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수상작 ‘기도’는 어떻게 탄생한 작품인가?
- 답변 : 유난히 절을 좋아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문득 그리운 날이 있다 사월 초파일일이면
불을 밝히고 기도하셨던 어머니 그 간절했던 기도가 자식들을 위함 이였으리라
-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 그 어머니를 생각하며 시어를 모으고 완성한 시가 기도이다
(어머니는 불심이 참 깊으셨다. 그것은 오로지 자식과 가족들을 위한 염원이었다. 가난하고 막
막했던 시절, 우리 어머니들이 기댈 곳은 장독대나 터주 부처님뿐이었다.
이제 나의 세월이 그 때 어머니의 세월과 겹쳐지면서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살다보면 무너질 것 같은 날이 온다. 위험에 처할 때 “엄마!”하고 외마디를 지르듯
무너질 것 같던 어느 날이었다. 나도 모르게 어머니가 다니시던 그 절로 발길이 옮겨졌다.
거기서 환상을 보았다. 오래전 돌아가신 어머니였다. 바람처럼 스쳐지나간 어머니의 환상.
돌아오는 길 가슴에 돌덩이가 사라진 것을 느꼈다. 어머니가 내 가슴에 들어있던 돌덩이를 바
람으로 풀어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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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품 소재는 주로 어떻게 얻는가?
-답변 :삶의 여정에서 아팠던 순간, 훅하고 지나가는 바람 냄새에서도 시를 만들고 누군가의
죽음 뒤에 남겨질 신성함도 내게는 푹 익은 홍시로 다가와 소재를 만들고 옷을 입혔다 색깔
이 없어도 색깔을 입히고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모든 것들이 시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아팠던 순간이나, 훅하고 지나가는 바람 냄새에서 시를 만들다. 누군가의 죽음
뒤 잔상 같은 것에도 많이 마음이 쓰인다. 시가 삶의 이야기나 풍경의 스케치에 색을 입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삶 그 풍경에 수채화처럼 맑은 색을 찾아 입혀주려고 한다. 시는 그림(이미지)과 멜로디(입
말)다. 서정은 연민이나 애증이 홍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작품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답변 :둘째 아이가 초 등 학교에 입학을 하고 아이의 담임이셨던 고 홍석하선생님(시인)의 권
유로 글쓰기가 시작 되었다 1991년 당시는 제천 문학회 주관 주부 백일장 행사가 있었고 수
상을 하여 오래전 잊고 살았던 내 안의 문학인의 삶을 살게 되었고 제천 문인협회 회원으로
일관되게 활동 하고 있다
4. 자신에게 있어 시란?
-답변 :일찍이 결혼한 나에게는 젊은 날이 없었다. 문학인의 꿈도 시인이 되고 싶었던 소망도
아이들을 키우며 스스로 잠재워 버렸으니 말이다. 늘 허기가 찼고 공허했다
그러나 아이를 통해 시를 짓는 농부가 되었고 날마다 초록의 풍요로움에 크게 숨을 쉬고 있으
니 시는, 소소한 차 한잔에 행복이다
5. 시인으로서의 꿈은?
-답변 :숨을 쉴 수 없을 만큼이나 힘듦이 발목을 잡아도 웅크리듯 동굴 속으로 숨지 않고
기억이 나를 버리지 않는 한 시어 하나에도 숨을 불어넣기 위해 날마다 꽃밭을 키워 나갈 것
이다
(깔끔하고 좋음)
*박옥 작가 약력/
강원도 영월 출생 1961년 1월 28일
최종 학력 1997년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1991년 제천문학<제천문인협회> 회원가입
1996년도 문학공간 추천신인상<조병화,홍석하,최광호>심사위원
11월호 타인他人으로 등단
수상작 2011년도 <역동시조문학상>수상
대표작품 시 부문 제목< 사월이 오면 귓속엔 붉은 꽃이 피어난다>.
2024년 8월 제천문인협회 회원 및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
당선소감
뽑아주신 작품 “기도”는 이렇게 탄생됐다.
무너질 것 같은 어느 날, 습하고 더운 날씨 까지 겹친 무기력한 오후였다.
무작정 길을 나섰다. 무의식적으로 고향인 강원도 영월에 있는 오래된 사찰 보덕사에 이르렀다.
보덕사 앞에는 연분홍 연꽃과 넓은 잎이 간간히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절집 마당 한 귀퉁이에는 예쁜 찻집이 있다. 몸도 마음도 무거웠던 그 날
대추 차 한 잔을 시켰다.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그 때 연꽃 사이로 어머니의 푸른 한복이 바람처럼 지나갔다.
절집 마당과 붉고 푸른 꽃길 위로 날아가는 어머니의 비천상.
그 순간 숨을 쉴 수 없었던, 가슴을 억누르던 돌덩이가 사라졌다.
그리고 시 한 편도 덤으로 얻었다.
어머니는 이 시를 또 세상에 알려
그 때 내 딸 “박옥”이 같이 힘든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시려고 하나보다.
보덕사 연밭에서 만난 어머니!,
교회를 다니는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어머니가 그랬듯 이제 내 세월의 가슴속엔 장독대도 있고 부처님도 있고 예수님도 있다.
그 이름을 모두 모아놓은 것이 어머니 아버지다. 아니 나다.
그리고 그런 모습의 나를 “시”라고 부르고 싶다.
시는 나의 연민과 위안이기도 하다.
부족한 작품을 충북여성문학상수상에 올려주신 심사위원님들, 동양일보 관계자님들, 여름 날 시원한 소나기를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제 겨우 시작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