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1월 4일에 등록된 '김광현' 님의 의수 제작 문의 글 ]
위 글에는, 먼저 도와주시겠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는 약간 늦게 답글과 함께 쪽지를 보냈고, 연락이 오지 않아서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만,
이 분 (김광현 님) 께 먼저 도와주시겠다는 분과 연락이 뜸해져서 제게 연락을 하셨습니다.
부산에 계신 분이라서, 직접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지를 잠깐 고민했는데,
이 분께서 1월 27일(화) 낮 시간에 서울로 올라온다고 하여,
잠시 저녁에 만나뵙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만나게 된 1월 27일, 밤 늦게 김광현 님이 제 사무실로 찾아오셨고,
수술로 인해 줄어버린 오른팔과 세 손가락 밖에 없는 오른손의 상태 확인,
그리고 원하는 의수의 형태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는, 짧은 몇 일의 서울 내 체류기간 안에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했고
다음 번 만남을 기약해야 겠지???....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조금 더 고민해 보니, 딱 맞는 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 정상에서 님께 1월 24일에 드렸던 의수 (왼쪽), 아직 드리지 못했던 의수 (오른쪽) ]
'정상에서' 님께 아직 전달해 드리지 않았던 의수가 있었고,
그것이 무려 오른손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
- 신에게는 아직 오른손 의수 모형이 1개나 남아있사옵니다!~~~~
그리하여, 제일 먼저 한 일은,
오른손 의수의 팔 거치 부분을 김광현 님이 항시 착용하고 있는
하드형 손목 보호대에 끼워 보는 일이었습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미 제작된 것은 전혀 맞지 않았지만, 팔 거치 부분을 수정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 손가락이 세 개나 남아 있어서, 전자 의수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신기한 것은, 의수를 보호대에 끼우자, 양 팔의 길이가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
그리하여, 약간의 궁리를 통해,
'세 손가락이 들어가는 "너클" 형식으로, 의수의 다섯 손가락을 잡아당기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손가락 너클과 팔 보호대 마운트의 맞춤 제작을 위해 3D 스캐닝을 수행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가진 3D 스캐너는 다음과 같은 녀석입니다.
- Structure Sensor (by structure.io)
- 50만원 정도 하는 저렴한 스캐너인데, 미리 사 두길 잘 했다는 생각이 팍팍 들었습니다. ^^
[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 Structure Sensor 입니다. ]
이렇게 첫 날의 1시간 동안의 미팅을 마무리하였고,
제게는 '천천히~ 언젠가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퇴근 본능 (이때 이미 밤 11시)이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3D 스캐닝 결과와 실제의 괴리(?)가 얼마나 될 지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어쨌든 일은 할 수 있을 때 빨리 끝내야 한다는 급한 성격의 발로로 인해 (이중인격???),
3D 스캐닝 결과를 활용한 손가락 너클 및 팔 보호대 모델링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 참고로 저는 모델링을 제일~~~ 정말로~~ 못합니다.
(디자이너가 아니니 이해해 주세요 ㅠㅠ)
[ 팔 보호대가 들어갈 부분과, 손가락 와이어를 잡아당기는 너클 부분 설계 ]
그리하여,
그날 밤 12시를 넘긴 시점에 대충 모델 파일이 만드로졌고,
너클과 마운트를 한번에 아몬드 3D 프린터에 작업 인가 후, (예상시간 9시간 20분)
프린팅 속도를 115% 로 조정 후, 우리의 김광현 님께 문자 한통을 보냈습니다.
: "잘 될지 알 수 없지만, 아침 9시 쯤에 오시면 제작 결과를 맞춰볼 수 있습니다.^^"
... (3D 프린터는 밤새 프린팅하게 하고, 저는 잠자러 퇴근!! ^^) ...
약 8시간 반이 흘러, 다음 날인 1월 28일 오전이 되었습니다.
오전 9시에 간밤에 실패 없이 3D 프린팅이 완료된 것을 확인하던 차에
김광현 님이 오전 9시 30분에 제 사무실에 도착하였습니다.
출력 결과물에 약간의 가공 후, 원래 착용 중인 팔 보호대에 장착해 보았습니다.
[ 글루건과 낚시줄은 임시 고정하였습니다. ]
아래는 약간의 시연 사진으로,
손가락이 들어가는 너클 부분이 조금 남고,
전체적으로 너클 부분이 부적합한 상황이었습니다.
[ 첫 테스트 결과입니다만, 아주 만족스럽진 않았습니다. ]
[ 그래도, 팔 길이가 거의 유사하게 맞아 떨어지고,
의수의 크기도 적당한 부분에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 ]
일단은 조금 더 써 보시기를 추천하며 드린 후,
그날 밤에 사용 후기와 여러 착용 사진을 분석하여,
너클 부분을 4개의 서로 다른 크기로 재 설계 및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 4개의 서로 미묘하게 약간씩 다른 너클들 - 크기에 조금씩 차이를 둠 ]
그리고, 1월 30일 오전 10시에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4개의 서로 다른 너클 중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 후 와이어 스트링을 재 조정하였고,
그 결과, 꽤 그럴싸하게 주먹이 쥐어지는 맞춤형 의수가 제작되었습니다.
아래는 김광현 님이 직접 찍은 주먹 쥐기 시연 영상입니다.
- 손으로 직접 의수의 손가락 각도를 조절 가능하기에,
이후 손바닥 부분과 관절만 개선하면, 꽤 쓸만한 의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른손 수술 후, 많은 스트레스와 함께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는 김광현 님께
앞으로도 종종 개선된 설계의 3D 프린팅 의수를 제작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부모님께서 3D 프린터 한 대 정도는 언젠가 사주실 것 같다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로 신기한 것은
위의 '김광현' 님이 작성하신 글 덕분에,
'정상에서' 님께서 3D 프린팅 의수 제작과 관련된 글을 검색하여 찾으실 수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