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은 지난 달 23일 근로복지공단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근무하던 정병용씨가 낸 장애급여청구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소음성 난청 발병 소음 기준을 현재 법 상의 85데시벨이 아닌 60데시벨로 봐야 한다는 것.
정 씨는 1978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30년 이상 2부 2과 비드공정에서 근무했다. 정 씨는 입사 이후부터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노출됐으며 1995년부터 청력이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해 3월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이에 지난 해 3월29일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를 청구한 것.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해 5월13일 정 씨 사업장 작업환경측정결과 2006년 이후 소음성 난청 인정 기준인 85데시벨 미만으로 확인됐다며 장해급여 지급을 거부했다.
현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소음성 난청 인정 기준을 ‘연속음으로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는 작업장에서 3년 이상 종사하고 있거나 3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로 정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에 따라 2006년 이후부터는 정 씨가 소음성 난청 발생 원인이 없는 곳에서 작업했고, 장해급여를 청구한 시점이 이미 장해급여청구권 소멸시효인 3년을 경과했다고 판정한 것.
서울행정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이 같은 처분이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소음작업장을 벗어난 때라고 함은 일률적으로 85데시벨 미만의 소음작업장으로 전환배치돼거나 85데시벨 이상의 작업장을 떠났을 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현 작업환경 및 청력손실의 진행 여부를 고려해 실질적으로 비소음 부서로 전환했는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대개 60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노출될 경우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학적 견해”라며 정 씨가 2006년 이후에도 소음성 난청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는 정도의 소음에 노출돼왔다고 결정했다. 결국 정 씨가 실질적으로 비소음 부서로 전환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이 주장하는 장해급여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