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강좌③
학생시조 지도시인
(초/중/고등학생)
임성화 시인
경북 청도 출생
매일신문신춘문예 당선 등단
문예사조 동시 당선
시집<아버지의 바다>
성파시조문학상 등 수상
울산시낭송문학회 회장
(대학생)
이재경 시인
1987년 대구 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2007년 서울대문학상 대상 수상
2011년 나래시조신인상 당선 등단
현재 대한항공 근무
창작강좌③
동시조는 이렇게 쉽게 쓸 수가 있다.
임성화(시인)
동시조란, 어린이가 지은, 또는 어린이를 위한 시조로서, 내용면에서 일반시조와 다르다. 즉, 복잡한 사상보다는 이해가 쉬운, 단순한 감정이나 묘사가 주를 이루게 된다. 특히 순수와 진실, 경이와 동경, 그리고 소박한 꿈이 무리 없이 담겨져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어린이의 마음, 어린이의 생각을 담아내는, 우리 한국 어린이를 연상할 수 있는 시 바로 정형시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의 삼장으로 되어 있으며, 6구 12음보 45자 내외의 정형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고유의 시이다.
초장과 중장은 걸음걸이(음보)에 따라서 굳이 글자 수를 따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앉히면 별 무리가 없다.
그렇지만 종장의 제일 첫 걸음은 영원불변이다. 꼭 3자를 넣어야 하고, 종장의 둘째 걸음은 5~7자가 적당하다.
이렇게 정형의 틀을 알고 나면 자연스레 몸에 베여 아주 응축미를 갖춘 시조를 쓰고 싶은 매력을 느낄 것이다.
시조는 가락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일상생활의 음율, 그 내재율이 무리 없이 다듬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여름시인학교 교장 선생님이신 정완영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시조는 격조가 높지 않으면 이미 시조가 아니다.”라고 하셨다. 그만큼 시조는 품위가 높다.
동시조는 쉬워야 한다. 동시조는 어린이들이 쓰고 짓는 시이기 때문이다. 쓸 적에는 깊이 생각하고 작품은 잘 다듬어야 좋은 작품이 완성될 수가 있다.
처음 동시조를 배우는 친구들에게 동시조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동시조 쓰기장에 직접 동시조 쓰기를 해본 결과 아주 쉽게 잘 쓰는 것을 알았다. 처음 동시조를 배우더라도 동시조 쓰기장인 마임드맵만 있으면 그런 걱정은 이제 끝이다.
이런 고리 타분한 말을 자꾸 하기되면 처음 동시조를 배우는데 어쩌면 거부 반응부터 일어날지 몰라서 동시조를 배운지 아직 얼마되지 않은 친구들의 작품을 한 번 보도록 하겠다.
여기에 올려진 학생들 작품들은 2년전에 나래시조문학에 실린 작품들이다. 그래서작품면에서는 다소 떨어질지모른다. 그렇지만 우리친구들이 자기 작품이 활자화되어 기성시인들 작품과 함께 올려지니 우리친구들과 학부모님들의 기쁨은 대단 했다. 그후 지금까지 우리친구들은 좋은 동시조를 쓰고 있으며 공모전에서도 우수한 평을 받고 많은 수상을 하고있다.
봄 비
조준희 / 명정초등학교/ 2
똑똑똑 떨어지는 정다운 봄비들
나무에 붙어버리는 초롱초롱 눈망울
뚝뚝뚝 수정 방울들 자라나는 봄 풍경
책
김은우 / 척과초등학교/ 1
내 책은 신비롭다 이야기를 꾸며주니깐
내 책은 말썽쟁이 책에 있는 지식들
쏙쏙쏙 머릿속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깐.
햇볕
김원지/ 명정초등학교/ 3
쨍쨍쨍 여름을 뻥튀기 하는 햇님은
매미들 노랫소리 들으며 춤을 추네
목마른 나뭇가지는 흰 구름만 쳐다보네
나무들은 숲속에서 여름을 노래하고
땀방울도 주르륵 내 몸을 미끄럼 타네
해님은 물장구 치며 첨벙첨벙 고기잡이 하네
목련
고유정/ 명정초등학교/ 4
눈 쌓인 나뭇가지 봉오리 맻혀있네.
첫눈온 하얀 아침 눈 같은 꽃 한 송이.
앞마당 쌓인 눈들이 눈꽃으로 피어나요.
어여쁜 목련꽃이 살며시 눈뜰 때면
앙상한 나뭇가지 곱디곱게 치장하고
동무들 활짝 피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가지 끝에 살짝매단 실뭉치 꽃봉오리.
하이얀 실뭉치가 조금씩 벌어지면
목련이 될 준비하는 하얀 분홍 실뭉치.
하이얀 목련꽃이 탐스럽게 필 때면
아직 잠든 봉오리 잎사귀로 쓰다듬고
조용히 깨어나기만 기다리고 있어요.
만원버스
명정초등학교 3학년 강보람
필통은 잡동사니 속이 꽉 찬 만원버스
풀이며 칼까지도 태우고 갑니다
오늘도 학교로 가는 내 친구 만원버스
아침 바다
김사성/ 다운초등학교 / 4
해님이 수평선 아래 모래 깔고 잠자다가
기지개 쫘악펴고 하늘을 바라봐요
바다는 가을단풍되어 빨갛게 물드네요
소나무 둥지에서 잠자던 까치형제
아침이 밝았다고 깍깍깍 인사해요
바다도 새 옷 갈아입고 출렁출렁 뽐을내요.
임성화 / 내 동생
세경이 내 동생은 정말정말 예쁘다
초롱한 눈망울에 토실토실 볼우물
혀 짧은 목소리지만 귀염도 데롱데롱.
이렇듯 우리친구들에게 동시조를 지도하면서 참 많은 기쁨을 얻는다. 때 묻지 않고 티 없는 순수한 마음들이라 직접 창작하는 작품들도 아주 맑고 깨끗하다.
동시조를 먼저 배우고 동시를 배우게 되면 동시도 잘 쓰게 된다. 글 짓기를 배울때 제일 먼저 동시조를 배우고 다른 글짓기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자기가 쓰고 싶은 장르의 작품을 쓰라고 하면 시조를 쓴다. 그것은 그만큼 동시조가 쉽고 쓰면 쓸 수록 재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동시도 물론 잘 쓰고 일기, 생활문 등 모두를 잘 쓰게된다는 것이다. 평소에 우리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시조는 이렇게 쉽게 쓸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