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국립공원 골뫼골 마을
▲ 월악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송계계곡.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과 기암절벽, 울창한 산림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거대한 충주호를 낀 월악산(月岳山)은 이제 막 바다를 향해 출항하려는 선박의 뱃머리 같다. 잔잔한 호수를 배경으로 솟아오른 바위산은 더더욱 높아 보인다.
월악은 중원 지방의 보석 같은 산이다.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1097m)에 걸린다고 해서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에 '악(岳)'자가 들어 있는 데서 짐작하듯 돌산이다. 이런 월악의 험난한 산세를 충주호의 부드러운 물이 쓰다듬어 주는 모양새다. 덕분에 내륙에서는 드물게 산맥과 호수가 함께 어우러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월악의 기암절벽·문화유산 돌아보는 골뫼골
월악산 서쪽 기슭에서 발원해 충주호로 이어지는 8㎞의 송계계곡은 기암절벽 사이를 휘감아 흐르는 물길 주변에 산성, 석탑, 불상 등의 문화유산이 널려 있다. 계곡에는 월악영봉, 자연대, 월광폭포, 수경대, 학소대, 망폭대, 와룡대, 팔랑소 등 송계 8경(景)이 절경이다. 이곳의 바위들은 너럭바위 또는 떡바위라고 한다. 하나같이 크고 넓게 퍼져 있어 여행자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한다.
월악산 기슭에 자리한 골뫼골 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여름철 들뜸을 뒤로하고 깊은 산골의 고적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매년 선정하는 명품마을 후보지 4곳 중 한 곳으로 골뫼골을 선정했다.
전형적인 산골마을인 골뫼골 인근에는 주변을 돌아보는 탐방로 4.7㎞가 마련되어 있다. 덕주사~덕주골상가~덕주교(0.3㎞), 덕주교~덕주산성(남문)~사자빈신사지석탑(0.7㎞), 사자빈신사지석탑~동산천~골뫼골(3.0㎞), 동산천~망개나무자생지(0.7㎞) 등 4개 구간이다.
골뫼골 마을은 송계계곡으로 연결되는 지천인 동산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나온다. 작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 산길로 접어들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다. 멀리 북바위산(772m)과 용마산(687m)이 하늘의 지붕처럼 바라보인다. 골뫼골에는 한때 초등학교까지 있었으나 지금은 주민이 10가구 남짓 남아 있는 오지다. 주민들은 월악의 특산물인 빨간 양파를 비롯, 표고·송이버섯, 더덕, 사과 등으로 생계를 꾸린다. 마을로 가는 길 도중에 망개나무(천연기념물 94호) 자생지로 가는 샛길이 나온다.
덕주산성(德周山城) 남문은 송계 8경 중 하나인 망폭대 옆에 자리하고 있다. 산성은 통일신라 시대 때 중원 지역을 지키기 위해 돌로 쌓은 것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문경과 충주를 연결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당시 둘레가 10㎞에 이르렀다고 하나 지금은 성벽은 거의 무너졌고 조선시대 때 세운 남문·동문·북문은 성문이 남아 있다. 마애태자의 동생 덕주공주가 세웠다는 덕주사는 송계계곡으로 이어지는 덕주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