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역사속 영국의 오늘
역사 속 영국의 오늘
영국 최초의 여왕 레이디 제인 그레이는 1553년 7월 10일 즉위하여 9일 만인
1553년 메리 1세에 의해 반역죄로 런던탑에 갇힘.
이곳 숙소는 별채를 빌렸는데, 우리만 사용하는 방 둘 거실과 식탁이 있다. 아침 식사도 식탁에 미리 차려져 있는 간편식이어서 커피와 차를 끓이고 빵을 구워서 어제 우리가 사온 과일을 같이 먹으니 속이 든든하다. 설거지와 짐 정리를 끝내고 별채를 나서니 주인 여사가 나와서 잘 가라고 인사한다. 나름 무난한 집이다.
숙소를 나와 10분 거리에 ‘Divich Fall’이라는 폭포가 숲속에 있다하여 가벼운 산책을 하는데 산림이 울창하여 맑은 아침 공기속의 피톤치드를 가득 마시니 기분이 상쾌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의 폭포는 아니지만 숲속의 좋은 경치와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인버네스 도심에는 한인 사회도 활성화 되어있으며 북해 인근 도시 중 크고 아름답고 특히 인버네스 성에서 교회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로맨스 영화에도 자주 등장한다고 하여 우리 부부도 그 길을 걸으며 데이트해 볼까 했는데 차를 주정차 할 수 없어 포기하고 근처의 돌고래 전망대로 간다. ‘Dolphin & seal visitor center’라는 이 전망대에는 망원경으로 바로 앞 바다의 돌고래가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챨리’라고 이름 붙여진 돌고래와 그 친구 한 마리가 센터 앞 바다를 헤엄치며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다, 요트가 다가오면 요트 주위를 맴돌기도 한다. 아내는 이곳에서 돌고래 반지를 몇 개 샀는데, 알고 보니 주위 온도에 따라 색깔이 세 가지로 변하는 반지였다고 더 사야했는데 하고 아쉬워한다.
다음 목적지인 보병 요새(FORT GEORGE)로 가는 길에 출입을 통제하는 골프장 보이는데 자세히 보니 ‘스코티시 오픈’이 진행되고 있다. 며칠 후 우리가 라운딩 할 세인트 앤드류 올드 코스의 예약 확정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인데 문득 그 생각이 난다.
이 보병학교는 찰스 황태자가 훈련을 받은 곳이기도 하며 1979년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도 황태자가 토마호크 미사일 담당으로 참전하여 더 유명한 요새이다. 목사님은 연회비 10만 원정도의 헤리티지 카드를 가지고 계신데 이 요새를 포함한 영국 내 930개의 재단관리 성을 무료로 입장 할 수 있고 동반자는 10%의 할인과 기념품 구입비용도 10% 할인이 된다. 오디오 가이드가 입장료에 포함이 되어 영어 가이드 리시버를 받아 요새를 산책한다.
@사진1: 가족이 있는 장교 숙소. 사진2: 독신 장교 숙소. 사진3: 북해를 향해 배치된 대포. 사진4: 기념품 가게의 정교한 상품들.
이 요새에는 장교와 일반 병 막사(장교의 막사에는 부인도 같이 살았다고 마네킹으로 전시되어 있다.), 탄약고, 감옥 등이 있으며 위치가 북해의 전략적 요충지여서 외부에는 각종 대포들이 있다. 이곳을 지나는 선박들은 꽤 긴장을 하며 다닌 듯하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로 잘 알려진 비극의 성 코더 성(CAWDOR Castle)을 외부에서 간단히 구경하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데 가격대비 음식 맛이 훌륭하다. 며칠 전 던 베건 성의 카페에서 먹은 간단 점심보다 가격은 반, 맛은 배인 것 같다. 어느 나라나 관광지 내에선 물가가 비싼 것 같다.
@3마녀의 예언으로 국왕 던컨을 죽이고 왕이 된 맥베스. 왕권의 유지를 위해 수많은 피비린내를 일으키지만 결국은 자신도 살해되고 만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속에 피비린내는 느끼지 못했는데 소설이 허구여서 일까?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영국 최대의 국립공원인 ‘Cairngorms National Park’의 산을 다섯 개쯤 넘어야 하는 ‘브래마르’이다. 가는 길에 Carr-Bridge라는 작은 마을에 들러 보았다. 이 마을의 돌다리가 매우 유명한데, 마을 이름도 이 돌다리 이름으로 했다. 18세기 초반 현지인들과 관광객이 불편을 느껴 1717년 11월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다리위에서 다이빙을 즐기고 있었다. 꽤 높은 약10미터의 공포심을 느끼는 높이인데 서로 경쟁이나 하듯 다양한 동작을 선보인다.
산을 몇 개 넘어 어느 산 정상에 스키장이 보인다. 온도도 7도 정도 낮아 보이고 바람까지 불어 쌀쌀해진다. 조금 더 가니 사람 키 보다 높은 바위가 하나 서 있는데, 구멍을 뚫어 구멍을 통해 보는 세상이란 주제를 생각하게 하는 바위이다. 바위의 네면에는 뜻을 알 듯 말 듯 아리송한 글이 새겨져 있다.
WARM YOUR SOUL BEFORE YOU GO
TAKE A MOMENT TO BEHOLD
AS STILL SKIES OR STORMS UNFOLD
IN SUN RAIN SLEET OR SNOW
오늘의 최종 목적이인 브래마르(Braemar)에는 다섯 시 반경에 도착하여 숙소에 짐을 풀고 목사님이 추천한 ‘스테이크 하우스’로 향한다. 넉넉하게 생긴 여주인이 목사님을 보고 무척 반가워하며 우리들도 환대를 한다. 전원이 지역의 특산물 안심 스테이크를 시켜 먹었는데 정말 부드럽고 맛있다(식사비 125파운드/5인). 며칠 전 질긴 소고기를 먹을 때 목사님이 이곳 고기의 맛을 호언장담했는데 모두들 만족한 표정이다. 내일이 둘째 아들 생일이어서 근처 가게에서 산 작은 케익에 식당에서 준비한 소리 나는 초 하나를 꼽아 식당 주인과 함께 둘째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시식을 하니 오늘 하루도 무척 행복하게 보낸 것 같다. 4년 전 스톡홀름의 한국인 민박집에서 맞이했던 성대했던 둘째의 생일잔치도 생각이 난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노인들의 공놀이 게임을 잠시 관람한다. 흰 공을 포스트로 하여 두 팀의 사람들이 30미터쯤 후방에서 공을 굴려 흰 공에 가장 근접하게 공을 굴린 팀이 이기는 게임인데 공에 회전을 주어 마치 볼링공 굴리듯 공이 휘어져 흰 볼에 접근하는 게 흥미롭다.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경기에 참여한 한 노인이 룰을 나에게 설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