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왕별서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갈 수 있는 곳은 독립기념관과
병천장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독립기념관은 7~ 8분 거리고요, 병천장은 15분쯤 차로 가야 합니다. 순대국밥이 별미 입니다. 1일 6일에 서는 병천장은 옛 향수가 서려 있습니다.
그리고 독립기념관을 가슴에 품은 흑성산이 있습니다.
차가 산 정산에 갈 수 있어 등산코스 보다는 전망대 성격강 한 것 같습니다. 또 자동차가 산 정상에 오를 수 있으니 익스트림 스포츠가 발달 되었습니다. 페러글라이딩과 산악자전거가 대표 종목입니다. 특히 다운힐 코스와 올마코스를 타려 전국의 매니아들이 한 번쯤 다녀가는 코스 입니다.
흑성산을 아름답게 비추는 것은 용연저수지 입니다. 펜션에서는 몇 분 안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고 있는 모습이 한가로워 보입니다.
이런 주의의 이름난 곳도 곳이지만 저는 유왕별서 바로 옆에 있는 도라지(소라지:지도명) 고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 옛날 목천 근처 마을, 그러니 덕전리나 석천리, 멀게는 북면 사는 이들이 태조산을 가로질러 천안장에 갔던 길입니다.
삼베나 무명옷을 태우는 한 여름 타오르는 불볕을 피해 산길로 넘어가는 길은 도라지 꽃 흐드러지게 피었을 것입니다.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계곡물로 땀을 닦아 내던 고개가 아마 도라지(소라지) 고개였을 것입니다.
이 길을 걸어 올라 가노라면 쭉쭉 뻗어 내린 엄청 커다란 바위와 그 위를 쏜살같이 내달리는 희고 투명한 이빨을 드러낸 작은 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감탄에 감탄을 연발합니다.
어느 명승고적도 아니고 평범한 산에 불현듯 마주친 그 풍경은 팔대산인의 그림 속에 나 있을 모습입니다.
꼭 나만, 오르지 내가 발견 한 듯한 착각에 빠지면 순간 황홀함이 배가 됩니다. 잠시 나간 넋을 다시 챙겨서 오르다 보면 태조산 능선과 마주 칩니다. 벅찬 가슴을 쓸어내리며 피로한 다리 근육에게, 마지막이니 참아 달라는 주문을 외우며 몇 발 내 디딛으면 멀리 천안시가 파노라마로 펼쳐 집니다.
여름비가 천둥 번개와 함께 한바탕 난리법석을 치고 간 뒤에는 멀리 아산까지도 아련하게 들어옵니다.
사실 산행이라는 것은 가장 높은 꼭짓점을 찍는다는 물리적인 차원만 아니라 길을 걸으며 만나는 나무와 이름 모를 풀, 꽃들!!!! 새들 벌레들 살아 가며 미쳐 생각도 못 했던 자연 속에 살아가는 생명들과 마주침으로, 이 땅에서 또 하나의 생명으로서 나를 되돌아 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산, 숲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은 한없이 작아지지만, 때론 벅찬 희열을 맞이 하기도 합니다.
가슴이 터질듯하고,눈물이 나도 모르게 떨구는 것은 순간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았을 때 입니다,
나무에 새싹으로 나와 푸른던 것이 이젠 흙으로 돌아가는 순간이니 말입니다.
계곡물에 채 빠져나가지 못하고 빙빙 도는 나뭇잎을 보고는 인생무상을 떠올리는 것은, 우리네 사는 것도 언젠가 한번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 앉다시피 할 때도 있었으니 말입니다.
푸르른 숲 아스라이 먼 곳에 흐르는 구름은 또 어떻습니까,
새들을 보면 어디 먹을 것 하나 없어 보이는 데 저렇게 바삐 돌아다닐까?!!! 까마귀는 검푸른 빛을 창공에 흩뿌리며 큰 원을 그리며 무얼 찾아 헤메일까?. 이런 것들은 산행을 하면서 맞이하는 것들입니다.
유왕별서에서 능선까지 오른뒤 왼편으로는 태조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그 길로 쭉 가면 유량 고개가 나옵니다.
오른쪽이 바로 한 시간 코스의 등산로입니다. 팔각정, 댓머리 바위 구름다리로 내려가는 천안시내 쪽의 길이 있습니다.
직진하여 상명대와 만일사, 성거산 쪽으로 오면 유왕골 약수터가 나옵니다. 약수터에 땀 범벅인 얼굴을 씻고 뒤 목에도 찬물을 끼언져 머리를 식힌 후 한 모금 약수물을 들이킨 다음 살살 내려오면 왕건이 묵었다는 유왕골이 나타납니다.
풍수지리를 모르더라도 멀리 좌우를 들러 보면 둥그렇게 산으로 에워 쌓인 분지 마을 입니다. 여기서 시작된 물은 유왕골 계곡을 만들다가도 가뭄에는 개울처럼 보이게도 합니다. 그래도 물은 흘러 용연저수지에 다다르는 것이지요. 그 물과 함께 포장도로를 걸어서 15분 내려오면 바로 출발지 유왕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