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가을 낮 우체국에서 / 성봉수
언젠가는 편지를 쓰리라던
어느 시인이 어느 가수가
기도처럼 통곡하듯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리라
반생을 꿈꿔온 기다림으로
너도 너도 늙어 갔으련
굳은 눈 험한 손 반백의 머리칼
야금야금 떠밀린 세월이려니
감춰놓은 그리움 고이 불러나서거든
우체국 한가로운 창문 너머로
가을 잎 스렁스렁 날아가는 날
내 그리운 세월 못다 한 이에게
다독여 온 눈물을 보내리라던
▣ 시집 [너의 끈 | 성봉수 | 책과나무 ] 에서 ▣
첫댓글 이걸 시라고 쓴 시절이 있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