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삶에서 필요한 기본 조건이 '의, 식, 주' 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배고프면 먹고, 추우면 입고, 잠이오면 자고' 할 수 있도록 생존과 생활을 위한 주요 활동을 가능케 해주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활동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욕구들이 모두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그 중 '집'을 짓는 "건축"은 사람을 위한 풍요한 삶, 그것을 해 내는데 정말 많은 지식과 경험을 요구합니다.
제가 알기로 '건축'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지식들이 수학, 음악, 물리학, 미술, 심리학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 사람이 사람답게 생존 및 생활을 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올해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프리츠커상, Pritzker Architecture, Prize> 수상자가 발표되었습니다.
그는 바로 이 사람,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70)입니다.
건축을 통해 인류에 공헌을 했다고 인정받은 치퍼필드의 건축에 대하여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이렇게 평가를 해 주었습니다.
1) 섬세하면서도 강력하고 절제되고 우아한 건축을 선보여왔다.
2) 건물이 지어지는 장소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고, 시대를 초월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았다.
3) 지어진 건물이 환경과 역사에 미치는 영향까지 치밀하게 계산한다.
4) 건축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시류와 유행을 따르지 않으며 독창적인 작업을 선보여왔다.
5) 무엇보다 정제된 디자인이 특징인 그의 건축은 과정이 넘처나는 시대에 군더더기가 없고 세련된 디테일로 완성된다.
6) 명상적이라고 할 만큼 차분한 그의 디자인이야말로 물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오래 지속가능한 건물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퍼필드가 설계한 대표적 건축들은 독일 신(新) 베를린 박물관, 미국 세인트루이스 미술관, 일본 이나가와 묘지 예배당, BBC스코트랜드 사옥 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도 이에 속한다고 합니다.
이 서울의 아모레퍼시픽 사옥(2017)은 '개인과 집단, 일과 휴식을 조화시킨 건물'이라고 평가받았는데요, 2017년 10월 준공된 이 건물은 내부에 3개의 정원이 있으며, 사무 공간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로비, 미술관, 식당 등이 있습니다.
그의 건축물 중 독일 신(新) 베를린 박물관(2009)은 19세기 중반에 지어졌던 건축물로서, 2차 대전 중 파괴된 것을 복원하였는데, 총탄으로 훼손된 벽과 오래된 프레스코화 흔적을 살려 전쟁의 상흔과 현대적인 건축이 나란히 강력한 존재감을 나타내도록 하여 옛 건물을 현대건축으로 완전히 대체하지 않고 역사와 대화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치퍼필드는 수상소감으로 "건축의 본질과 의미뿐 아니라 기후변화나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축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계속 관심을 기울이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밝히면서
자신을 '의미, 기억, 유산의 수호자'라고 서슴지 않고 표현한, 치퍼필드는 도시는 역사적 기록이고,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진화하므로 어떻게 도시의 특성을 지키면서 진화를 풍요롭게 이뤄내느냐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말합니다.
<건물은 50년 후에도 남아야 하고, 50년 후에 더 좋아야 한다고 말하며, 건축가는 항상 일반 대중에 대한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 하는 치퍼필드의 신념이 자못 외국인인 저에게도 자랑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은 '프리츠커상'이라는 건축계의 노벨상이 가지는 위엄이상으로 역사가 살아 숨쉬는 도시속의 사람에 대한 그의 책임감 있는 사랑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치퍼필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