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암릉 위험구간이라서 빼놓고 진행해서 빠졌던 황장산 구간을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들려오는 이야기나 몇몇 산행기를 보아도 위험한 암릉 구간이라고 해서 겁이 나기도 했지만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지요. 한배 산악회에서 황장산 옆에 있는 수리봉 릿지 산행을 가면서 일반 산행으로 대간 구간도 간다고 하기에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보아하니 모두 릿지 등반 하는 분들만 가는 것 같아 댓글로 물어 보았더니 퇴임한 홍영표 교장 한분이 더 있다고 하여 단둘이 가는 것이 좀 거시기 해서 다른 분들 전화해 보았더니 모두들 손자본다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이 구간을 언제 하랴 싶어 둘이라도 그대로 가기로 합니다. 만일 그분이 오지 않으면 혼자서는 어려우니 포기하고 돌아 올 각오를 합니다. 긴장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그날도 참지 못한 밤이슬에 부대껴서인지 잠을 설치고 3시부터 일어나 부산을 떨다가 콜택시 불러 타고 여권 민원실 앞에 갔더니 4시 50분입니다. 조금 있으니 노승애님, 그리고 강부장님이 도착하고 뒤이어 홍교장님이 도착합니다. 다행히 노부장님이 현지에서 합류하는 제자분과 함께 대간 산행에 동행해 주시겠답니다. 4명이 된 셈입니다.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어 핑크님, 5시 좀 넘어 대장님과 총무님이 도착해서 20분 쯤인가 출발합니다. 총무님의 카니발에 7명이 타고 갑니다. 심마니님이 현지에서 합류한다고 합니다. 동수원 TG로 진입하여 영동고속도로, 그리고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단양IC를 나오니 대강면, 그리고 대강초등학교가 있어 일행 모두가 한바탕 웃었습니다.
전에 한배가 식사하였다는 은성식육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아침을 먹고 벌재로 출발하여 7시 55분, 대간팀 4명은 등산로로 접어들고 다른 일행은 릿지 등반 장소로 갑니다. 이 벌재 구간은 사실 입산금지 구간입니다. 그래서 등산로 입구에 철조망을 쳐 놓았고 감시초소가 세워져 있습니다. 늘 지키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사람은 나와 있지 않아서 철조망 옆으로 해서 산으로 들어섭니다. 입산 금지 구간이라서인지 리본이 하나도 달려 있지 않습니다. 희미한 길이 이어지다가 이내 길의 흔적이 사라집니다. 의논해보고서 일단 능선으로 올라서기로 합니다. 길도 없는 숲을 헤치고 능선으로 올라서니 예상했던 대로 등산로가 나타납니다.
등산로는 그럭저럭 잘 나 있으나 길표시기가 되는 리본이 하나도 없으니 참 난감합니다. 이 구간은 리본을 일부러 제거하였음이 분명합니다. 구간 내내 최근에 매단 듯한 간혹 어쩌다 보이는 리본 뿐입니다. 아마 구간 내내 10개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숭악한 녀석들 같으니라구. 게다가 일체의 이정표가 없습니다. 황장산 정상에 딱 한군데 정상 표지목을 세웠을 뿐입니다. 그런데 위험한 곳에 로프는 잘 매어져 ㅇ있습니다. 비교적 새것으로 튼튼하게. 아마 최소한의 안전을 고려한 듯합니다. 아마 산악회들의 노고인 것 같아 고마운 마음입니다.희미한 헬기장, 그리고 가파른 길을 올라 929봉으로 짐작되는 봉우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옷을 정비합니다.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습니다. 이런 친목 산악회 산행은 일반 상업산악회처럼 서두르지 않아도 되어서 좋습니다. 거의 2시간여 산행하여 폐백이재로 짐작되는 곳을 지나 9시50분, 지도에 치마바위, 책바위로 표기된 곳일 듯 싶은 봉우리 밑에서 잠시 쉽니다.
바로 가파른 오르막, 밧줄을 잡고 힘들여 올라서니 칼등같은 암릉, 깎아지른 절벽위를 조심조심 지납니다. 또 암릉을 지나면서 약간의 절벽을 내려서면서 잡은 소나무가 흔들거립니다. 어느 산행기에서도 붙잡고 내려섰다는 고마운 소나무의 이야기가 있는데 바로 그 소나무인 듯,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붙들었으면 이렇게 흔들릴까싶어 소나무가 딱해 보입니다. 지도의 988봉, 그리고 헬기장, 이어서 황장재인 듯한 안부, 이어서 로프, 그리고 지도의 감투봉인 듯한 봉우리, 이어서 양쪽으로 깎아지른 까마득한 절벽위의 칼등능선을 로프잡고 지나면서 봉우리로 올라서니 바로 황장산입니다.10시 50분, 3시간 걸린 셈입니다. 여기서 인증샷.
이어서 암릉길과 위험해 보이는 절벽, 그리고 길은 그 절벽 중간을 밧줄을 잡고 에돌아 나가게 되어 있는 아슬아슬한 길입니다. 대간 지도 말고 다른 지도에 위험한 절벽이라 표기되어 있습니다. 확실히 겨울철에는 아주 위험한 구간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절벽 하강길, 아마 한 20미터쯤 될까, 밧줄을 잡고 레펠하듯이 내려 섭니다. 두 여산우는 릿지산행을 해본 분들이라서인지 아주 가볍게 내려 섭니다. 이어서 묏등바위, 그 옆으로 오른 쪽으로 갔더니 등산로가 이상합니다. 묏등바위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에게 물으니 왼쪽으로 가랍니다. 하산하는 산행길은 지도에 너덜 암릉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그다지 어렵지 않은 길입니다. 1시간여 걸으니 작은 차갓재입니다.
1시 50분. 한배에서는 5시간을 예상했으나 4시간 산행으로 구간 종주를 하였습니다. 이어서 안생달 마을로 하산, 폐광터 옆을 지나니 마을입니다. 12시 10분 안생달 마을, 포장도로입니다. 릿지 산행팀은 보이지 않습니다. 일찍 릿지를 끝내면 황장산에 올라서 같이 하산하겠다더니 그렇지 못한 모양입니다. 계속 걸어 내려와 12시 30분 생달교에 도착하여 대장에게 전화해보니 아직 한 피치를 더해야 한답니다. 차가 거기서 더 내려간 약사정 마을에 있답니다. 아스팔트길을 터벅버벅 걸어 내려와서 1시25분 약사정마을에 가보니 그 중간에 차는 있고 그위 안생달과 약사정 마을에는 가게 하나 없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벌재가 아니라 저수령에서 출발할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벌재에서 저수령, 약 3시간짜리 이빠진 구간은 언제 때우나. 차가 있어도 열쇠가 없으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2시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2시 넘어 버스가 오길래 버스를 타고 동로면 소재지에 가서 식당에 물으니 식사가 안된답니다. 막걸리와 맥주로 요기를 좀하고 두릅을 1Kg에 만 오천원씩 주고 사고 있으니 일행이 차를 가지고 와서 문경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이어서 수원으로 올라오는데 특이한 것은 이날따라 한군데도 막히지 않고 수원에 도착했다는 것입니다. 2시간도 채 안걸려 수원에 도착, 귀가합니다. 아, 숙제 같았던 이 구간을 잘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