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땡땡땡 글쓰기] 때로는 화가 나기도 한다
전창수 지음
내가 갈 만한 마땅한 곳이 없다는 사실은 나를 화나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무인카페나 무인라면자판기가 있는 곳 같은 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때로는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텔레레터를 하면서 신문을 보면서, 집에 있을 때는 글을 쓰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물론, 야구게임을 하기도 하고 TV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갈 곳이 정해져 있지 않다. 정해져 있지 않은 삶은 늘 불안함을 남긴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의 삶은 나를 힘들게 한다. 그 힘듦의 어느 순간에서, 분명 내가 가야할 길이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현실이다. 나의 실제 현실은 이렇게 비참하고 끔찍하다. 실제 현실은 돈이 없으며, 갈 곳이 없으며, 직장이 없다. 불안하고 끔찍한 현실이 나의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보다 더 끔찍한 일도 겪었다. 내가 “사람들의 특별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은, 죽을 고비를 몇 번씩 넘겼다는 것이며, 끔찍한 지옥같은 고통을 경험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런 순간들에 비하면, 지금의 불안하고 끔찍함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불안하고 끔찍하긴 하지만, 어쩄든 나는 할 일들이 있고, 비록 만족할 만큼은 아니어도 먹고 싶은 걸 먹고 있고, 또 하고 싶은 걸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쨌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고, 또한 텔레레터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걱정일랑, 하나님께 맡기고 지금의 삶에 충실하련다. 예배를 드리는 삶, 그리고 내 나름대로 사람들을 도와가는 삶에 최선을 다하련다. 이렇게 나는 삶의 만족하는 순간들을 살아간다. 내 생활은 불안하고 끔찍하지 않다. 나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