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혼술(23.05.15)_김병갑

[하늘소]

( 男子의 혼술 )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김병갑
종일을
수고한 남자
단골집 지나쳐
빨간 등 걸려있는
낯선 가게로 향한다.

남자가
단골집을 피한 이유
단골 술집 주인에게
자산의 똥구멍까지
보여주기 싫은 까닭

그렇다 남자는
가끔 혼자서
아무 아는 이 없이
조용히 마시고 싶은
날도 있는 것

어찌어찌 살면서
포기한 이런저런 꿈
반면에 어떤 것들은
크낙한 무게로
짊어져야 하는 삶

그래도 나는 나라고
자위하며
혼자 절절히
마시는 술에 더하는
짭잘한 소금기

재차 나는 나라며
참아야 하느니라
스스로를 타이르며
꿈을 안주 삼아
한입에 털어 넣는 술

힘내자 다짐하며
꽉 부여잡은 술잔에
한 잔 가득
삶의 무게로
술 따르는 남자

간바레 오토상
아빠 힘내세요~
술 팩속의
머리띠 맨 사내가
남자에게 외치는 응원.

* 2023. 5. 15
홀로 간바레 오토상 마시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