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신석기시대의 장성
인류가 이룩한 문화의 발전 단계에 있어 신석기시대는 농경․목축 등 식량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정착사회와 구석기시대의 뗀석기 대신 보다 정교한 날을 세운 간석기가 사용되고, 또한 처음으로 토기가 사용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농업혁명 또는 신석기혁명이라 부른다.
신석기시대의 유물들은 대부분 하천과 해안을 중심으로 밀집된 분포를 보여주기 때문에 대동강․한강유역 및 인근 섬지역을 포함한 서해안지역, 낙동강을 포함한 남해안지역, 두만강유역과 동북해안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해안지역 등 크게 3개 지역군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 세 지역군의 토기 양상에 있어 특징을 보여준다. 서해안지역은 곧은 입술과 뾰족밑 빗살무늬토기가 전형적인 형태로써 한국 신석기시대 토기를 대표하고 있다. 문양은 주로 새기기법에 의해 아가리․몸체․바닥으로 구분하여 넣는데 아가리 부분에는 빗금무늬가, 몸체와 바닥에는 빗살무늬가 주류를 이룬다. 남해안지역은 원저를 가진 융기문토기와 아가리가 두겹을 이룬 이중구연토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동북해안지역은 평저이고 문양이 구연부 일부에만 있거나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신석기시대의 생업은 주로 수렵․어로․채집에 의한 경제생활이 위주가 되었으며, 이는 활과 화살 등 원거리용 수렵도구, 조합식 낚시바늘이나 그물추 등 어구류가 다량 발견된 것으로 증명된다. 기원전 약 2천년경부터는 농경의 흔적이 발견된다. 즉 탄화된 곡물과 함께 농경도구․대형 저장토기 등이 발견되고 있다. 신석기시대는 움집을 만들어 생활하였다. 움집은 보통 하천변의 충적대지나 해안의 평탄면에 자리잡고 있고, 흔히 수십채씩 부락을 이루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활도구로써 석기는 초기에는 구석기 제작 기법에 의한 조잡한 석기가 주로 쓰이다가 후기로 가면서 마제석기가 널리 이용되는데 도끼․화살촉․창․쟁기․원시맷돌․그물추 등이 주류를 이룬다. 실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가락바퀴는 많은 유적에서 출토되고 있고 동물뼈를 갈아 만든 바늘도 몇몇 유적에서 출토되고 있으며, 실이 바늘귀에 꿰어 있는 채로 발견된 예로 보아 이미 베를 짜서 옷을 지어 입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신앙으로써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조각품들이 서포항 등지에서 출토된 바 있고, 그 외 부산 동삼동, 강원도 오산리 등지에서는 조각품과 장식품이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신석기시대 유적은 전남지방에서는 주로 해안의 도서지방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영산강유역에서도 아직 신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바 없으나 최근 함평 당하리에서 빗살무늬토기와 반마제의 석기류와 함께 부석유구가 확인되고 있어 앞으로 신석기시대의 생활유적이 발견될 가능성이 많다. 내륙인 보성강류역의 보성 죽산리와 순천 송광 대곡리 강변 충적평지에서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되었다. 또 곡성 유정리와 순천 황전 대치리 등 전남 동부지역에서도 발견되어 그 분포는 전남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도서지역의 신석기유적은 서해안의 영광 낙월도 패총, 지도 어의도 패총이 있고, 서남해안에는 흑산열도의 여러 섬에 패총이 있고, 남해안에는 여천 송도패총을 비롯하여 다수의 패총이 도서지방에 분포한다. 여천의 송도패총, 소흑산도 패총에서는 신석기시대 보다 이른 시기에 속하는 덧무늬토기가 출토되어 동삼동패총의 이른 시기와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보아 전남지방의 신석기시대 문화가 오래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 신석기시대 유적은 대부분 패총이므로 이들 패총에서 출토되는 패각, 동물뼈, 물고기뼈 등으로부터 신석기시대 도서의 생업이 수렵과 어로였음을 알 수 있다. 수렵은 주로 사슴과 멧돼지를 대상으로 이루어졌고, 어로는 송도패총에서 출토된 조합식낚시와 참돔, 상어 등의 뼈로부터 큰바다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송도패총에서 출토된 흑요석과 안도가 패총에서 출토된 석거(石鋸)는 일본 구주지방의 교류에 의해서 반입된 것으로 미루어 이미 신석기시대부터 바다를 통한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장성지역에서는 신석기시대의 유적이나 유물은 이번 조사에서 찾아지지 않았으나, 전남의 섬들과 영산강, 보성강, 섬진강유역에서 보고된 신석기 유적의 입지와 주변 지형으로 보면 앞으로 발견될 가능성이 많다. 황룡강변의 퇴적평지는 보성강유역과 매우 유사한 지형을 가지고 있고, 영산강변의 낮은 구릉지대는 함평 장년리와 같은 입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성군청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