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대구치맥페스티벌의 숨은 이야기를 적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볼 때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남의 공을 가로채서 자신의 욕심만 채우는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이고
기록은 정확해야 후세가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 또한 주관적인 사고로 적는 것이라
제가 적는 기록에 오류가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바로 잡겠습니다.
대구 치맥페스티벌 개최 장소까지 허락을 받고나니 이제는 어떻게 축제를 구성해야할지, 그리고 어떻게 많은 업체들을 참여하게 할 수 있을지 그것이 문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치맥’은 신세대가 만들어 낸 신조어고, 처음부터 그들이 주요 관람객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되었고 기획되었으니, 당연히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축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의과정에서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대구예총 부회장으로 계신 한 분이 협회 회장님의 조카였는데, 이분을 축제 총감독으로 선임하고 연출비용을 지급하자는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축제를 하자면 음주가무가 빠질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이니 예술계의 도움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으로 흐르고, 연출감독 선임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는데, 문제는 대구시로부터 지원받은 예산은 5,000만원이 전부인데 감독 연출비용 2,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니, 이건 뭐 하자는 건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습니다.
이처럼 대구치맥축제는 처음부터 이권을 쫒는 무리들이 개입을 시작했고 지금도 그 상황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예술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 좋은 프로그램만 만들어 준다면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연출 감독 수용하려 했었습니다.
그런데 연출감독을 하시겠다는 분이 일주일 고심 끝에 내 놓은 프로그램이 기가 막힙니다.
대구 치맥축제 무대에 50인조 오케스트라를 올려서 치킨·맥주관련 노래를 모아 클래식음악 연주회를 하면 웅장하다고 하시며, 오페라 팀에게는 40분 정도의 치맥 뮤지컬을 만들어 공연을 한다나 뭐라나.......
그리고 합창단과 무용수들이 무슨 공연을 하고.....
치맥페스티벌이 무슨 문화예술 축제라도 됩니까!!!!
결국 프로그램 구성회의가 아니라 저의 언성이 높아졌고, 축제보다는 오히려 젯밥에 관심 더 많은 협회 임원 분들과 갈등이 시작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치맥축제에 참여하겠다고 모였든 치킨프랜차이즈 대표님들이 저의 진심을 믿어 주었고 힘을 보태주어서 겨우 저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었습니다.
결국 연출감독 선임은 없는 것으로 하고, 치맥축제 사무국직원들 4명이 부랴부랴 의논해 하루 밤 만에 큰 틀에서 Jazz & Rok 논스톱공연과 클럽Dj 파티 장을 조성하고, 무대설치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MBC 가요무대 방송 프로그램 유치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가요무대’는 성인가요인 트로트 가수가 중심이었지만, 무대 설치비만 1억이 넘는 상황에서 10년 동안 대구MBC 방송활동을 한 저의 친분으로, 무대설치비용과 가수 15명 출연료 전부를 합쳐서 6,0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대구MBC 한 간부님이 도와주었기에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MBC가요무대는 오히려 많은 관중을 모았고, 첫 대구치맥페스티벌을 성공시킨 공로자 중에 MBC도 있다고 저는 자신 있게 말씀 드리며, 지금도 저는 MBC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후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셔서 첫 번째 치맥축제는 그래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주신 아이디어인“닭 위령제”는 한동안 매스컴의 주목을 받아 홍보효과를 톡톡히 보았고, 대구 지하철 대합실을 찾아가 춤 연습하는 어린학생 댄스동아리들에게 치맥축제 무대에 경연을 해 보자며, 학생들에게 몇일을 매달리든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려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구치맥축제는 꼭 하겠다는 많은 분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이루어 낸 축제였습니다.
결코 누구 한 명이 만든 축제가 아니고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시민과 함께 시대가 만든 축제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동은 정말 서막에 불과 했습니다.
더 큰일들이 대구 치맥페스티벌 개최를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3탄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