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爾時大慧 菩薩摩訶薩 承佛威神 復白佛言 世尊 如來演說 不生不滅 非爲奇特
이시대혜 보살마하살 승불위신 부백불언 세존 여래연설 불생불멸 비위기특
그 때, 대혜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부처님께 다시 말하는 도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을 펼쳐 설하셨지만, 기이(奇異)하거나 특별하지 않습니다.
何以故 一體外道 亦說作者 不生不滅 世尊亦說 虛空涅槃 及非數滅 不生不滅
하이고 일체외도 역설작자 불생불멸 세존역설 허공열반 급비수멸 불생불멸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외도 또한 짓는 이(作者, 창조주)를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설하고, 세존 또한 설하시기를 허공과 열반과 비수멸(非數滅, 數는 지혜를 뜻함, 非擇滅과 같은 의미)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설하셨습니다.
[참고] 택멸무위(擇滅無爲)와 비택멸무위(非擇滅無爲)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① 택멸무위(擇滅無爲)
택멸무위(擇滅無爲)라 함은 샘이 있는 유루의 모든 법(有漏諸法) 위에 존재(存在)하는 상주하는 법(常住法)입니다. 유루법(有漏法)의 수(數)가 한량(限量)이 없는 까닭으로 택멸리(擇滅理)의 수(數)도 한량(限量)이 없습니다. 택(擇)이라 함은 간택(簡擇)이니, 공교(工巧)한 지혜(智慧)의 작용(作用)입니다. 참다운 진리(眞理)를 선택(選擇)하여 무위법(無爲法)을 얻는다는 말입니다. 성불(成佛)하는 것은 모두 다 택멸무위(擇滅無爲) 때문입니다.
② 비택멸무위(非擇滅無爲)
비택멸무위(非擇滅無爲)라 함은 불생법(不生法) 위에서 얻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체(法體)입니다. 모든 법(法)은 인연(因緣)따라 현재(現在)에 나타나고, 그 작용(作用)이 끝나면, 즉시(卽時) 과거(過去)로 떨어지는 것이니, 만약(萬若)에 인연(因緣)이 없을 때는 그 법(法)이 영원(永遠)히 미래(未來)에 머물러서, 현재(現在)에 일어나지(生起) 못하게 되는데, 이것을 필경불생법(畢竟不生法)이라 하는 것입니다. 비택멸무위(非擇滅無爲)는 법이자연적(法爾自然的)으로 무위법(無爲法)인 참다운 진리(眞理)의 도리(道理)에 들어간다는 말입니다.
外道亦說 作者因緣 生於世間 世尊亦說 無明愛業 生諸世間 俱是因緣 但名別耳
외도역설 작자인연 생어세간 세존역설 무명애업 생제세간 구시인연 단명별이
외도 또한 설하기를 지은 이의 인연으로 세간이 생겼다 하고, 세존 또한 무명(無明)의 애업(愛業)으로 모든 세간이 생겼다고 설하시나니, 이는 인연을 구족함이요, 다만 이름만 차별이 있을 따름입니다.
外物因緣 亦復如是 是故佛說 與外道說 無有差別
외물인연 역부여시 시고불설 여외도설 무유차별
밖의 사물의 인연 또한 다시 이와 같나니, 이러한 까닭으로 부처님의 설하심과 더불어 외도의 설함은 차별이 없습니다.
外道說言 微塵勝妙 自在生主等 如是九物 不生不滅
외도설언 미진승묘 자재생주등 여시구물 불생불멸
외도가 설하여 말하기를 미진(微塵), 승묘(勝妙), 자재(自在), 생(生), 주(主) 등 이와 같은 구물(九物)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합니다.
世尊亦說 一體諸法 不生不滅 若有若無 皆不可得
세존역설 일체제법 불생불멸 약유약무 개불가득
세존 또한 일체의 모든 법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니, 있거나, 없거나 모두 얻을 수 없다고 설하십니다.
世尊 大種不壞 以其自相 不生不滅 周流諸趣 不捨自性
세존 대종부괴 이기자상 불생불멸 주류제취 부사자성
세존이시여, 대종(大種, 四大)은 무너지지 않고, 그 자상(自相)도 불생불멸(不生不滅)하나니, 모든 갈래에 유전하지만, 자성(自性)을 버리지 않습니다.
世尊分別 雖稍變異 一體無非 外道已說 是故佛法 同於外道
세존분별 수초변이 일체무비 외도이설 시고불법 동어외도
세존께서 분별하여 비록 작고 변하여 달라진다고 할지라도, 모든 것이 무(無)라고 외도가 말하지 않았나니, 이러한 까닭으로 불법은 외도법과 같습니다.
若有不同 願佛爲演 有何所以 佛說爲勝 若無別異 外道卽佛 以其亦說 不生不滅故
약유부동 원불위연 유하소이 불설위승 약무별이 외도즉불 이기역설 불생불멸고
만약 같지 않은 점이 있다면,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 펼쳐 설하여 주시옵소서. 어떤 점이 부처님의 설하심이 수승한 것입니까. 만약 차별이 없고, 다름이 없다면, 외도가 곧 부처이나니, 그들 또한 불생불멸(不生不滅)을 말하는 까닭입니다.
世尊常說 一世界中 無有多佛 如向所說 是則應有
세존상설 일세계중 무유다불 여향소설 시즉응유
세존께서 항상 설하시기를 하나의 세계 가운데 많은 부처님이 없다고 설하시나니, 설하신 바 지향하는 바가 같다면, 이는 곧 마땅히 계시는 것입니다.
佛言 大慧 我之所說 不生不滅 不同外道 不生不滅 不生無常論
불언 대혜 아지소설 불생불멸 부동외도 불생불멸 불생무상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다. 대혜여 내가 설하는 바 불생불멸(不生不滅)은 외도가 말하는 불생불멸(不生不滅)이나 불생무상론(不生無常論)과 같지 않도다.
何以故 外道所說 有實性相 不生不變 我不如是 墮有無品
하이고 외도소설 유실성상 불생불변 아부여시 타유무품
무슨 까닭인가 하면, 외도가 설하는 진실한 성품의 상(實性相)은 불생불변(不生不變)하다고 하지만, 나는 이와 같은 유무품(有無品)에 떨어지지 않는 도다.
我所說法 非有非無 離生離滅
아소설법 비유비무 이생이멸
내가 설하는 법은 유(有)도 아니요, 무(有)도 아니요, 생(生)을 여의고, 멸(滅)을 여의는 도다.
云何非無 如幻夢色 種種見故 云何非有 色相自性 非是有故
운하비무 여환몽색 종종견고 운하비유 색상자성 비시유고
어찌하여 무(無)가 아니라고 하는 것인가, 환같고 꿈같이 갖가지의 물질(色)을 보는 까닭이로다. 왜 유(有)가 아니라고 하는 것인가. 색상(色相)의 자성(自性)은 유(有)가 아닌 까닭이요,
見不見故 取不取故 是故我說 一體諸法 非有非無 若覺惟是 自心所見
견부견고 취부취고 시고아설 일체제법 비유비무 약각유시 자심소견
보려고 할지라도 볼 수 없는 까닭이요, 취하고자 하더라도 취할 수 없는 까닭이로다. 이러한 까닭으로, 나는 일체의 모든 법은 유(有)도 아니요, 무(有)도 아니라고 설하는 도다. 만약 오직 이것이 스스로의 마음으로 보는 바 임을 깨달아
住於自性 分別不生 世間所作 悉皆永息 分別者 是凡愚事 非賢聖耳
주어자성 분별불생 세간소작 실개영식 분별자 시범우사 비현성이
자성(自性)에 머물러 분별이 생기지 않는 다면, 세간에서 짓는 바를 모두 영원히 쉬게 하는 도다. 분별이라 하는 것은 어리석은 범부의 일이요, 현인이나 성자의 일이 아니로다.
大慧 妄心分別 不實境界 如乾闥婆城 幻所作人
대혜 망심분별 불실경계 여건달바성 환소작인
대혜여 허망한 마음으로 분별하는 여실하지 못한 경계는 건달바성(신기루)같고, 요술장이가 만든 사람과 같도다.
大慧 譬如小兒 見乾闥婆城 及以幻人 商賈入出 迷心分別 言有實事 凡愚所見
대혜 비여소아 견건달바성 급이환인 상가입출 미심분별 언유실사 범우소견
대혜여 비유하자면, 어린 아이가 건달바성과 요술로 만든 사람(幻人)이 물건을 사고 팔면서 상점을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고, 미혹된 마음으로 분별하여 실제 그런 일이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나니, 어리석은 범부가 보는 바
生與不生 有爲無爲 悉亦如是 如幻人生 如幻人滅
생여불생 유위무위 실역여시 여환인생 여환인멸
생(生)과 불생(不生),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모두 또한 이와 같도다. 요술로 사람이 생기고, 요술로 사람이 없어지는 것과 같이,
幻人其實 不生不滅 諸法亦爾 離於生滅
환인기실 불생불멸 제법역이 이어생멸
요술로 만든 사람은 기실은 불생불멸(不生不滅)하도다. 모든 법 또한 그러하나니, 생멸을 여의었도다.
大慧 凡夫虛妄 起生滅見 非諸聖人 言虛妄者 不如法性 起顚倒見
대혜 범부허망 기생멸견 비제성인 언허망자 부여법성 기전도견
대혜여 범부는 허망하게 생멸의 견해를 일으키지만, 모든 성인은 그렇지 않도다. 허망하게 말하는 것은 법성(法性)과 같지 아니하여 전도된 견해를 일으키는 도다.
顚倒見者 執法有性 不見寂滅 不見寂滅故 不能遠離 虛妄分別
전도견자 집법유성 불견적멸 불견적멸고 불능원리 허망분별
전도된 견해를 일으키는 것은 법에 성품이 있다고 집착하여 적멸(寂滅)을 보지 못하고, 적멸을 보지 못하는 까닭으로 능히 허망한 분별을 멀리 여의지 못하는 도다.
是故大慧 無相見勝 非是相見 相是生因 若無有相 則無分別 不生不滅 則是涅槃
시고대혜 무상견승 비시상견 상시생인 약무유상 즉무분별 불생불멸 즉시열반
이러한 까닭으로 대혜여, 무상(無相)의 견해는 수승하지만, 이는 상견(相見)이 아니요, 상견(相見)은 생인(生因)이로다. 만약 무상(無相)과 유상(有相)이 없다면, 곧 분별이 없나니, 불생불멸(不生不滅)이요, 곧 이것이 열반이로다.
大慧 言涅槃者 見如實處 捨離分別 心心所法
대혜 언열반자 견여실처 사리분별 심심소법
대혜여 열반을 말한 다는 것은 여실처(如實處)을 보고, 분별하는 마음과 심소법(心所法)을 버리어 여의고,
獲於如來 內證聖智 我說此是 寂滅涅槃
획어여래 내증성지 아설차시 적멸열반
여래의 안으로 증득한 거룩한 지혜를 획득하여야 하나니, 나는 이를 설하기를 적멸(寂滅)한 열반(涅槃)이라 하는 도다.
爾時世尊 重說頌言 爲除有生執 成立無生義 我說無因論 非愚所能了
이시세존 중설송언 위제유생집 성립무생의 아설무인론 비우소능료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시는 도다. 생(生)이 있다는 집착을 제거하기 위하여 생(生)이 없다는 뜻을 이루어 세우나니, 내가 설한 무인론(無因論)은 어리석은 이들이 능히 아는 바가 아니로다.
一體法無生 亦非是無法 如乾城幻夢 雖有而無因
일체법무생 역비시무법 여건성환몽 수유이무인
일체법(一體法)은 무생(無生)이요, 또한 무법(無法)도 아니나니, 건달바성같고, 환같고, 꿈같나니, 비록 있지만, 인(因)이 없도다.
空無生無性 云何爲我說 離諸和合緣 智慧不能見
공무생무성 운하위아설 이제화합연 지혜불능견
공(空) 무생(無生) 무성(無性)을 어찌하여 내가 설하는가. 모든 화합(和合)하는 인연을 여의면, 지혜를 능히 볼 수 없도다.
以是故我說 空無生無性 一一緣和合 雖現而非有
이시고아설 공무생무성 일일연화합 수현이비유
이러한 까닭으로 나는 공(空), 무생(無生), 무성(無性)을 설하나니, 하나 하나의 인연으로 화합하여 비록 나타내지만, 유(有)가 아니로다.
分析無和合 非如外道見 如夢及垂髮 野馬與乾城 無因而妄現 世事皆如是
분석무화합 비여외도견 여몽급수발 야마여건성 무인이망현 세사개여시
분석하면 화합이 없고, 외도의 견해와 같지 않나니, 꿈같고 뒤로 길게 내려 뜨린 머리(垂髮)같고, 아지랑이같고, 건달바성같이 인(因)이 없이 허망하게 나타나나니, 세간사(世間事)가 모두 이와 같도다.
折伏有因論 申述無生旨 無生義若存 法眼恒不滅 我說無因論 外道咸驚怖
절부유인론 신술무생지 무생의약존 법안항불멸 아설무인론 외도함경포
유인론(有因論)을 꺽어 굴복시키고자, 무생(無生)의 뜻을 자세하게 설하는 도다. 무생(無生)의 뜻이 만약 존재한다면, 법안(法眼)이 항상 불멸하나니, 내가 무인론(無因論)을 설하니, 외도들이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는 도다.
云何何所因 復以何故生 於何處和合 而作無因論
운하하소인 복이하고생 어하처화합 이작무인론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어떤 인(因)이 다시 어떤 까닭으로 생기고, 어떤 곳에서 화합(和合)하여 무인론(無因論)을 짓는 것입니까.
觀察有爲法 非因非無因 彼生滅論者 所見從是滅
관찰유위법 비인비무인 피생멸론자 소견종시멸
유위법(有爲法)을 관찰하여 보면, 인(因)도 아니요, 무인(無因)도 아니나니, 저 생멸론자(生滅論者)들의 보는 바는 이를 따라 멸하는 도다.
爲無故不生 爲待於衆緣 爲有名無義 願爲我宣說
위무고불생 위대어중연 위유명무의 원위아선설
세존이시여, 무(無)인 까닭으로 갖가지 연(緣)을 기다려 불생(不生)이라 합니까. 이름만 있고, 뜻이 없어 불생(不生)이라 합니까. 원하옵건데, 저희들을 위하여 펼쳐 설하여 주시옵소서.
非無法不生 亦非以待緣 非有物而名 亦非名無義
비무법불생 역비이대연 비유물이명 역비명무의
법이 없어서 불생(不生)이 아니요, 또한 연(緣)을 기다려서 불생(不生)이 아니요, 사물(事物)이 있고 이름이 있어서 불생(不生)이 아니요, 또한 이름은 있지만 뜻이 없어서 불생(不生)이 아니로다.
一體諸外道 聲聞及緣覺 十住非所行 此是無生相
일체제외도 성문급연각 십주비소행 차시무생상
일체의 모든 외도와 성문과 연각과 십주(十住, 보살이 닦는 열 가지의 수행 단계, 진리에 안주하는 열 가지의 단계라 하여 십주라고 한다) 보살들의 행할 바도 아니나니, 이것이 무생(無生)의 상(相)이로다.
遠離諸因緣 無有能作者 惟心所建立 我說是無生
원리제인연 무유능작자 유심소건립 아설시무생
모든 인연을 멀리 여의었나니, 능히 지은 이(作者)도 없고, 오직 마음으로 건립한 바일 뿐이니, 나는 이것을 무생(無生)이라 설하는 도다.
諸法非因生 非無亦非有 能所分別離 我說是無生
제법비인생 비무역비유 능소분별리 아설시무생
모든 법은 인(因)으로 생긴 것도 아니요, 무(無)도 아니요, 또한 유(有)도 아니요, 능히 주관(主觀)과 객관(客觀)의 분별(分別)을 떠난 것을 나는 무생(無生)이라 설하는 도다.
惟心無所見 亦離於二性 如是轉所依 我說是無生
유심무소견 역리어이성 여시전소의 아설시무생
오직 마음뿐이나니, 보는 바도 없고, 또한 두 가지의 성품(二性)을 여의었나니, 이와 같이 의지(依支)하는 바를 바꿈을 나는 무생(無生)이라 설하는 도다.
外物有非有 其心無所取 一體見咸斷 此是無生相
외물유비유 기심무소취 일체견함단 차시무생상
밖의 사물(事物)이 있거나 없거나, 그 마음에 취하는 바가 없고, 일체의 허망한 견해를 모두 끊으면, 이것이 바로 무생상(無生相)이로다.
空無性等句 其義皆如是 非以空故空 無生故說空
공무성등구 기의개여시 비이공고공 무생고설공
공(空), 무성(無性) 등의 구(句)의 그 뜻은 모두 이와 같이 공(空)이 아닌 까닭으로 공(空)이요, 무생(無生)인 까닭으로 공(空)이라 설하는 도다.
因緣共集會 是故有生滅 分散於因緣 生滅則無有
인연공집회 시고유생멸 분산어인연 생멸즉무유
인연(因緣)이 함께 모인 까닭으로 생멸(生滅)이 있고, 인연(因緣)이 나누어 흩어지면, 생멸(生滅)도 없도다.
若離諸因緣 則更無有法 凡愚所分別 一性及異性
약리제인연 칙경무유법 범우소분별 일성급이성
만약 모든 인연(因緣)을 여의면, 곧 다시 법(法)도 없지만, 어리석은 범부들은 하나의 성품과 다른 성품으로 분별하는 도다.
有無不生法 俱非亦復然 惟除衆緣會 於中見起滅
유무불생법 구비역부연 유제중연회 어중견기멸
유무(有無)는 불생법(不生法)이요, 구족(俱足)과 비구족(非俱足) 또한 다시 그러하도다. 갖가지의 인연(因緣)들을 모으고 제거하면서, 그 가운데 일어나고 멸함을 보는 도다.
隨俗假言說 因緣遞鉤瑣 若離因緣瑣 生義不可得
수속가언설 인연체구쇄 약리인연쇄 생의불가득
세속(世俗)에 수순하여 거짓된 말로 인연(因緣)의 쇠사슬(鉤瑣)로 묶여 있다고 하지만, 만약 인연의 쇠사슬을 어읜다면, 뜻의 생김은 얻을 수가 없도다.
我說惟鉤瑣 生無故不生 離諸外道過 非凡愚所了
아설유구쇄 생무고불생 리제외도과 비범우소료
내가 설하기를 쇠사슬을 사유(思惟)하면 생김이 없는 까닭으로 불생(不生)이요, 모든 외도의 허물을 떠났지만, 어리석은 범부들은 아는 바가 아니로다.
若離緣鉤瑣 別有生法者 是則無因論 破壞鉤瑣義
약리연구쇄 별유생법자 시즉무인론 파괴구쇄의
만약 인연(因緣)의 쇠사슬을 여의고, 별도로 생기는 법(法)이 있다면, 이것이 곧 무인론(無因論)이나니, 쇠사슬의 뜻을 파괴(破壞)하는 도다.
如燈能照物 鉤瑣現若然 此則離鉤瑣 別有於諸法
여등능조물 구쇄현약연 차즉리구쇄 별유어제법
등불이 능히 사물을 비추듯 쇠사슬의 나타남이 만약 그러하다면, 이것이 곧 모든 법에 차별있는 쇠사슬을 여읨이로다.
無生則無性 體相如虛空 離鉤瑣求法 愚夫所分別
무생즉무성 체상여허공 리구쇄구법 우부소분별
무생(無生)이 곧 무성(無性)이요, 체상(體相)은 허공같나니, 쇠사슬을 여의어 법을 구하고자 하면, 어리석은 범부의 분별하는 바로다.
復有餘無生 衆聖所得法 彼生無生者 是則無生忍
부유여무생 중성소득법 피생무생자 시즉무생인
다시 다른 무생(無生)이 있나니, 성인들이 얻는 법이로다. 저 생무생(生無生)은 이것이 곧 무생인(無生忍)이로다.
[참고] 무생인(無生忍)이란 무었인가.
무생인(無生忍)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의 줄인 말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진리(眞理)를 확실(確實)하게 증득(證得)하고, 그 가운데 안주(安住)하여 마음이 부동(不動)함을 말합니다.
一體諸世間 無非是鉤瑣 若能如是解 此人心得定
일체제세간 무비시구쇄 약능여시해 차인심득정
일체의 모든 세간에 쇠사슬이 아닌 것이 없도다.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이해한다면, 이 사람은 마음에 선정(禪定)을 얻을 것이로다.
無明與愛業 是則內鉤瑣 種子泥輪等 如是名爲外
무명여애업 시칙내구쇄 종자니륜등 여시명위외
무명(無明)과 더불어 애업(愛業), 이는 곧 안의 쇠사슬이요, 종자(種子)와 진흙, 바퀴(輪) 등 이와 같은 것들을 이름하여 밖의 쇠사슬이라 하는 도다.
若言有他法 而從因緣生 離於鉤瑣義 此則非教理
약언유타법 이종인연생 이어구쇄의 차즉비교리
만약 다른 법 있어서 인연(因緣)따라 생긴다고 말한다면, 쇠사슬의 뜻을 여읜 것이나니, 이는 곧 가르친 이치(敎理)가 아니로다.
生法若非有 彼爲誰因緣 展轉而相生 此是因緣義
생법약비유 피위수인연 전전이상생 차시인연의
생긴 법이 만약 유(有)가 아니라면, 그것은 누구의 인연이 되는 것인가. 전전(展轉)하여 서로 생기나니, 이것이 인연(因緣)의 뜻이로다.
堅濕暖動等 凡愚所分別 但緣無有法 故說無自性
견습난동등 범우소분별 단연무유법 고설무자성
견고하고 습하고 따뜻하고 움직이는 등등으로 어리석은 범부들이 분별하는 바는 다만 없는 법으로 인연을 삼는 까닭으로 자성(自性)이 없다고 설하는 도다.
如醫療衆病 其論無差別 以病不同故 方藥種種殊
여의료중병 기론무차별 이병부동고 방약종종수
의원이 갖가지의 병을 치료하듯이 그 이론은 차별이 없지만, 병이 같지 않은 까닭으로 처방과 약도 갖가지로 특수하도다.
我爲諸衆生 滅除煩惱病 知其根勝劣 演說諸法門
아위제중생 멸제번뇌병 지기근승렬 연설제법문
내가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번뇌의 병(病)을 제멸하고자, 그 근기의 수승하고 저열함을 알고, 모든 법문(法門)을 펼쳐 설하는 도다.
非煩惱根異 而有種種法 惟有一大乘 淸涼八支道
비번뇌근이 이유종종법 유유일대승 청량팔지도
번뇌와 근기가 다르기 때문에 갖가지의 법이 있는 것이 아니로다. 오직 유일(有一)한 대승법(大乘法)이 있나니, 청량(淸涼)한 팔지도(八支道, 八正道)로다.
[참고] 팔정도(八正道)는 어떤 것인가.
팔정도(八正道)는 수행(修行)이 이루어져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가장 올바르고 거룩한 상태에 도달하는 경지(境地)입니다.
팔정도(八正道)는 인생이나 세계에 대한 견해(見解)를 여실(如實)하게 받아들여 모든 사물(事物)을 여실(如實)하게 보는 정견(正見), 항상 올바른 생각을 지니고 결의하는 정사유(正思惟), 올바른 견해(見解)로 이로운 말을 하는 정어(正語), 일상(日常) 생활(生活)에서 그릇된 행위(行爲)를 하지 않고 진리(眞理)만을 행하는 정업(正業), 일상(日常) 생활(生活)에서 정당(正當)하고 남에게 해가 없이 살아가는 정명(正命), 중도(中道)로 올바르게 부지런히 애쓰는 정정진(正精進), 항상 무상(無常)과 실체(實體)가 없음을 생각하는 정념(正念), 고요하고 뚜렷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정정(正定)의 여덟 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