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의 즐거움, 트랙 여덟 바퀴,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는 곧 멈추었다. 이후 해가 나지 않아 달리기에 시원하고 쾌적한 날씨였다.
주방에서 식기 세척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 벨 소리(음악이 아닌 찌르릉하는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집에는 나 혼자만 있었고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다. 분명 외부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인데 집안에서 나는 소리처럼 선명하게 들렸다.
소리는 참 이상한 것 같다. TV 볼륨을 크게 틀어도 잘 안 들려 알아듣기 어려
울 때가 있고 저 아래 길가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17층인 우리 집에서도 또렷하게 들리기도 한다.
대기의 기압, 밀도, 온도 등의 조건이 잘 맞으면 소리는 상당히 멀리까지 전달되는 것 같다.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 The Box
법률 업무를 하고 있는 Ed (Edgar) Truman과 그의 아내 Gabrielle은 자신들의 집 앞에서 네 명의 남자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집안에서 커튼을 조금 열어 내다보고 있다. 한 남자는 전단지를 들고 있고 또 한 남자는 방송국에서나 사용할 듯한 큰 카메라를 매고 있고 나머지 두 남자는 빨간색 원안에 사선斜線으로 그어진 Ed의 얼굴이 프린트된 프랑카드(placard)를 들고 있다. Gabrielle은 남편 Ed에게 경찰을 부르라고 하지만 법률 업무를 하는 그는 공로公路에서 벌어지는 일을 불법으로 몰아 법정에서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에 헛수고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16살인 딸 Ally의 부탁으로 Ed가 Men's Learning Centre라는 웹사이트가 폐쇄되도록 법원의 명령을 이끌어냈던 것이 발단이 되었다. 아내 Gabrielle은 그들의 요구대로 소송을 취하取下하라고 말하지만, Ed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말라는 딸의 간곡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딸 Ally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었다. 어젯밤 이후 집에 돌아오지 않고 전화 연결도 되지 않았다. Ed는 딸의 실종이 이 남자들의 소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에게 다가가 딸의 소재를 묻지만,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말로 Ed를 흥분하게 만들고 Ed가 흥분하여 삿대질 정도 한 것에 한 방의 주먹으로 Ed를 쓰러뜨린다. 법률 서적에만 정통할 뿐 싸움엔 젬병인 Ed는 비굴하게 집안으로 겨우 도망쳐온다.
힌편, Parliament Hill 아래에 있는 Hampstead Heath 공원에서 젊은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어 현장에 도착한 London 경시청의 신속 대응반(Rapid and Serious)을 이끄는 Detective Chief Inspecter Jackie Rose는 새로 충원된 Detective Sergeant Charlotte Keyes를 미덥지 않게 생각한다.
Forensic officer가 죽은 여자의 움켜진 손에서 세 가닥의 머리카락을 찾아내고 DNA 검사를 통해 Edgar Truman의 것으로 판명된다. Detective Chief Inspecter Jackie Rose는 생각보다 빨리 범인이 확정되자 안도한다.
자신이 살인범으로 지명된 것을 모르는 Ed는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가 서로 결합형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 딸의 핸드폰 요금 세부 명세서를 자신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내고 딸이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던 전화번호를 알아낸다.
Phoenix는 옆 건물의 사무실의 인터넷을 해킹해서 한 비디오를 업로드하면 나쁜 놈들을 잡을 수 있고 Ally도 구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해킹에 성공하고 암호화한 후 용량이 커져 거의 하루가 걸릴 것이다.
그녀는 누구에겐가 쫓기고 있다. 그들이 급습해서 다시 그곳에 더려간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때 가방 안에 있는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려 깜짝 놀라 일어나 앉는다. 오직 한 사람만이 그 번호를 알고 있다.
Phoenix는 옆 건물의 사무실의 인터넷을 해킹해서 한 비디오를 업로드하면 나쁜 놈들을 잡을 수 있고 Ally도 구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침내 해킹에 성공하고 암호화한 후 업로드를 시작한다. 용량이 커서 거의 하루가 걸릴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에겐가로부터 쫓기고 있다는 것을 상기한다. 그들이 급습해서 다시 그곳에 데려간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때 가방 안에 있는 핸드폰에서 전화벨이 울려 깜짝 놀라 일어나 앉는다. 오직 한 사람만이 그 번호를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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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작은 나사나 부품은 빠지거나 부러지기 쉽다. 그러나 이 작은 나사나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큰 기계 전체가 고장이 나서 그 기능을 멈추게 된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다. 문제의 발생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자기가 겪고 있는 큰 고통이 얼마나 사소한 무관심에서 출발했는지 알게 되면 놀랄 것이다.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첫걸음은 자신의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씻어라.
하루에 한 번, 10~15분 정도면 충분하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의 몸과 친해져보라. 자신의 온몸을 문질러보고 어루만지면서 자신의 몸과 대화하라.
문질러서 아픈 데는 없는지, 눌러서 결리는 데는 없는지, 피부가 거칠어지진 않았는지, 부은 곳은 없는지, 따갑지는 않은지...
열심히 문질러보고 온몸 구석구석 어루만지면서 몸을 구부리고 비틀다 보면 이보다 더 좋은 스트레칭 운동도 없다. 몸도 깨끗이 닦고 운동도 되었고 마음도 상쾌해지고 말끔해진 자신의 모습에 자존감도 커져 오늘 하루를 자신감 있게 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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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하고 샤워를 하고 달리기하러 집을 나선다. (오후 다섯 시 반) 먼저 약국에 들러 며칠 전 처방받은 혈압약 및 심혈관 관련 약 들을 사고 운동장 입구 작은 공터 벤치에 앉아 인스턴트 삶은 밤을 먹으며 책을 잠깐 읽는다.
오늘은 트랙 여덟 바퀴를 달렸다. 두 바퀴에 이르렀을 때부터 힘이 들었고 목표(전날의 일곱 바퀴 이상)를 완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으로 힘겹게 달리다가 다섯 바퀴를 돌면서부터 조금 힘이 나고 자신감도 생겼다. (두 바퀴를 지나고 다섯 바퀴에 이르는 이 세 바퀴를 달리는 동안은 정말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드디어 일곱 바퀴를 돌고 나면 한 바퀴만 더 돌자고 자신을 설득하고 또 금방 후회도 하면서 여덟 바퀴를 돌았다.
오늘은 허리는 비교적 견딜만했는데 왼쪽 엄지발가락 쪽 측면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이상이 없기를 희망할 따름이다.
쿨 다운을 위해 둘레길 데크 산책로를 걷다가 벤치에서 쉰다. 모기가 너무 많아 오래 앉아 있지를 못하고 집으로 향한다.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고 직진해서 도서관으로 왔다. 도서관이 집 맞은편에 있음에도 자주 들르지 못한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서고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책을 집어서 도서관의 푹신한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30분 정도 읽다가 몸은 피곤하고 책에는 흥미를 느껴 대출을 받아 집으로 왔다. (밤 9시 반)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는 돈 버는 일과 젊은 여자들을 꼬시는 데만 관심을 가진 고약하고 무능한 인간이었다. 두 번의 결혼으로 세 아이를 가졌는데, 첫 번째 와이프와의 사이에서 드미트리(미샤) 두 번째 와이프와의 사이에서 이반과 알렉세이(알료샤)가 태어났다.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자신의 아들들에 전혀 관심이 없어 그의 부인들이 도망가거나 죽었을 때 자식들을 거의 내동댕이 쳤고 각각 친척이나 지인들이 데려가서 키웠다.
드미트리는 군사학교에 들어갔으나 방탕한 생활로 빚을 지게 되고 아버지의 존재를 알게 되어 아버지를 찾아온다. 아버지는 얼마간의 돈을 주고 수입의 일부분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하고 보낸 뒤 4년 후 더 이상 줄 게 없다고 선언한다.
이반은 대학을 졸업 후 유력 신문에 발표한 논문으로 유명해졌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가 마을에 돌아와 형편없는 아버지와 같이 지내는 것을 의아스럽게 생각했지만 이반은 드미트리의 부탁을 받아 소송이라도 벌일 기세인 아버지와 형 드미트리 사이를 중재하러 온 것이었다.
이반보다 네 살 아래인 알료샤는 어려서부터 남들의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재능을 가졌는데 학업을 1년 남겨둔 어느 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온다. 표도르는 당시 마을 및 인근에 여러 술집을 가졌고 약 10 만 루블의 재산이 있었다. 폭삭 늙었지만 젊은 여자들과 추태를 부리는 것은 여전했다. 알료샤는 어머니의 무덤을 방문한 후 수도원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자 표도르는 울음은 터뜨렸다. 그는 못돼먹은 감상적인 인간이었다.
집에 와서 내 풍성한 콩 잡곡밥에 인스턴트 카레를 부어서 (역시 내가 좋아하는) 인스턴트 베이키드 빈스(Baked Beans)와 함께 먹으니 다시 힘이 솟는 것 같았다.
샤워를 한 후 드라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한 편 보고 누웠다.
유산 분배를 둘러싼 드미트리와 아버지 표도르 간의 불화는 절정에 이르던 어느 날 아버지 표도르는 은자隱者 조시마의 암자庵子에서 가족들의 모임을 제안한다. 드미트리가 약속시간을 잘못 전달받아 늦어지는 동안 표도르는 은자隱者 조시마와 다른 두 명의 사제 그리고 중재하러 온 표트르 알렉산드로비치 미우소프(표도르의 첫 아내의 사촌)등이 모인 자리에서 경우에 없는 말로 횡설수설하며 추태를 부리는데 알료샤는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모르고 이반은 담담하다.
드미트리가 드디어 도착하고 표도르와 드미트리는 상스러운 말로 서로를 공격하고 그 정도가 도를 지나치고 걷잡을 수 없이 격해지자 은자隱者 조시마가 갑자기 일어나 미샤(드미트리)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되뇐다. 그리고 모든 손님에게 일일이 똑같이 절을 하는 것이었다. 미챠는 이 광경에 충격을 받아 뛰쳐나갔고 표도르는 알료샤에게 이런 냄새 나는 곳에서 더 이상 있지 말고 집으로 오라고 말하며 나간다. 알료샤는 아무래도 한 번은 집을 방문해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오늘도 많이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