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취미로 서양 음악의 이모저모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음악 관련 글을 오래 전부터 쓰려고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에야 하나 써 봅니다. 앞으로 바흐의 요한 수난곡이나 르네상스에서 20세기 초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에 관한 서양 음악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다른 곳에서 써 보던 것을 우선 하나 공유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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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hn9jLIYE4A?t=18
(18초에서부터 한 40초 정도만 들어 보시면 됩니다.)
https://youtu.be/_SyCA3I8gcA
1. Ach bleib bei uns, Herr Jesu Christ,
weil es nun Abend worden ist;
dein göttlich Wort, das helle Licht,
laß ja bei uns auslöschen nicht!
1. Ah Jesu Christ, with us abide,
For now, behold, ’tis eventide:
And bring, to cheer us through the night,
Thy Word, our true and only light.
아 우리와 함께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시여 곧 밤이 될지니
주님의 거룩한 말씀 그 밝은 빛이 우리 곁에서 꺼지지 않도록 하소서
2. In dieser letz'n betrübten Zeit
verleih uns, Herr Beständigkeit,
daß wir dein Wort und Sakrament
rein b'halten bis an unser End'!
2. In times of trial and distress
Preserve our truth and steadfastness,
And pure unto the end, O Lord,
Vouchsafe Thy Sacraments and Word.
영어 번안 가사가 의미가 정확하진 않습니다.
https://youtu.be/psFZd4-PyoY
바흐가 편곡한 오르겔 코랄 전주곡
참 명랑하고 활기찬 곡입니다.
잘 들어 보면 원 곡조가 정선율(cantus firmus)로 어느 순간 진입하는 걸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CKhNf-pwZ8g
https://youtu.be/icvPfYwx7uc
https://youtube.com/shorts/VSbGCOsZv-4?feature=share
https://youtu.be/fnla7cemCgU
https://www.bach-cantatas.com/Texts/Chorale148-Eng3.htm
위 사이트에 이 찬송가의 역사 등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가사와 원 곡조는 대략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 완성된 것으로 바흐 시대보다 훨씬 앞선 것입니다. 사실 바흐가 편곡한 찬송가들이 원래 다 이렇습니다.
+
가사:
필립 멜란히톤(이 초상화는 마르틴 루터와 아내의 초상화를 그린 것으로 유명한 루카스 크라나흐 일 세가 그린 것이네요. 루터의 동지였다고 합니다.)
(1절 작사)
제투스 칼비시우스
작곡:
니콜라우스 젤네커(기존에 있던 13세기 곡조에 기반한 편곡)
젤네커의 책에 처음 출판되어 알려짐
맨 위의 합창은, 원래 바흐의 합창 찬송가집에는 소프라노(가장 고음)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바흐가 작곡한 것들이 보통인데(선율만을 따 와서 리듬을 조금 변형시키고 화성을 입혀 합창곡으로 만듦), 특이하게 이 경우에는 알토 부분도 기존에 작곡되어 있던 것을 바흐가 차용했다고 합니다.
12:33:
첫댓글 저 쇼츠 영상은 단순히 링크 올리는 것만으로는 다음 카페에서 임베드가 안 보이네요. 다음부터 고칠 방법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내용 조금 추가했습니다.
@SNIPER777 이 카페에 기독교 음악과 방송에 대해 알려 주시는 큰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자고 일어나니 이런 양질의 포스팅이 있네요^^ 아침을 먹은 후 포스팅을 정독하고 음악도 잘 들은 후 댓글을 또 쓰겠습니다.
@장코뱅 사실 글도 별 내용 없습니다. 그저 바흐 이전의 종교개혁가(특히 루터 등)나 그 동지들이 직접 작사하거나 작곡한 찬송가들이 전해 오던 것들이 있었고, 그것에 기반하여 바흐 같은 작곡가들이 다양한 형태의 교회 음악을 작곡하였다는 점만 알아 두셔도 충분합니다.
저기 있는 음악 중에서도 다 들을 필요가 없고, 그 약 100년간 전래하던 루터교 멜로디에 바흐가 나머지 세 성부를 붙여 소프라노-알토-테너-베이스 합창 화성을 붙인 맨 위의 영상의 음악(4성부 합창, 당시 유명하던 거의 모든 찬송가에 이런 걸 직접 붙였습니다)과, 그 멜로디를 조금 자유롭게 활용해서 작곡한 오르간 전주곡 같은 것도 있다... 이 정도만 전달될 수 있었다면 성공한 글일 것 같습니다.
@SNIPER777 음악 초보자나 음악 문외한에게는 별 내용이 있는 글로 느껴집니다^^ 좋습니다!
@장코뱅 공감합니다.
@SNIPER777 저 같은 잘 모르는 사람이 전달 받을 것이 있는 성공한 글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아침에 경건하고 하나님을 찬미하는 음악을 듣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작성자님이 기독교에 관한 서양 음악을 소개해 주시면 저나 다른 성도분들이 지식과 위로를 함께 얻을 것 같습니다.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라고 아는 게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흥미를 갖고 있던 분야이고, 개신교 음악에서 음악 기법 자체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고 또 종교 자체가 늘 음악과 항상 성장했기에 종교 관련 내용도 같이 보기 좋습니다. 음악과 그 기법 자체에 대한 설명도 조금씩 곁들여 가면서 재미있게 글을 써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SNIPER777 네, 부담 없이 편안하게 올려 주세요!
기독교 신학의 관련 학문은, 의외로 교회음악학과 사회복지학입니다. 교회음악과 서양 클래식 음악이 연관이 있다는 것은 대다수가 알고 느낄텐데요. 스나이퍼님이 더 세밀하게 재능기부, 공부기부 같은 것을 해주신 것입니다.
보통은... 루터, 교회음악에 관대 / 칼빈, 교회음악을 절제 / 쯔빙글리, 음악을 아는 자였지만 음악을 반대 / ... 이 정도 도식으로만 단순히 아는데요. 이에 대한 연구가 한국에서 조금 빈약한 편입니다.
그나마 루터와 루터교회를 중심으로 교회음악이 유지, 계승, 발전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교회음악에 대한 신학적 입장도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루터가 직접 작곡한 곡들을 보면 당시 르네상스 시대 음악 기법에 대한 이해가 상당한 수준이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그렇다고 아주 큰 규모의 복잡한 곡을 쓴 건 아니라서 추측 정도만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이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사실 자세한 부분은 웬만한 사람들도 아주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루터는 동지가 가톨릭 교회에 의해 살해되는 등 고통이 있거나 인생에 큰 계기가 있을 때마다 노래를 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단순히 음악을 통한 찬양을 장려한 것뿐이 아니라 그 자신이 굉장히 재주 있는 음악가였고 스스로 그러한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몸소 실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칼빈이나 그가 이끈 교회야 음악 관련해서 큰 어려운 점이 없겠지만 츠빙글리의 경우에는 음악 관련 무언가를 한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멜란히톤 같은 루터의 동지들이 쓴 찬송가 가사 같은 것도 그 자체로 다뤄 볼 주제 같습니다.
그 밖에 르네상스 시기 루터의 '현대식' 음악에 맞서기 위한 로마 교황청의 여러 작업(예컨대 그레고리오 성가의 집대성, 팔레스트리나 같은 작곡가에 의뢰하여 이루어진 엄격하고 협화음에 기반한 '옛날식' 음악의 정립 등) 같이 당시의 역사 배경에 따른 여러 상황을 음악을 통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때 음악은 그야말로 무기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SNIPER777 상세한 설명 들으니 좋네요. 감사합니다.
@SNIPER777 "쯔빙글리는 종교 개혁자들 중에서 가장 음악적인 재능이 많은 사람이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중 예배에서의 음악사용을 가장 반대한 사람이기도 하였다. ...
1524년 쯔빙글리의 영향 하에 있었던 취리히 시에서는, 시와 교외에서 오르간 연주를 금하는 법령이 포고되었고, 그부터 약간 후에 뮨스터 교회의 오르간이 해체된다. 1525년 취리히 시에서는 찬송가 부르기가 그친다. 많은 종교개혁자들이 오르간 연주와 다성부 교회음악에 대해 반대의견을 갖고 있었다.
특히 쯔빙글리의 경우는 종교개혁가 중 가장 음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사람인데, 가장 반음악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가 그러한 입장을 취한 것은 음악을 자신의 신앙 안으로 품지 않고, 저만치에 있는 세속의 틀 안에 놓아두었기 때문이다."
출처: 우성익, 종교개혁자들의 교회음악 종교개혁자들의 교회음악 이해 ― 루터, 칼빈, 쯔빙글리 중심으로 쯔빙글리 중심으로 ―
@SNIPER777 음악이 무기 같은 것이었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군인들의 군가 및 그 연주, 교회의 찬송가 및 그 연주가 좋은 예 같고요.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계통의 교회는 예배에서 음악의 비중이 큽니다. 장로교는 그 비중이 더 작은 경향이 뚜렷한 편이고요. 천주교는 음악과 함께 가는 경향성이 뚜렷합니다. 개신교인 음악 전공자가 파이프 오르간 소리를 듣기 위해서 혜화동 천주교 성당에 가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극히 극단적인 일례(one example)d이지만 파헬벨 캐논을 듣고 유투브에 아래와 같은 댓글을 쓴 분이 있더라고요:
"전철안에서 설사가 터질거 같아서 황급히 듣고 있던 rock음악을 끄고 이곳으로 왔읍니다.. 덕분에 장이 안정을 찾아 무사히 회사 화장실 변기에 배출했읍니다.. 저의 속옷을 지켜준 파헬벨님 감사드립니다."
어쨋든 기독교, 교회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저나 평범한 성도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아시는 스나이퍼님이 좋은 포스팅으로 가르침 또는 정보를 제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장코뱅 쯔빙글리의 교회음악 관련 마인드가 흥미로워 보이네요.
맨 위에 화성을 입힌 코랄이 천상의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이에요. 청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오르간 연주도 평안함을 주고요. 멜란히톤의 기도문도 소개해주셔서 유익했습니다~
저보다 훨씬 자세히 보셨네요. 저도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잘 쓴 다성음악 곡의 참 묘미는, 각각의 성부가 각자와 독립된 노래를 따로따로 부르면서도 모두 합쳤을 때는 하나의 자연스러운 화성을 이루고, 또 각각의 성부 하나하나가 따로 떼어 놓고 볼 때도 그 자체로 노래다운 자연스러운 노래가 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작곡가는 가장 위의 소프라노와 가장 아래의 베이스의 관계를 가장 유의하며 작곡하게 됩니다.
잘 쓴 다성음악은 부르는 사람 입장에서도 편하고 듣는 입장에서도 아름답게 들립니다. 원래 교회 전통에서 전해지던 멜로디 자체는 극히 단순한데, 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바흐가 이 단순한 멜로디들을 가지고 어떻게 나머지 세 성부를 채워넣을지 고민한 흔적을 따라가 보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올린 녹음에서도 주선율이 아닌 다른 성부의 소리에 유의하다 들어 볼 때마다 음악 감상에 더 큰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SNIPER777 이런 설명이 있으니 더욱 좋습니다.^^
@SNIPER777 댓글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충살한 내용을 담으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글 잘 읽고 음악도 잘 들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좋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고요.
오르겔은 오르간과 비슷한 듯 하지만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오르겔은 오르간을 독어로 말한 것이고 물론 옛날 오르간은 지역마다, 만든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음악 관련 글을 좀 더 꾸준히 써 보더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베
독일어 Orgel [ ɔ́rɡǝl ] 1.오르간 2.파이프 오르간. [ ɔ́rɡǝl ] 발음 은근히 어렵고요. 외래어로서 발음하면 오르겔 정도로 하면 되겠습니다.
@장코뱅 오르겔 단어 하나 알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