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늄" 애호가들 중에는 진한 홍색의 짱~한 느낌을 좋아하는가 하면 레몬색을 좋아한다던가 여러 단계의 살구색을 좋아하는 등 개인의 취향이 다양한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품종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라늄"을 접해 오면서 느끼는 것인데 백색의 꽃을 좋아하는 "제라늄" 애호가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색감보다 백색의 꽃을 좋아하는 애호가는 그리 흔치 않다는 것인데 백색의 꽃을 싫어하는 분들께 왜 싫어하느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대부분이 조화(弔花)의 느낌이 들어서 꺼린다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백색 꽃은 질 때 색이 변하면서 지저분해서 싫어 한다는 분도 계십니다.
아마도 조화가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다고 답해주신 분들은 영정에 바치는 하얀 국화가 머릿속에 떠올라서가 아닐까 하며 그 외 꽃이 질때의 색감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해주신 분들 때문에 정말 "제라늄"의 백화가 시들 때 반드시 색감이 변하여 백화로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고자 수 차례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채광과 관계가 있다고 말씀하신 분들은 "제라늄"은 비단 백화뿐만 아니라 채광량에 따라 다른 색감을 보이는 특성이 있기에 백화도 그럴 것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 또는 경험상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기도 할텐데...
그런데 "제라늄" 품종 중에서 의외로 백색의 꽃이 많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화이트 킹"이나 "마담 레카미어" , "썬라이즈 팔로마", "리틀 레이디 화이트"를 비롯하여 몇 품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대부분 개화기가 끝나고 시들기 시작하면 백색의 화판에 미약하나마 색감이 들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내 "제라늄" 품종 중 백화가 드문 이유가 또 한 가지 있는데 과거 10여년 전에 수입되어 판매되었던 품종들이 애호가들의 손에 들어가 배양 중 많이 죽는 바람에 고전품이고 당시에는 국민제라늄이었음에도 현재 백색꽃이 개화하는 품종을 배양중인 애호가도 드문 편이며 그 후 유럽에서도 백화를 생산하지 않아 수입도 할 수 없는 처지로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제가 "화이트 킹"을 수 차례 개화 시켜보면 단 한 번도 잡색이 들지 않았는데??
그리고 얼마전 개화를 했던 "화이트 킹"도 끝까지 백색으로 마무리를 했는데?
그러다가 지인의 배양장을 방문해서 살펴보니 처음에는 백옥 같던 꽃이 아닌게 아니라 시들때가 되니 연핑크 빛이 물들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우스에서 배양하던 "화이트 킹"이 처음의 백색으로의 화사한 모습은 어디가고 화판 중앙부터 연분홍의 색감을 보이는 것이지?
처음에는 수술에서 떨어져 나온것이 화판 중앙에 떨어지면서 물이 드는 현상이 아닌가도 생각해 보았지만 사진을 잘 살펴보면 중앙뿐만 아니라 화판의 가장자리도 연분홍의 빛이 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 베란다에서 개화한 "화이트 킹" 의 모습으로 이런 모습으로 개화해서 시들 때 까지 색의 변함이 없이 고고하게 사그러 들었었습니다.
지인은 비닐로 지어진 하우스라서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채광이 가능하고 저는 남향 베란다인지라 이른 아침 햇살은 못 받고 11시 정도 되어야 겨우 약한 햇살이 닿는데?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채광 부족이라는 이유는 색이 나타나는 품종들에 해당이 되고 백화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
"마담 레카미어"도 백색을 유지하다가 질 때 쯤이면 중앙에 약간의 연한 분홍색이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백화로서의 자존감을 잃을 정도는 아닙니다.
이 문제는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은 채광량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화이트 킹" 삽목한것이 조금 더 자라 꽃대를 올리면 2~3개의 화분을 베란다의 각기 다른 장소에 놓고 개화를 시켜 볼 예정입니다.
채광량이 색 변이의 영향을 정말 가져다 주는 것인지...
백화가 아닌 일반 "제라늄"들은 채광량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지라 조금은 "화이트 킹"의 실험적 개화를 지켜봐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