의 아들 ‘르호보암’에게 자리를 물려 주었습니다. 왕이 된 아들은 아내가 18명이요, 첩이 60명이며, 이들을 통하여 아들 28명을 낳았고 딸이 60명이었답니다. 그의 아버지 솔로몬은 후궁이 700명이요, 첩이 300명이었답니다(왕상11:3).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요, 배운게 도둑질 밖에 없습니다.
야곱은 아내가 넷이었습니다. 12명의 아들을 낳았습니다. 요셉을 찾아 애굽으로 간 야곱은 나이를 묻는 왕에게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다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창47:9).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 외에 하갈이라는 여자가 하나 더 있었고, 이스마엘은 그 여자가 낳은 아들인데, 나중에 낳은 이삭과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근심거리가 되었고 지금까지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창21:11).
아버지 덕으로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동안 그의 집안은 쑥대밭이 되었고,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 집안을 시끄럽게 만들었습니다.
2) 나라를 말아먹었습니다.
온 이스라엘은 왕이 자기들의 말을 듣지 아니함을 보고 왕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다윗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이새의 아들에게서 받을 유산이 없도다 이스라엘아 각각 너희의 장막으로 돌아가라 다윗이여 이제 너는 네 집이나 돌보라 하고 온 이스라엘이 그들의 장막으로 돌아가니라(역대하 10:16).
솔로몬의 하루 음식물은 밀가루 외에 살진 소가 10마리, 초장의 소가 20마리, 양 100마리, 수사슴과 노루와 암사슴과 살진 새들이 었답니다(왕상4:23). 솔로몬이 다윗이 준비해 둔 것으로 성전도 건축했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 궁을 지었는데, 성전은 7년이 걸렸고 궁전은 13년 동안 지었습니다. 성전은 3만6천 제곱 규빗인데 궁전은 15만 제곱 규빗 이었습니다(왕상7:2, 6:2). 성전 건축이야 다윗이 준비했다고 하지만 궁전은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지었습니다.
솔로몬이 죽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이 더는 못 살겠다. 더는 못 참겠다. 들고 일어나 먹고 살 수 있도록 제발 그만 좀 뜯어 가라고 했습니다. 왕은 백성의 말, 민심, 민의를 거역하고 제멋대로 했습니다. 내 새끼손가락이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다고 하면서, 좀 가볍게 해 달라는 백성의 멍에를 더 무겁게 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 12지파 중에 베냐민 지파를 제외한 나머지 10지파가 등을 돌리고 여로보암을 왕으로 세워 120년 통일왕국의 막을 내리고 나라가 갈라졌습니다. 유다는 베냐민만 데리고 북쪽 이스라엘과 갈라져 남쪽 유대 나라로 쪼그라들고 말았습니다.
3) 외교를 망쳤습니다.
르호보암 왕 제오년에 애굽의 왕 시삭이 올라와서 예루살렘을 치고 여호와의 성전의 보물과 왕궁의 보물을 모두 빼앗고 또 솔로몬이 만든 금 방패를 다 빼앗은지라. 르호보암과 여로보암 사이에 항상 전쟁이 있으니라(열왕기상 14:25-26, 30).
솔로몬의 뒤를 이어 왕이 된 르호보암은 이웃 나라인 애굽과의 관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침략을 당했습니다. 전쟁을 치르는 동안, 성전의 보물과 왕궁의 보물을 모두 뺏겼습니다. 아버지 솔로몬이 만들고 쌓아놓은 것들을 모두 뺏겼습니다. 형제였지만 국경을 그어 따로 살림 차린 북쪽 이스라엘 10지파와는 싸움이 그칠 날이 없습니다.
왕이 결정하면 백성은 군인으로 나가야 하고, 왕이 싸우라면 군인은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전쟁에는 죽이거나 죽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군은 살리고 적군은 죽이는 것이 전쟁입니다. 위로는 이스라엘 남으로는 애굽 사이에 낀 유대 나라의 르호보암은 날마다 전쟁놀이에 빠졌습니다.
나라에는 국경이 있고, 전쟁에는 적군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사하는 사업에는 국경도 없고 적군도 없습니다. 아군뿐 아니라 적군에게도 돈이 되면 팔아야 합니다. 르호보암의 유대인은 아직도 선민의식에 사여 팔레스타인 좁은 땅덩어리에 갇혀 신음하고 있습니다.
3. 전갈 채찍에 맞은 십자가
르호보암이 호언장담합니다. 내 아버지는 너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나는 더 무겁게 할지라 내 아버지는 가죽 채찍으로 너희를 치셨으나 나는 전갈 채찍으로 치리라. 왕은 전갈 채찍이나 가죽 채찍이나 어떤 채찍도 들어서는 안 되는 자리입니다. 왕은 백성에게 채찍질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님은 가죽 채찍과 전갈 채찍에 맞음으로 십자가 구원을 완성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