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치적 평등은 경제적 불평등 앞에서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았다. 소수의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재산, 다른 사람들의 노동,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제적 폭정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정부라는 조직화된 권력에 호소해야 한다. (1936년 대통령 재지명 수락 연설)” 이 연설이 2025년 오늘날 사회에 주는 시사점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논하라.
최근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박 씨는 600일 간의 고공농성 끝에 땅을 밟았다. ‘고용 승계’를 요구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한편에서는 유력 정치인이 자녀의 채용을 청탁한 일이 뒤늦게 밝혀지곤 한다. 누군가에게는 전화 한 통으로 끝날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고공농성을 불사하며 쟁취해야 할 가치였다. ‘누구든지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한 헌법과 현실은 달랐다. 불평등은 여전히 도처에 존재한다.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과 직결된다. 정치적 불평등은 다시 다른 불평등을 낳는다. 소외되는 목소리가 존재하지 않도록 정치 구조의 변혁이 필요하다.
‘자원 이론’에 따르면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역량 차이로 이어진다. 정치 참여에 들이는 비용은 구성원의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각자가 가진 정보도 다르다. 부자는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정치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다. 반면 빈자는 정치에 관심 가질 여유가 없다. 정보 부족 상태에도 놓인다. 그 때문에 저소득층은 정치에 관심을 잃기 쉽고, 실제로도 많은 나라에서 저소득층의 투표율이 낮다. 세칭 ‘자본주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는 양자의 투표율 차이가 30%p 가까이 난다. 저소득층은 경제적 불평등의 피해자다. 그런데 오히려 정치에 참여하기 어렵다. 저소득층이 과소대표되고, 고소득층의 의중은 정치에 더 많이 반영된다. 그렇게 불평등은 제도를 통해 고착화한다.
경제적 불평등이 정치적 불평등으로 이어지지만,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을 없애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 불평등을 사후에라도 보정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첫째로 원내정당의 다원화다. 국회에서 양당이 망라하는 정치적 스펙트럼은 그리 넓지 않다. 소수 정당이 원내에 진입한다면 다양한 목소리가 의회에서 생동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의 룰을 바꾸면 된다. 의원 정수를 확대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한다면 비례성이 강화돼 소수자의 목소리가 정치에 더욱 수월히 반영된다. 노동조합을 활성화하고, 이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일도 주요한 해법이다. 저소득층일지라도 노동조합을 통해 사회 참여를 경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치효능감을 느껴 현실 정치로의 관심으로 유도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노조가 활발한 스웨덴·노르웨이 등 국가에서는 지니계수가 낮고, 정치 참여도 훨씬 활발했다.
정치적 평등은 형식만으로 이뤄낼 수 없다. 형식적으로는 한 사람에 한 표만큼의 정치권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정치권력은 제각기 달리 가진다. 실질적인 정치권력을 고루 나누려면 지금의 정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나아가 불평등에 처한 이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보장하고, 이에 정치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소수자를 대변하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사회 참여의 일상화가 필요하다. 이는 양당의 대승적 결단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거대 기득권으로 변모한 '진보' 색채의 여당이 더욱 앞장 설 일이다.
첫댓글 논지의 일관성 A~B
논지의 명확성 A
구조의 완성도 B
논증의 설득력 B
글이 개성적인가 A~B
- 리드 너무 좋은데요 ! 구체적인 사례를 들라고 한 만큼 초반부터 오늘날 사회의 불평등이 잘 드러나는 사례가 나와서 리드에 적합한 것 같아요. 또 주제에 머무르지 않고 또 다른 불평등을 낳는다는 민수님만의 주장도 글의 개성을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또 다른 불평등이 어떤 게 있을지 본문에 언급이 있으면 더 완성도가 있을 것 같아요 !
- 두 번째 문단에서 자원 이론을 언급하며 불평등이 고착화된다고 설명한 점은 좋았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 자료가 있으면 더 신뢰 있는 글이 될 것 같아요. 전문가 인용이나 수치 같은 자료요 !
- 3, 4문단에 대안을 제시한 부분에도 앞에서 언급한 '저소득층'의 정치 참여 기회에 도움될 해법이라 글이 일관성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