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두 교수의 논문 “의약분업정책과 갈등조정”에 대한 요약 및 논평

2002년 6월 작성I. 序 정부의 역할 중의 하나로서 갈등조정의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큰 연구사례 중의 하나가 “의약분업”이다. 최성두 교수의 논문 “의약분업정책과 갈등조정”은 의약분업 자체에 대한 분석뿐만아니라 갈등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도 잘 정리되어 있어 의약분업과 관련한 당사자들에게 있어서도 자신들의 행동(다른 상대방과는 갈등관계를 발생시키는)을 한번쯤 숙고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분업은 국민전체의 보건에 관계된 정책으로서 의약분업 정책결정의 효과에 대해서는  현재 긍정적․부정적 평가가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그 결과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우리 나라는 ‘87년 이후 민주적인 정치질서 확립과정에서 노사갈등 관계의 심화, 성남 판교 신도시 개발을 둘러싸고 나온 집단이기주의 주장 등등은 사회적 갈등을 정부가 어떻게 관리하고 조정해 나가야하는가에 대하여 커다란 질문이 된 상황이다. II. 논문에 대한 요약 1. 의약분업과 정부의 갈등에 대한 역할 의약분업은 의사와 약사의 기능을 분화하여 각기 전문성을 제고하고 상호협업으로 능률을 극대화하며 의약품의 오․남용 및 약해를 예방하려는 것으로 국민보건향상과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란 측면에서 반드시 정착시켜야할 국가적 과제이다. 도입의 상위성에도 불구하고 2000년 7월 그 도입과정에서부터 의사들의 총파업에 의한 의료대란 등 갈등관계가 범사회적으로 표출된 사회적 사건이었다. “둘 이상의 명백한 적대감”, “지위, 권력, 자원을 위한 명백한 투쟁이 있는 상황, ”한 당사자가 얻을수록 다른 당사자는 잃게 되는 자원을 당사자간에 나누거나 공유해야 하는 상황“으로 정의되는 갈등관계에 있어서 정부는 갈등당사자, 갈등방관자, 갈등해결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의약분업 갈등사례에서 정부는 갈등당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2. 의약분업을 둘러싼 의․약․정간의 갈등 1)의약분업 당사자들의 경제적 이해관계  주로 이해당사자에는 소비자(환자), 병․의원, 약국, 정부 등이 포함되며 의약분업은 이들 이해당사자들이 기존에 누려왔던 편익이나 비용의 구조를 변동시키기 때문에 상호간에 대립하게 되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의사진단에 따라 약이 처방되고 약사에 의해 조제가 이루어지므로 전문기술의 분업화로 치료효과가 올라간다는 편익과 처방을 받기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하는 금전적․기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불편이다. 병․의원의 입장에서는 처방전을 발행하는 것에 대한 진료수입, 약사 또는 약국 역할 감소로 인력과 약품저장 비용의 절감 등의 편익과 외래환자에 대한 약품매출액의 감소, 약품조제에 따른 그 동안 환자에 대한 권위의 감소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약국의 입장에서는 환자에 대한 처방조제 수입의 증가, 약품판매에 의한 이익증가 등의 이익과 임의조제 및 판매의 금지, 약품재고의 증가에 따른 비용의 증가가 발생한다. 정부는 의약분업실시에 따른 의약계의 손실을 보전하는데 드는 사회적 비용과 의약분업으로 인한 사회적 편익을 비교 평가해서 사회적 순편익이 높은 방향으로 조정해 나가야 하는데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사회적 순편익의 증가는 단시간에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당장의 불편함과 더불어 추가적 분업을 부담해야 된다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시키고 합의를 끌어내야할 것인가를 해결해야하는 입장에 있다.   2) 의약분업안의 내용적 합리성에 대한 논란 의약분업과 관련하여 정부 및 이익집단간에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일어나는 또 하나의 원인에는 의료전문가인 의료계와 약계 그리고 보건행정당국인 보건복지부의 삼자간에 의약분업안의 시행내용과 관련하여 전문적 견해차이를 보였기 때문인데, 전문․일반의약품의 분류문제, 주사제 포함문제, 임의조제와 대체조제 문제, 병원약국의 강제분업문제 등이 그것이다.   3) 정책결정과정에 있어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 부족 김대중 정부는 가장 중요한 개혁과제의 하나로 의약분업의 조기실시를 설정하고 무리하게 제도 시행을 서둘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 나라의 의료를 책임지는 의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과, 그 과정에서 단순히 수가 인상을 통한 경제적 보상에만 치중했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의약분업 정책결정과정에서 의료계와 약계, 시민단체와 일반국민, 언론, 정부등 정책관련 당사자간에 충분한 정보교환과 의견절충 등 사회적 합의도출의 절차적 합리성확보에 불충분했다는 비판이 있다.  III. 논평 1. 사회적 갈등의 다양한 양상 흔히 우리 나라 정치문화의 단점으로 토론능력의 부재를 들고 있는데 그만큼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서두에서 밝힌 것 처럼 ‘87년도에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각종 갈등의 표출의 형태가 공청회나 입법청원과 같은 제도적인 접근방법보다는 집회, 시위, 파업과 같은 물적적 방법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 그러한 양상이다. 의약분업, 추모공원 건립, 의문사 진상규명,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사회갈등의 사례에서 입증되듯이 우리사회는 아직 각 사회 영영의 갈등을 효과적이고 권위적으로 조정․중재할 수 있는 국가(정부, 국회, 사법)의 능력, 언론의 능력, NGO의 능력, 국민의 역량 등이 모두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최영기 사회적 갈등의 합리적 조정과 제도화 방안 2002)   2. 의약분업과 관련한 갈등 진행 방향의 예측 정부는 의사의 집단폐업 행위에 대해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엄정 대처할 것을 공언하고 휴․폐업중인 의원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 지도부에 대한 사법처리 등의 제재수단을 동원했으나 갈등해결에 실패했고 또한 대체 의료기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의 비중이 낮아 의료계의 폐업은 정부에 큰 압력수단으로 작용한 경험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당초의 정책기조를 변경하여 보험료의 대폭적인 인상과 건보재정 건전화를 위한 예산 지원이라는 유인수단을 동원하여 갈등을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당초 정부는 재정확대 나 보험료 인상 등 추가적인 비용투입 없이 의약분업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정책결과는 막대한 추가비용 발생으로 2001년도부터 건보재정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의료계의 의약분업에 대한 반대입장 또한 지속되고 있고 2002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자들의 입장 또한 갈리고 있어 의약분업과 관련한 사회적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IV. 결론 의약분업과 관련한 갈등의 당사자가 정부, 의약계, 국민 등으로 그 범위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여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사안이었고, 앞으로도 의약분업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임을 위에서 밝힌 바 있다. 의약분업은 사회학이건 행정학이건 사회현상을 다루는 학문분야에 연구를 위한 사례(CASE)를 제공한 대표적인 사건이며, 합리적 갈등의 조정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가를 일깨워준 계기가 되었다. 의약분업의 앞으로의 갈등도 문제거니와 이로 인해 발생된 문제점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합리적 조정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건보재정의 위기,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 합리적 약가관리 및 약품물류의 효율적 개선 등에 대한 보완을 통해 의약분업이 원래 목표하는 바를 달성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