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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구약에서의 성령의 사역
시 104:30 “주의 영을 보내어 저희를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
삼위일체 신학에서 인류의 역사를 설명할 때, 구약은 성부의 시대, 신약은 성자의 시대, 그리고 교회의 역사는 성령의 시대로 구분합니다. 12세기 말 피오레의 요아킴(Gioacchino da Fiore, 1135-1202)에 의해서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된 이 역사 이해는 구원 역사와 종말론 이해의 관점에서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물론 이 구분은 삼위일체를 경륜적으로 이해하는 극단적 사상을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구원 역사의 시대적 구분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성경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삼위일체로 계신 하나님은 존재의 순서에 따라서 사역의 순서가 구별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부는 롬 11:36절에서 설명되는 것처럼 만물의 원인이고 궁극적 목적이십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성자는 만물을 존재하게 하시고, 붙드시고, 세우시는 분이십니다.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라 그가 근본이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자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여”(골 1:17).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죄를 정결케 하시는 일을 하시고 높은 곳에 계신 위엄의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 1:3). 그리고 성령은 창조와 구속의 역사를 완성시키시는 분입니다.
이런 삼위일체의 경륜적 관점에서 볼 때, 성령은 세 번째 시대에 구원의 역사를 완성시키시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삼위일체의 내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성령은 언제나 성부와 성자와 함께 존재하셨습니다. 따라서 신약은 물론이고 구약에서도 성령의 사역은 매우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우리는 구약에 나타난 성령의 사역을 살펴봄으로써 성령의 존재와 그 사역의 중요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창조와 성령의 사역
구약에서 성령의 사역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바로 창조의 기사입니다. 창1:1-3절은 창조 사역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을 암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절에서 “태초에 하나님(엘로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하나님은 만물의 근원이신 성부 하나님과 관련된 용어입니다. 2절에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라는 표현에서 성령이 지구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읽게 됩니다. 여기서 “운행하셨다”(merachepheth)라는 표현은 비둘기가 둥지 안에서 알을 품고 새끼를 탄생시키려는 동작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창조를 위해 세상을 품고 계신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3절에서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
었고”라는 표현에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는 말씀 하나님의 암시를 보게 됩니다. 요 1: 1절에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며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는 표현에서 창조의 말씀이 성자임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창조의 사역에서 삼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성령은 모든 것이 혼돈으로부터 질서와 생명을 가지고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하는 분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시 104:30절에서 “주의 영을 보내어 저희를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창조의 사억에서 성령이 한 번 더 등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1장에서 잠깐 언급했던 창 2:7절애서.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는 표현입니다. 흙으로 만들어진 사람이 살아 있는 존재가 된 것은 그를 감싸고 그 코에 하나님의 생기(“네샤마”)를 불어넣었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영이신 성령이 흙으로 빚어진 인간을 살리신 것입니다. 시 104:29절에 보면 “주께서 저희 호흡을 취하신즉 저희가 죽어 본 흙으로 돌아가나이다.”라고 묘사하고 있는데, 성령이 떠나면 죽은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사람의 창조에서도 성령의 사역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생명의 영의 사역은 지금도 계속해서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시고, 우리를 살아 있는 존재가 되게 해 주십니다. 이런 놀라운 깨달음이 창조에서의 성령의 사역에서 제시되고 있습니다.
예언과 성령의 사역
구약에서 성령의 사역으로 가장 주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바로 예언입니다. 구약에 나타난 모든 예언들은 성령께서 예언자들에게 주셔서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벧전 1:10-12절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구원에 대하여는 너희에게 임할 은혜를 예언하던 선지자들이 연구하고 부지런히 살펴서 자기 속에 계신 그리스도의 영이 그 받으실 고난과 후에 얻으실 영광을 미리 증거하여 어느 시 어떠한 때를 지시하시는지 상고하니라 이 섬긴 바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요 너희를 위한 것임이 계시로 알게 되었으니 이것은 하늘로부터 보내신성령을 힘입어 복음을 전하는 자들로 이제 너희에게 알린 것이요 천사들도 살펴보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여기서 성령이 두 번 언급되는데, 그 성령은 예언을 통하여 구원에 대하여 증거하며, 그것을 계시로 알리시는 사역을 담당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령은 예언자들의 연구와 계시와 의도와 섬김을 지도합니다. 구약의 선지자들의 모든 예언들은 성령의 사역으로 주어진 것입니다.
삼하 23:2절에서 다윗은 “여호와의 영이 나를 통하여 말씀하심이여 그의 말씀이 내 혀에 있도다”라고 고백합니다. 다윗은 성령을 통해서 그의 마지막 말(1절)을 하고 있습니다. 성령은 다윗의 생애 속에서 늘 함께 하셨고,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그의 안에서 사역을 수행하셨습니다.
미 3:8절에서 미가는 “오직 나는 여호와의 영으로 말미암아 능력과 정의와 용기로 충만해져서 야곱의 허물과 이스라엘의 죄를 그들에게 보이리라”고 말씀합니다. 미가의 예언과 선지자적 사명은 모두 성령의 사역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욜 2:28, 29절에서 요엘 선지자는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묘 그 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라고 예언합니다. 이 예언은 행 2:17절에서도 “말세에 내가 내 영으로 모든 육체에게 보어 주리니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고 약속됩니다. 요엘 선지자는 성령이 만민에게 부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환상과 꿈을 통한 예언의 사역이 성령의 사역임을 설명합니다.
이처럼 구약에서 성령의 사역은 예언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의 예언에 집중하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가져다 줍니다. 성령께서 구약 시대에도 이렇게 예언의 사역을 수행하셨다면, 오늘 우리의 시대에는 그 사역이 더 풍성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해 줍니다.
성경의 기록과 성령의 사역
구약 시대에 성령의 사역 중 또 하나의 두드러진 사역은 바로 성경의 기록을 인도하셨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표현은 구약이 아닌 신약에 나타납니다. 그러나 신약에서 나타난 그 표현에서 언급된 “성경”은 바로 구약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읽고 있는 구약이 기록된 것이 성령의 사역의 결과였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딤후 3:16절에서 바울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표현된 모든 성경은 구약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구약의 모든 말씀이 기록된 것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나님의 감동”(God-breathed)이라는 표현은 “테오프뉴스토스”(theopneustos)로 “하나님의 영”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즉 “모든 성경은 성령으로 된 것으로”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구약을 기록한 사람들은 모두 “성령의 감동을 받아 말하고 기록했던 선지자”였습니다. 그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서 성경을 기록하였습니다. 비록 그 언어는 그들의 것이었지만 성령께서 그들의 사상을 지배하시고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기록하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성경을 기록한 선지자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렇게 모세, 사무엘, 다윗, 솔로몬, 이사야 등 구약의 저자들은 성령의 사역과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구약에서 성령의 사역이 신약의 기록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별히 성령은 성경의 기록에 영감을 주실 뿐만아니라 그 성경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영감을 주셔서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읽을 수 있도록 조명해 주십니다. 요 16:13, 14절에서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시겠음이라”고 기록합니다. 성령은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그 성경에 내포된 참된 진리로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성경을 읽는 독자들에게 임하시는 성령의 사역은 조명
(illumination)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령은 성경을 기록할 때 영감을 주시고, 성경을 읽을 때 조명을 주셔서 하나님의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십니다. 이런 성령의 사역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령과 늘 함께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기적들과 성령의 사역
구약에서도 성령의 직접적인 사역으로 나타난 기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하였고, 이후의 모든 광야 생활에서 자연의 범위를 넘어서는 기적들을 경험하였습니다. 여호수아는 여리고를 정복할 때부터 가나안을 정복하는 동안에 수 많은 기적들을 경험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해와 달이 멈추는 기적(수 10:12)도 경험하였습니다. 엘리야와 엘리사는 죽은 자를 살리는 기적까지 행하였습니다. 이처럼 구약에 등장하는 많은 기적의 내용들은 성령의 사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기적이 성령의 사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나타납니다. 마 12장에서 예수께서는 귀신 들려 눈 멀고 말 못하는 사람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이에 무리들은 그 기적 행하심에 놀라게 되었고, 바리새인들은 이것이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어서 일어난 것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이런 바리새인들의 비난에 답변하면서,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으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모든 기적들은 성령의 사역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구약에서 일어난 모든 기적들도 역시 성령의 사역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은사와 성령의 사역
성령의 사역 중에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각종 은사를 주시는 사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신약에서 성령의 은사에 대한 여러 내용들을 접하게 됩니다. 바울은 고전 12장에서 신령한 은사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7절)고 말합니다. 그 이후에 지혜, 지식, 믿음, 병고침, 예언, 방언 등의 은사를 열거하면서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11절) 강조합니다. 특별히 성령의 은사는 교회와 사회를 위해 직분을 맡은 자들에게 주어지는 재능이나 능력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런 신약의 빛에 비추어볼 때, 구약에서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목적 아래 능력이나 재능을 받게 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바로 이런 장면들은 성령의 사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민 11:16절에는 모세가 70인의 장로를 지도자로 세우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노인 중에 네가 알기로 백성의 장로와 지도자가 될 만한 자 칠십 명을 모아 내게 데리고 와 회막에 이르러 거기서 너와 함께 서게 하라.” 이렇게 말씀하신 후에 여호와께서는 17절에서 “내가
강림하여 거기서 너와 말하고 네게 임한 영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리니 그들이 너와 함께 백성의 짐을 담당하고 너 혼자 담당하지 아니하리라”고 성령을 약속하십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모세와 같이 성령을 받음으로써 지도자들로 세움을 입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들은 성령을 통해 정치적 은사를 받게 됩니다. 25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 강림하사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그에게 임한 영을 칠십 장로에게도 임하게 하시니 영이 임하신 때에 그들이 예언을 하다가 다시는 하지 아니하였더라”고 기록합니다. 칠십 장로는 모세와 같이 성령을 받아 예언을 하고, 지도자로서 정치적 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삼상 10:10절에 보면 “그들이 산에 이를 때에 선지자의 무리가 그를 영접하고 하나님의 영이 사울에게 크게 임하므로 그가 그들 중에서 예언을 하니”라고 기록됩니다. 사울이 왕에 임명되었을 때에, 그는 정치적 지도자로서 성령의 은사를 받았습니다. 사 45:1절에 보면 “여호와께서 그의 기름 부음을 받은 고레스에게 이같이 말씀하시되”라고 말씀하는데, 여기서는 이방의 왕에게도 성령이 임하여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게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줍니다. 이처럼 구약에서 성령은 지도자들에게 임하셔서 정치적 은사를 활용하도록 지도하셨음을 알게 됩니다.
육체적, 지적, 도덕적 은사와 성령의 사역
성령은 인간의 전인적인 영역에서 은사를 주시는 분으로 구약에 나타납니다. 삿 15:14절에 보면 삼손이 성령을 받아 육체적인 힘을 얻게 되는 기록이 나타납니다. “삼손이 레히에 이르매 블레셋 사람들이 그에게로 마주 나가며 소리 지를 때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매 그의 팔 위의 밧줄이 불탄 삼과 같이 그의 결박되었던 손에서 떨어진지라.” 삼손이 육체적인 힘을 받아서 밧줄을 끊고 블레셋 사람들을 제압한 것은 성령의 능력이 임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성령의 사역은 우리에게 육체적인 능력을 주십니다.
성령의 은사와 지적인 능력과 관련된 말씀은 출 31:2, 3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내가 유다 지파 훌의 손자요 우리의 아들인 브살렐을 지명하여 부르고 하나님의 영을 그에게 충만하게 하여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로 정교한 일을 연구하여...” 모세의 성막을 짓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브살렐와 오홀리압을 선택하셨는데, 그들이 그 사역을 감당하도록 하기 위해 성령을 주셨습니다. 이 성령의 사역에 따라서 저들은 지적인 능력을 부여받게 되었습니다. 성령은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재주를 은사로 제공해 주십니다. 이런 성령의 사역에 구약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성령의 은사는 도덕적인 능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삿 11:29절에 보면 “여호와의 영이 입다에게 임하시니”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입다는 성령을 받아서 용사가 되었습니다. 성령의 은사를 받은 입다는 전쟁 전에 하나님께 특별한 서원을 하였고, 전쟁에서 이긴 후에 그 서원에 따라서 그의 딸을 여호와께 번제물로 드려야만 했습니다. 이것이 현대의 윤리적 관점에서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긴 하지만, 구약
시대에 언약적 신율주의에 기초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는 도덕적인 결단이 요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삿 11:35, 36절에 보면 이 상황을 놓고 입다와 그의 딸은 괴로움 중에서도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선택하는 도덕적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입다가 이렇게 도덕적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성령의 은사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성령의 은사는 우리에게도 도덕적 능력을 제공해 주실 것입니다.
말씀 전파와 성령의 사역
구약에서 성령은 하나님의 의의 말씀을 전파하는 사역을 하는 것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벧후 2:5절에 보면 “오직 의를 전파하는 노아”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노아는 의를 전파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노아가 의를 전파할 수 있었던 것은 벧전 3:19절에 보면 그리스도께서 “영으로 가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선포하”신 것이라고 표현되는데, 이 표현은 그리스도께서 성령을 노아에게 보내셔서 “노아의 날 방주를 준비할 동안 하나님이 오래 참고 기다리실 때에 복종하지 아니하던 자들”에게 말씀을 전하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령은 노아의 시대에 홍수로부터 구원을 받도록 기별을 전파하셨습니다. 따라서 구약의 매 시대마다 하나님의 말씀과 기별을 전파하도록 능력을 주신 것은 바로 성령의 사역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구약에서의 성령의 사역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성령 하나님은 구약에서 창조, 예언, 성경의 기록, 기적, 은사 등을 통해서 활동하셨습니다. 시내산에서 70인의 장로를 세우시는 장면을 기록하면서 엘렌 화이트는 이렇게 묘사하였습니다. “모세는 이제 70인을 성막으로 소집하였다. ‘여호와께서 구름 가운데 강림하사 모세에게 말씀하시고 그에게 임한 신을 칠십장로에게도 임하게 하시니 신이 임하신 때에 그들이 예언을 하다가 다시는 아니하였더라.’ 오순절날의 제자들처럼 그들은 ‘위로부터 능력을 입’었다. 이와 같이 여호와께서는 그들을 그들의 사업을 위하여 준비시키시고 회중 앞에서 그들을 높여 이스라엘의 행정에 있어서 모세와 더불어 협력하도록 하나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이라는 신임을 받게 되기를 기뻐하셨다.”(부조와 선지자, 381).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에게 성령을 부어주셨습니다. 구약의 모든 지도자, 선지자, 왕, 제사장은 성령의 능력으로 사역을 수행하였습니다. 이처럼 구약에서 성령은 인간들과 함께 하셨던 것입니다. 이제 구약에서의 성령의 사역을 정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적 측면에서 성령의 사역에 대해서 살펴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