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출사 제안*
15일 수요일 사진문화교실 강의 끝나고서
마운틴 회장님이 토요일 아침에 사진 찍으러 가길 전체적으로 얘기 하셨다.
마젠타 선생님과 두 분이 잠시 상의하신 끝에
강화도로 가는데, 남들 다가는 고려산은 복잡할 뿐더러 식상하니
선생님께서 혈구산을 제안하셨다.
그렇게 날짜와 장소는 결정 되었다.
#사실 번개출사는 아니지 싶다.
'번개출사'는 사진을 막 찍고 싶어 안달한 한 회원이
이왕이면 다른 회원들과 함께 찍으러 가고 싶어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 장소와 날짜, 촬영주제를 정해서
훌쩍 다녀 오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최근 회장님이 문화교실 강의 끝날 때마다 출사를 말씀하신건
번개출사라 말씀하신 적 없다. 내가 그렇게 잘못 생각한거였다.
곧 강의라를 다소 일방적인 주입식 전달을 확대하여,
밖으로 나가 실습겸 찍어보자고 제안하신 거다.
쉽게 말해 수강생을 위한 연습촬영의 배려이다.
하지만 열심히 무료봉사로 일관하신 강사 마젠타 선생님과
매강의마다 함께 자리를 하시며 챙겨주신 마운틴 회장님을 제외하곤
이러한 출사의 의미를 나처럼 잘못알고 있었으며,
그래서 출사를 어렵게만 생각한게 아닐런지..
*출사 공지 및 접수*
17일 금요일 오후 5시
카페에 출사공지글을 올린 시간이다.
15일, 16일은 뭐하느라 공지를 못했을까?
물론 16일에 '한줄이야기'로 간단히 출사를 언급하긴 했으나
이는 카페지기로 책임없는 행동이었다.
출발 하루전 저녁에 카페글로 공지하고
당일 자정에 마감하는 날치기 공지와 접수.
핸드폰으로 전체 회원에게 보낸 문자공지는 구차한 변명.
결국 댓글참여 하나 없이,
핸드폰 문자로 세 분 참석확인하고
토요일 아침 어찌 되겠지 하며 누웠다.
#이 순간까지도 회원들이 아무런 부담없이 제안하고
떠나는 '번개출사'로 알고 있었다.
마운틴 회장님이 사정상 함께 못하시므로
밍고 부회장님께 전권을 위임하셨기에,
회장님도, 부회장님도 나한테 금요일 낮동안
계속 전화주시며 연락 부탁하셨건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집결과 출발*
당일 아침 7시에 성당에 나와보니
마젠타 선생님, 사랑이님, 베로니카님 나와 계시고
밍고 부회장님은 길가에서 정차해 기다리신다.
나그네님 전날 저녁 전화로
등산하는거라면 힘들어 못간다시길래
염려마시라고, 카페공지 내용을 등산복 혹시 준비하시라 했지만
사실 등산할 계획은 없을테니 염려 마시라 안심시켜 드렸건만
출발시간에 안보이셔서 전화드렸다.
다른 급한 볼 일이 생기셨단다.
아~ 또 잘못했구나.
여하튼 5명이 밍고 부회장님 차를 타고서 출발.
빵과 음료수 가득한 봉지를 밍고 부회장님이 뒷자석으로 건네신다.
캬~
마젠타 선생님께서 늘 익숙하던 가정오거리 서구청 길대신
동구청 배다길로 해서 공항길을 통해
바닷길 한적한 2차선 순환도로를 탔다.
처음 가보는 길인데 너무 맘에 들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거리도 더 가깝고, 차도 막히지 않으니
훨씬 빨리 갈 수 있다고...
으음...자전거로 가기엔 딱이라 새겨두고서 초지대교로 진입했다.
*기습촬영과 순간이동의 시작*
초지대교 갓지나 삼거리 좌회전하여 남향하다
바닷가 쪽으로 쭈욱 들어 가자고 선생님이 방향을 일러 주신다.
선생님이 방법을 일러 주신다.
'장비를 이제부턴 항상 몸에 지니고서
금방 촬영하고 곧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고
행동을 빠르게 해야 한다'라고...
아니 강화에서 외포리 선착장을 제외하고
바닷가 가까이에서 배를 본 건 처음이다.
배와 갯벌, 외로이 떠 있는 '똥섬?' 그리고 갯벌의 갈짓자 물길 등
여러 컷을 찍었다.<< 첫 번째 포인트 - 바다와 고깃배와 갯벌 >>
*아침식사와 식당주변 촬영*
여기까지 선생님께서 여러 번 급정거를 말씀하셔서
밍고 부회장님 상당히 힘드셨으리라^^
또 한번 '잠깐 여기 세우시게' 하시길래
또 뭘 찍으시려나 했더니,
장승이랑 물레방아가 보인다.
아~ 사진찍기 좋아서 주인 몰래 후딱 찍고 가려나 했더니,
부회장님이 아침식사 하자고 하신다.
으음~~ 아침식사 다들 하고 온 줄 알았더니,
나의 기계적인 오산이었다.
물론 공지할 때 비상금을 1만원으로 예상했고
식사는 점심 한 끼, 주유비 분담은 5천원 잡았는데
나부터 속으로 뜨악했다^^ (주머니엔 요정도 밖에 없었기에^^)
아침 생략하고 사진찍기에 몰두 하고 있는데,
멀뚱이 멈춰 서있던 물레방아가 물을 쏟아 부으며
빙그르르 돌아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머릿속에 스치는 영감^^
물레방아에서 쏟아지는 물살을 느린 셔터로 잡아서
마치 폭포수가 비단결처럼 흘러내리게 하고 싶었다.
하다 포기했다^^ 내 카메라지만 아직 조작이 안된다ㅜㅜ
안에서 부르신다.
못이기는 척 들어서니
어이쿠 선생님이 제 집마냥 창가에 놓여 있는
나무뿌리 조각상을 밥상 위에 턱하니 올려 놓으시더니,
'자네 이거 얼른 찍어'하시니
부담 백배지만 할 수 있나, 大선생님께서 직접 판을 벌려 주셨는데,
요리조리 해서 겨우 마치고 함께 둘러앉아
생전 처음 보는 '??해장국'을 함께 들었다.
밍고 부회장님, 약주를 조금? 좋아하시는데
눈치를 보아하니 너무 가엾다ㅎㅎ
참가자만 많았어도, 그래서 운전 직접 안하셔도 됐다면
이 경치좋고 공기좋은 곳에 모처럼 오셔서 알딸딸 하게 취기를 맛보실 수 있었을 텐데...
어라?
선생님도 한 모금 하신다.
모주라고 글라스로 노르스름하니 (꿀꺽^^) 빛깔 좋은 막걸리를
두 분이서 사이좋게 목을 축이신다.
선생님 왈 '여기 단골인지가 수십년이야. 나만 오면 이건 알아서 주는 모주야'
아하
얼마나 강화로 사진 찍으러 자주 오셨으면 ...
*강남고등학교 벚꽃 교정*
식당을 나와 다시 이동하는데,
이제야 혈구산 가나보다 했더니
오잉?
학교 정문으로 방향을 지시하신다.
뜬금없어하며 주섬주섬 내려서 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휘이 둘러보니
우와~~~~~~~
인천시내에 다 떨어져 버린 벚꽃이 여기선 한창이다.
벚꽃 사진 마음 놓고 찍어보긴 난생 처음이다.
*바다의 별 청소년 수련원과 일만위헌양동산*
저수지를 끼고 계속 이동한다.
갑자기 급정거
저수지 반대편 마을과 벚꽃 가로수, 그리고 수면에 반사된 풍경을 담아보라고^^
또 이동, 그리고 급정거^^
아래 빈 논바닥에서 봄나물을 캐는 엄마와 아이들을 찍어 보라고...
모두 일제히 렌즈를 겨냥하고 찍어댄다.
이를 알아챈 애들 엄마가 뭐하는 거냐며 의심스러워 하신다.
이 때 사랑이님의 재치 입담이 한 몫 거드셨다.
'애들과 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요^^'
얕으막히 혈구산 고려산 사이 계곡에 자리한 수련원.
내려서 둘러 보니 중학생들이 많이 보이니 합숙 왔나보다.
두리번 거리는데, 관리하시는 분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물으신다.
'뭐하러 오셨...?'
헉...혹시 사진 함부로 못찍게 말리시려는 걸까? 했더니,
선생님께서 불쑥 나서시며 이재학신부님 뵈러 왔다신다.
으음~ 선생님의 발은 도대체 얼마나 크신건가^^
이제 그 할아버지 잊어버리려는 찰나
할아버지가 갑자기 부르신다.
이 쪽에 할미꽃이 있으니 찍어보라고^^
으하하하~~
그리고 또 이쪽엔 %&##꽃도 있다고....
사무실에서 나오신 선생님을 뒤쫓아
계곡 건너편의 '일만위현양동산' 십자가상들을 촬영해 나간다.
꼭 유명한 수목원의 산림욕장 산책로를 거니는 기분이다.
게다가 각종 십자가상과 조각상은
번잡한 마음을 어느틈엔가 순화시켜 주고 있다.
아니 이런
사랑이님 벌써 콤펙트카메라 밧데리 방전이다.
모델이 아쉽던 차에 영광?스럽게도 '기도하는 여인' 전속 모델이 되셨다.
선생님 계속 아쉬워하신다. '미사포'를 챙겨왔어야 하는건데...'
그러다 본인이 또한 직접 '기도하는 노인' 자청 모델이 되어 주신다.
다 돌았다.
신부님께 모두 인사드리고 수련원을 나선다.
*강남도령이 사는 집*
또 어느 마을 쪽으로 들어서는 우리.
마을 언덕 끝길에 내려보니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이다.
정확히는 저 멋진 벚꽃동산 아래 있는 전원주택이다.
선생님의 지인이시자,
강화도를 무척 사랑하시는 은퇴하신 교육자이시다.
기타 솜씨도 훌륭하고, 사진으로 두 분이 각별하게 알고 지내시는 모양이다.
주인장께서 내어주신 간식거리와 차를 들며
정다운 얘기들 나누었고,
이어 우리의 목적, 아름답게 정성들여 가꾸신 정원을
마음놓고 촬영하였다.
난 입구에 있는 황구?와 뒷뜰에 있는 진돗개에 꽂혀서^^
그리 많은 촬영을 하진 못했다.
베로니카님이 사진을 못찍고 계신다.
캐논....듀얼밧데리팩까지 장착하셨음에도
방전이 된 것이다.
선생님과 열심히 연구해본다.
내 것도 끼우려 해보고, 선생님 것도...
그러나, 맞질 않는다. 캐논이 밧데리 호환성이 없는게다.
아참
밍고 부회장님 모델이 캐논 키스^^라는 생각에
아~ 부회장님도 밧데리 나갔다며 쭈뼛해 하신다.
강화도령님의 인사를 받으며 이제 집으로 향한다.
오는 길에 얼큰한 순두부찌게로 점심을 나누었다.
모은 돈으로 계산하려니
부회장님 얼른 오시더니 본인께서 사신단단.
반나절동안 강화 구석구석 급정거를 포함하여
운전하시느라 무척 고생하셨는데
제대로 대접은 못해드릴 망정
못이기는 척^^ 얻어먹고야 말았다.
나오는 길에 뒷자석 유리창으로
혈구산 정상에 새색시 이마에 올려진 쪽두리마냥
발그레한 분홍빛 진달래가 무더기로 불타고 있다.
아쉬운 마음에 몸을 뒤로 돌려 셔터를 눌러본다.
<< 첫 번째 포인트 - 바다와 고깃배와 갯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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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포인트 - 허기진 이의 배를 채우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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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선생님의 오랜 단골 - '물레방아 오복식당' 에서의 특이해장국 아침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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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히어로 - 밍고 부회장님의 만면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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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포인트 - 강남고등학교의 아름드리 고목의 흐드러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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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간 기습 포인트 - 봄나물 캐는 아낙과 아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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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번째 포인트 - '바다의 별 청소년 수련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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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촬영 포인트 - '강화도령'님의 전원주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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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슬라이드 모두 보기 >
# 뒷부분 10분초과로 짤렸네요.
* 슬라이드 제작을 동영상편집 프로그램(에프터이펙트, 베가스, 스위시 등)을 이용할까 했는데,
'알씨' 메뉴를 자세히 보니, 동영상만들기 기능이 있더라구요.
너무 간단히 맨처음, 마지막 자막넣고, 사진간 겹치기 효과와 장면별 시간을 2~3초로 설정하니
손댈게 별로 없더라구요.
물론 '랜더링'이라는 영상변환 과정이 가로800의 고화질이다 보니, 6시간 걸리는건 어쩔 수 없죠.
여러분들이 주로 사용하시는 사진보기 프로그램을 자세히 살펴 보시면,
좋은 기능들이 꽤 있을꺼라 봅니다.
첫댓글 와너무좋네요 사진도좋고 경치도 좋아요
형님~ 다음부턴...*** 약속하셨죠^^
내가 같다와도 이처럼 생생하게 기억될까? 직접 다녀온 기분입니다.무지 재미있는 시간들! 추억속의 남는 사진들!제가 바라는 모습이요 풍경인데 하필 못가는 사연이 되어............
너무 애석해 하시네요^^ 기회는 앞으로도 주욱~~ 계속 되겠죠*^^*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듯한 착각을..ㅎㅎㅎ.. 글을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동영상도 멋지네요..잘 봤습니다...ㅎㅎ
운영자님의 댓글들 보면서 글 잘쓰실꺼라 생각했는데...역쉬~~!! 기행문 참 좋습니다. 적나라하게 사진이 첨부되니 더 실감나네요.. 부럽습니다.
감사^^ 다른 분들도 사진 정리하고 얼른 올려주셔야 하는데 말이죠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