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찾아볼 논문이 있어 논문사이트를 기웃거리다가 오전영스텔2의 세번째 과제 주제인 '서스펜스'가 떠올라 관련 논문을 읽어보았습니다. (이영, 2024. 9. 03, 알프레드 히치콕 <Frenzy>의 서스펜스 표현방식 연구) 히치콕식 서스펜스 구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히치콕의 <Frenzy>라는 작품 중 서스펜스 구성요소를 분석한 논문입니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같은 수업을 듣는 학우분께도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논문 요약 및 리뷰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히치콕은 트뤼포 감독과의 대담에서 자신의 ‘서스펜스’ 구현 방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악의 없는 사소한 잡담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앉아 있는 식탁 밑에 폭탄이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다가 갑자기 ‘쾅!’하고 폭탄이 터집니다. 관객들은 놀라게 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 놀라기 이전까지도 관객들에게 특별한 중요성이 없는 일상적인 장면만 보여주었습니다.
자, 이제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살펴봅시다. 폭탄이 식탁 밑에 있는데 관객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무정부주의자들이 그곳에 폭탄을 설치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관객들은 그 폭탄이 1시 정각에 터질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마침 벽에는 시계가 걸려 있습니다. 관객들은 시계가 1시 15분 전을 가리키는 것을 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똑같은 무해 무익한 대화에도 끌리게 마련입니다. 관객들이 그 장면에 참여하고있기 때문입니다.
관객들은 화면 속의 인물들에게 “그런 사소한 얘기나 할 때가 아니야. 식탁 밑에 있는 폭탄이 곧 터질 거란 말이야!”라고 경고하고 싶어 안달하게 됩니다.
앞의 경우 관객들은 폭발 순간에 15초간의 ‘놀라움’을 맛보게 됩니다. 나중 경우엔 15분간의 ‘서스펜스’를 맛볼 수 있습니다.
서프라이즈와 대조한 서스펜스의 설명을 통해, '서스펜스'란 관객이 작품 속 인물보다 서사 진행상에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생기는 긴장감 넘치는 반응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서스펜스는 이외에도 보다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구현됩니다. 즉, 관객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량 차이는 핵심적 요소일 뿐 다른 요소들이 개입하여 서스펜스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정보량 차이 외의 4가지 요소를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누명 씌우기
히치콕의 서사에서 중요한 테마로, 평범한 인물이 사건에 휘말리거나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누명 씌우기와 사건 해결의 과정을 통해, 히치콕은 관객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서사적 이중성을 통해 극적 효과를 증대시킵니다.
(2) 시각적 기법(특히 카메라 움직임을 통한)
히치콕은 크레인 샷과 트래킹 샷을 결합하여 사건의 단서를 클로즈업으로 부각시키고, 관객의 시선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여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현기증>(1958)에서는 '줌 아웃-트랙 인(Zoom Out, Track In)' 기법을 사용하여 시청자에게 주인공 스카티의 현기증을 전달합니다. 이 기법은 카메라가 수평으로 이동하며 동시에 줌 아웃하여 깊이감을 강조하는데, 스카티가 바닥을 내려다보는 순간마다 바닥이 화면에서 멀어지면서, 카메라는 앞으로 다가오는 장면을 통해 스카티가 느끼는 '현기증'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7YJkBcRWB8
(26초경. 렌즈는 줌아웃시켜서 화각은 넓어지되 카메라는 안으로 밀며 촬영하여 원근감을 느끼게끔 함.)
또한, <사이코>(1960)에서는 크레인 샷과 트래킹 샷을 사용하여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과 사건의 전개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3) 맥거핀(MacGuffin)과 레드 헤링(Red Herring)의 활용
맥거핀이란 영화의 등장인물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둘러싸고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관객들과는 사실상 별 이해관계가 없는 것으로서 일종의 '속임수'입니다. 또 레드 헤링(Red Herring)을 직역하자면 훈제된 청어로, 사냥개를 따돌리기 위해서 청어의 냄새로 길을 흐리는 데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문학과 영화에서는 독자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속임수나 잘못된 단서를 뜻합니다. 이는 관객이 잘못된 인물이나 사건을 의심하게 만들고, 진짜 범인이나 핵심 요소를 가리기 위한 서스펜스 전략으로 자주 활용됩니다. 이러한 기법을 통해 관객이 사건의 해결 과정을 예상하기 어렵게 만들고, 서사에 대한 집중도를 유지하게끔 합니다.
(4) 청각적 이미지
청각적 이미지로 공포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사이코>의 가장 상징적인 장면인 샤워 살인 시퀀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WtDmbr9xyY
이렇게 히치콕식 서스펜스 구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히치콕은 장 뤽 고다르가 히치콕을 “히틀러나 나폴레옹 이상으로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사람”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서스펜스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히치콕식 서스펜스를 통해 서스펜스를 더 알아 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히치콕식 서스펜스 외에도 알고 있는 다른 서스펜스 기법과 다양한 예시들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ference
https://www.dbpia.co.kr/pdf/pdfView.do?nodeId=NODE07591559&buildDate=2025-11-11+19%3A33%3A37&nowDate=20251111_2&cdnUrl=https%3A%2F%2Fcdn.dbpia.co.kr%2Fstatic&minify=.min&buildTime=20251111193337&appVersion=1.0.0&language=ko_KR&hasTopBanner=true
첫댓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