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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화리훈 (禍理訓)
제183조 화(禍) : 재앙
화는 악행이 불러들이는 바이니, 이에는 6조(條)와 42목(目)이 있느니라.
1조 기(欺) 2조 탈(奪) 3조 음(淫) 4조 상(傷) 5조 음(陰)
6조 역(逆)
1조 제184조 기(欺) : 속임
사람의 허물과 죄는 속임으로 말미암지 않은 것이 없으니, 속임은 성품을 태우는 화로이며, 몸을 베는 도끼이니, 자기 스스로가 속임을 행하는 것을 잘못으로 깨달아야 다시 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속임을 행한다는 것은, 비록 잘못을 깨우치기를 했을지라도, 속이지 않았던 상태로 깨끗이 씻을 수는 없느니라.
1목 익심(匿心) 2목 만천(慢天) 3목 신독(信獨) 4목 멸친(蔑親)
5목 구운(驅殞) 6목 척경(척傾) 척: 足+易 = 발로차다.7목 가장(假章)
8목 무종(無終) 9목 호은(호恩) 호: 마음심부+古 = 믿다, 의지하다.
10목 시총(侍寵)
제185조 익심(匿心) : 마음속에 감춤
익이란 감추는 것이니, 마음에 마음을 감추고, 마음에 마음을 속이면, 마음은 이미 비어 있나니, 이것은 정지해 있으면, 흙이나 나무와 같으며, 움직이면 송장과 같다. 흙과 나무로서는 능히 일을 의논할 수 있지만, 송장이면 능히 사람을 따를 수 있으랴.
제186조 만천(慢天) : 하늘을 업신여김
만천은 하늘의 살핌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착함을 행하여 아우르는 것도 또한 하늘의 힘이며, 악함을 행하되 패(敗)하는 것도 또한 하늘의 힘이고, 음흉한 일을 행하다가 중도에 그침도 또한 하늘의 힘이라. 지혜롭지 못한 사람도 착함을 행하면 하늘의 힘이 이를 이루게 하며,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악함을 행하면 하늘이 또한 이를 패하게 하고, 재주 있는 사람이 음흉한 일을 행하면 하늘이 시험을 급하고 어지럽게 하여, 재주의 힘을 거두게 하느니라.
제187조 신독(信獨) : 홀로 믿음
신독은 인간이 지각이 없음을 말함이니, 혼자 스스로 속임을 지었을 때, 비록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영(靈)은 이미 마음에 고(告)하고, 마음은 이미 하늘에 고하고, 하늘은 신(神)에게 명령하니, 신(神)은 이미 밝게 비치어 내리시니, 해와 달이 그 위에서 밝게 비침과 같으니라.
제188조 멸친(蔑親) : 친족을 멸함
멸친은 골육의 친족을 속임이니, 골육으로서 골육을 속이는 것은, 그 이(利)를 위하여 다투는 것인가? 그 의(義)를 위하여 다투는 것인가? 만약 도모하는 마음이 서로 맞지 않을 때는, 윗사람이 금지하여 아랫사람이 그치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에게 간(諫)할 따름이니, 골육을 속여 사사로움을 이루는 자는 그 집안이 반드시 어지러워지느니라.
제189조 구운(驅殞) : 죽음으로 몰아넣음
구운은 사람을 어렵고 막힌 곳으로 몰아넣는 것이니, 강한 자는 약한 자를 능멸하고, 꾀 있는 자는 어리석은 자를 희롱하여, 혹 꾀 있는 자가 어리석은 자에게 자기가 구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거나, 말하는 바를 쫓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을 몰래 그물과 함정에 몰아넣어 몸에 상처를 입히나니, 하늘은 또 다시 약하고 어리석은 자들에게 이러한 일이 없도록, 강한 자나 꾀 있는 자가 크게 속이는 것을 뇌성(雷聲)으로 경계하느니라.
제190조 척경( 척傾) : 차서 넘어뜨림 척 足+易
척경은 사람을 차서 쓰러지게 함이니, 서로 굳게 화합함은 그 꾀를 같이 행함이고, 아랫사람을 차는 것은 잔인하게 쓰러트리는 것이다. 이런 일을 하고자 하는 자는 아부(阿附)함이니, 동쪽 사람이 서쪽 사람을 차면, 동쪽 사람은 도리어 이를 의심하고, 서쪽사람은 아픈 고통을 마음에 새긴다. 기이하다 아부하여 속임이여, 하늘은 마침내 동쪽 사람으로 하여금 서로 차서, 같이 쓰러지게 할 것이니라.
제191조 가장(假章) : 글로 거짓을 꾸밈
가장은 문장을 거짓으로 꾸며 속임이니, 붓을 잡은 사람은 글로서 희롱하니, 글씨를 바꾸어 착하고 어진 사람을 모함하고, 영악한 것을 종용하여 착함과 악함을 거꾸로 하고, 길함과 흉함의 자리를 바꾸나니, 한 사람을 속이면 한 세상을 속이는 것이니, 하늘이 반드시 용납하지 않을진대 하물며 이뿐이겠는가. 속이는 데는 재앙이, 곧 바로 시작되느니라.
제192조 무종(無終) : 끝이 없음
무종은 시작만 생각하고 마침이 없이 속이는 것이니, 사람이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잘 시작하고 마침이 없는 사람도 있으며, 잘 시작하여 잘 마치는 사람도 있고, 어찌 할 수 없이 중간에 멈추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모두 행한 뒤에 알게 되나니, 오직 이 무종은, 유혹하여 일을 시작하려고 이끌어 감에 있어, 먼 이치를 가까운 이치라 하고, 좋지 못하게 짓는 것을 좋게 짓는다고 속이나니, 그 사사로운 욕심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뒤집어지느니라.
제193조 호은(호恩) : 은혜를 믿고 의지함
호란 의지한다는 것이니, 사람이 나에게 은혜를 입히면 마땅히 그 은혜를 갚을 것을 생각해야 하나니, 나에게 입힌 은혜의 깊음을 도리어 가볍게 알고, 은인의 은혜가 멀어졌다고 이를 저버리고, 보답할 것을 기피한다면 그것이 옳겠느냐?
제194조 시총(恃寵) : 사랑과 은혜를 믿음
시란 사람이 총애를 받아 힘을 입음이니, 어린사람이 총애를 받으면 나무 잎이 푸르게 빼어남과 같으니, 감히 방자한 생각을 품으랴. 오로지 속임과 해침을 일삼아 속마음에 좀벌레가 생기면, 받은 총애가 식어져서 스스로 물러가게 되느니라.
2조 제195조 탈(奪) : 빼앗음
물욕이 영(靈)을 가리면 아홉 구멍이 막히나니, 몸에 있는 아홉 구멍이 다 막혀버리면 금수(禽獸)와 같아서, 다만 먹을 것을 빼앗는 욕심만 있을 따름이며, 염치나 두렵고 겁나는 것이 없느니라.
11목 멸산(滅産) 12목 역사(易祀) 13목 노금(擄金) 14목 모권(謨權)
15목 투권(偸卷) 16목 취인(取人)
제196조 멸산(滅産) : 산업을 망하게 함
멸산은 사람의 산업을 멸망하게 하는 것이니, 남의 산업을 멸망시켜 자기의 소유로 만들면, 능히 편안할 것이며, 능히 길게 오래 갈 것이겠는가? 이렇게 하면, 하늘이 그 넋을 빼앗아 머리를 원망하는 벌을 주시느니라.
제197조 역사(易祀) : 제사를 바꿈
역사는 가문의 제사를 바꿔 지냄이니, 남의 재물을 꾀하여 빼앗으며, 가문의 종손을 바꾸고, 몰래 그 제사를 바꿔 지내면, 인간의 윤리가 전락되나니 사람의 도가 저절로 어둡고 어두워지느니라.
제198조 노금(擄金) : 돈을 빼앗음
노금은 남의 돈을 빼앗음이라, 농사는 그 해에 돈이 있고, 글에는 그 달 그믐에 돈이 있으며, 장사는 그날 저녁에 돈이 있고, 공업은 그날 아침에 돈이 있으며, 노동은 때때로 돈이 있으니, 이중에 어떤 일로 노력한 뒤에 돈을 취하랴. 남의 돈을 빼앗는 힘은 농사보다 무겁고, 글보다 수고로우며, 장사보다 세고, 공업보다 날래며, 노동보다 괴롭다. 무겁고 수고로우며, 세고 날래며, 괴로움이 있을지라도, 또한 돈을 다 얻지 못하거늘, 제 몸의 노력 없이 어찌 남의 돈을 무단히 빼앗을 수 있으리오.
제199조 모권(謨權) : 권세를 꾀함
모권은 남의 권세를 꾀하여 빼앗음이라, 남의 응당 맡은 권세를 구차하게 꾀하여 빼앗으려 하면, 이는 돌 위에 심은 싹이 그 뿌리가 잘 뻗지 못하는 것과 같다. 비록 이를 이루었을 지라도 이는 마치 좁은 산골짜기에서 사람이 배를 멍에 하여 타는 것 같고, 작은 섬에서 사람이 말을 모는 것과 같으니라.
제200조 투권(偸卷) : 남의 글을 훔침
투권은 남의 책을 몰래 모방하여 씀이라. 욕심으로 실상을 도적질하여 그 바탕을 거짓으로 꾸미고 단장하여 자기가 만든 것 같이 하면, 이는 소를 그린 그림에 용의 무늬를 놓은 것이며, 개가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 쓴 격이니, 백 걸음 안에 엎어지고 개는 뒤집어 지느니라.
제201조 취인(取人) : 남의 이름을 도둑질함
취인은 남의 이름을 도둑질 함이라, 남의 공(功)을 자기의 공으로 삼으며, 남의 은혜를 자기의 은혜로 삼는 것은 본받을 것도 못되며, 또 아름다운 것도 못되나니, 이는 이로움과 명예를 도둑질 함이니, 그 공이 헛되고, 이로움도 없어지며, 은혜가 헛되고, 명예도 없어지고 마느니라.
3조 제202조 음(淫) : 살을 섞음
음이란 몸을 패하는 비롯이며, 인간의 윤리를 혼탁하게 하는 근원이고, 집안을 어지럽히는 근본이니라. 돼지는 성품이 음탕하고, 개는 색이 음탕하며, 양은 기운이 음탕하다. 그러므로 음탕한 사람을 삼축(三畜)이라 하느니라.
17목 황사(荒邪) 18목 장주(戕主) 19목 장자(藏子) 20목 유태(流胎) 21목 강륵(强勒) 22목 절종(絶種)
제203조 황사(荒邪)
황이란 음탕함을 즐겨하여 몸을 잃는 것이며, 사란 음탕함을 보고 목숨을 잃는 것이라. 음탕함을 즐겨하여 몸을 잃으면, 인간의 윤리도덕이 엎어지고, 음탕함을 보고 목숨을 잃으면, 환란이 뒤따라오느니라.
제204조 장주(戕主) : 주인을 해침
장주는 그 아내가 음탕하여 그 남편을 해침이라. 음탕함에는 지혜로움이나 어리석음이 없으니, 지혜로 아내가 남편을 해침은 그 꾀를 바탕으로 하고, 어리석음으로 아내가 남편을 해침은 해나 달같이 그 완고함을 바탕으로 한다. 바람이 불면 풀이 움직이듯이 음녀는 그 소리와 형색으로 스스로 음녀(淫女)임을 나타내느니라.
제205조 장자(藏子) : 자식을 감춤
장자는 음탕한 잉태를 숨김이라, 음탕하게 낳아 밤에 감춘다 하더라도 그 이름을 비록 피하려 하나 피하기 어려우며, 그 사랑을 비록 끊으려 해도 끊지 못하고, 오히려 남의 구원을 바라게 되니, 어찌 다행함을 기대하리요, 음탕이란 반드시 그 씨가 있느니라.
제206조 유태(流胎) : 잉태를 지움
유태는 음란한 잉태를 약으로써 지워버림이니, 하늘이 악한 종자를 떨어뜨리더라도 땅은 반드시 이를 받아 낳고, 비와 이슬은 이를 자라게 하여, 썩는 냄새의 물이 향기로운 풀 곁에 있는 것과 같으니, 하늘의 이치를 어기고 잉태하였을 지라도, 이 이치는 돌아갈 데가 있나니, 잉태를 지워서는 안 되느니라.
제207조 강륵(强勒) : 굴레를 강제로 씌움
강륵이란 남의 아내와 첩을 간음하고자 하여 강제로 함이라. 순순히 어울리게 하는 것은 음란의 간사함이며, 강하게 억지로 함은 음탕의 도둑이라. 순순히 어울림도 하늘이 용서치 않을 텐데, 강하게 억지로 하는 것을 용서하랴. 이는 날아드는 불나비가 등불을 치면 불꽃에 제 몸이 타버리는 것과 같으니라.
제208조 절종(絶種) : 후손을 끊음
절종이란 남의 집 과부를 간음하여 그 집안 대를 이어갈 후손을 끊는 것을 말한다. 어린이가 우물가로 가까이 가면 반드시 멀리 옮겨 주고, 죽순이 싹트면 사람들은 반드시 밟지 않는 법인데, 이미 그 어미와 통정하며 즐기니 어찌 그 뱃속의 아이에게 차마 못할 짓을 하려는가. 적막하고 어두운 방이라도 하늘이 다 지켜보고 있다.
4조 제209조 상(傷) : 다치게 함
상이라 함은 사람을 상하게 함이니, 하늘은 악한 사람이 남을 상하게 하는 것을 노엽게 보시고 우뢰로 경계하며, 벼락으로 위협하나니, 악인은 머리를 선으로 돌리지 못하고, 탐욕의 지경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어질지 못한 수단으로 사람을 상하게 하면, 그 표면에 나타난 상해(傷害)와 나타나지 않은 상해에 대한 벌(罰)에는 가볍고 무거움이 있느니라.
23목 흉기(凶器) 24목 짐독(鴆毒) 25목 간계(奸計) 26목 최잔(摧殘) 27목 필도(必圖) 28목 위사(委唆) 29목 흉모(兇謨)
제210조 흉기(凶器)
흉기는 쇠붙이로 만든 기구이니, 쇠붙이로서 감히 사람을 상하게 할 것이랴. 사람을 상해하는 자도 사람이며, 상해를 입은 자도 또한 사람이라. 사람의 신체는 부모에게서 받았으며, 부모가 길러 준 것이니, 사람을 상해(傷害)하는 자는 그 홀로 그 부모가 없으랴.
제211조 짐독(鴆毒) : 새에서 나온 독약
짐독은 독 있는 새에서 나온 독한 약이니, 짐독은 흉한 기구보다 더 독하니, 쇠붙이로 상해를 입은 사람은 혹 목숨을 보전할 수 있지만, 짐새의 약물을 맞은 사람은 모두다 목숨이 남지 않나니,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은 그 몸이 온전하게 됨을 기뻐할지니, 효자는 짐새의 독을 받아 일찍 죽는 일이 없느니라.
제212조 간계(奸計) : 계획의 간사함
간계는 간사한 계교로 사람을 상하게 함이니, 간사하다는 것은 요사스러운 기능을 말함이니, 모든 일에 간사스러우면 혼란이 있지 않음이 없으며, 만물에 대하여 간사스러우면 패하지 않음이 없다. 하물며 간사함으로써 사람을 상하게 할 것인가. 그 계교가 눈 위에 붉고, 푸른 물을 들인 것과 같아 어찌 사라지지 않으랴.
제213조 최잔(摧殘) : 썩은 가지를 꺾음
최잔은 썩은 가지를 꺾는 것이니, 비록 의심과 원한이 있다 하더라도 차마 썩은 가지를 꺾듯 잔인하게 못하는 것은 어짐의 경계이다. 어짐의 경계를 밟으면 의심과 원한이 저절로 풀어지고, 행복과 이로움이 저절로 이른다. 만약 썩은 나뭇가지를 꺾는 것과 같이 쉽게 뒤집어, 의심과 원한에 대하여 잔인하게 하더라도 1년이 못가서 봄 뿌리는 다시 돋아나듯, 의심과 원한은 또 생기느니라.
제214조 필도(必圖) : 뜻을 새겨둠
필도는 도모하는 뜻을 새겨 둠이니, 정성에는 반드시 수칙이 있고, 믿음에는 반드시 실천이 있으며, 사랑에는 반드시 용서가 있고, 구제에는 반드시 지혜가 있으니, 이는 사람의 천성이니라. 이에 반하여 미미한 의심에도 반드시 사람을 상하게 하려는 마음을 새겨두고, 꾀와 음흉함을 찾아, 상해하지도 못하고 잊지도 못하니, 이런 때 천성이 멸하게 마련이다. 문을 열고 이를 보매 먹구름이 하늘에 가득함과 같으니라.
제215조 위사(委唆) : 남에게 청탁함
위사는 남에게 청탁하는 것을 말함이니, 일이 잘 돌아가지 않음에 남의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정성이며, 믿고 있는 물에서 수레를 끌기가 어려울 때, 남이 붙잡아 줄 것을 구하는 것은 의로움이라. 사사로운 원한을 갚고자 하여 남에게 부탁하는 것은 심히 어질지 못함이며, 남의 원한을 풀기 위하여 떳떳하지 못한 청탁을 받는 것은 지혜로움이 아니다. 부탁한 사람은 위태롭고, 부탁을 받는 사람은 망하느니라.
제216조 흉모(凶謨) : 흉한 모습
흉모는 야만적인 행동이니, 사람이 야만적 행동을 행하면 착한 사람을 성내게 하며, 의로운 사람을 떠들게 한다. 그리하여 아무 까닭 없이 만물의 이치를 악하게 만들고, 아무 까닭 없이 천도를 완악하게 멸하니, 재앙은 몰아치지 않아도 긴 밤에 비가 질펀함과 같으니라.
5조 제217조 음(陰) : 몰래 꾀함
음이라 함은 몰래 꾀함이라, 의리가 다함에 음한 꾀로 돌아가고, 술책이 다함에 음한 꾀가 나타나며, 욕심이 지나치매 음한 꾀를 세운다. 음한 꾀로 이루어지는 것은 오직 재앙뿐이니라.
30목 흑전(黑箭) 31목 귀염(鬼焰) 32목 투현(妬賢) 33목 질능(嫉能)
34목 간륜(間倫) 35목 투질(投質) 36목 송절(送絶) 37목 비산(誹訕)
제218조 흑전(黑箭) : 어두운 곳에서 쏘는 화살
흑전은 어두운 곳에서 사람을 활로 쏘는 것이니, 지혜로 활을 쏘는 것은 혹 남과 같이 하며, 꾀로 활을 쏘는 것은 반드시 자기 혼자 한다. 차라리 지혜로 할지언정 꾀로 해서는 안 되나니, 사냥을 하는 데 있어 잠자는 짐승을 죽이지 않는 것은 어짐이다.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 사람의 도리가 깎이고, 사람의 도리(道理)가 깎이면, 그 재앙만이 높아지느니라.
제219조 귀염(鬼焰) : 귀신의 연기
귀염은 술에 취하여 남의 집에 불을 지르는 것이니, 불이 일어나는 것은 만물의 당연한 이치이며, 취하여 혼미해지는 것도 사람의 당연한 이치이나, 이러한 만물의 이치를 따라, 자연히 사람을 해치게 되니, 큰 불이 도리어 술을 깨게 하느니라.
제220조 투현(妬賢) : 어진이를 질투하는 것
투현은 소인이 어진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여자가 여자를 투기하는 것과 같음이니, 자기의 단점을 가지고 남의 장점을 투기하나, 단점이 능히 장점에 겨울 수 있으랴. 날개 돋친 벌레가 거미줄을 해치는 것은 거미의 재앙이니라.
제221조 질능(嫉能) : 능력 있는 것을 질투함
질능이라 함은 덕이 없으면서 덕이 있는 것을 방해하며, 재주가 없으면서 재주 있는 것을 헐뜯는 것이니, 이미 그만 같지 않으면 사양할 것이며, 이미 사양 하지 않았으면 뒤에 할 것이다. 사양하는 것을 알지 못하며, 뒤에 하는 것도 알지 못하고, 홀로 먼저 덕과 재주 있는 사람을 음해하고자 하는 자는 인간 족속의 큰 도둑이니, 도둑은 능히 그물을 벗어날 수는 있어도, 오래가지는 못하느니라.
제222조 간륜(間倫) : 인륜을 이간질 함
간륜은 인륜을 이간질하는 것이니, 겨울이 따뜻한 것을 보고 기뻐하는 사람은 어리석고, 봄추위를 두려워하는 사람도 또한 어리석다. 자기 몸에 욕심을 붙여 인륜을 끊고자 꾀한다고 겨울이 길게 따뜻할 것이며, 봄이 길게 춥겠느냐? 이간을 듣는 사람은 겨울이 따뜻함과 같으며, 이간(離間)을 받는 사람은 봄의 추위와 같아서, 겨울의 따뜻함이 다시 추워지며, 봄의 추위가 다시 따뜻해지듯, 재앙이 곧 돌아 이른다. 이는 하늘의 이치니라.
제223조 투질(投質) : 근본 바탕을 깎아 내림
투질은 사람의 근본 바탕을 깎아내려 던져버리게 함이라. 남의 험을 떠들어 욕하고, 남의 진실을 그릇된 것으로 만들 어서 근본 바탕과 재산을 버리게 하여, 살 길을 막는 사람은, 하늘이 그 은밀한 마음을 깨뜨릴 것이니, 꿩의 소리를 듣고, 그 자취를 아는 것과 같으니라.
제224조 송절(送絶) 끊어서 보냄
송절은 겉으로는 은혜 입은 듯 하고, 속으로는 원수로 여김이니, 은인를 원수로 삼지 못하며, 원수를 은인으로 삼지 못하는 것은 사람의 이치이다, 탐내는 것이 상대에게 있지 않으면, 은혜 입은 듯하다가 해치고자 하는 모함이 깊어져, 그 하고자 하는 바가 반드시 남의 집을 어지럽게 한다. 이는 마치 피의 흔적이 마르기도 전에 이웃집 닭들이 번갈아 우는 것과 같으니라.
제225조 비산(誹訕)
비산은 소인이 입으로만 잘 하는 것을 말함이니, 마음을 나쁘게 다 쓰면, 악질보다 더 독하여 남의 부드러운 호흡을 곤란하게 하고, 사람을 베는 칼은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칼의 자루는 날카롭고, 칼집은 간악하니라.
6조 제226조 역(逆) : 순리를 거역함
역이란 순리를 행하지 못한 것의 극단을 말함이니, 사람의 백 가지 행함이 순리를 따르면 성공하고, 순리를 행하지 못함으로써 성공하지 못한다. 순리를 행치 않으면서 큰 복과 큰 이득을 구하는 자는, 마치 토끼가 한 굴속에서만 사는 것과 같으니라.
38목 설신(褻神) 39목 독례(瀆禮) 40목 패리(敗理) 41목 범상(犯上)
42목 역구(逆詬)
제227조 설신(褻神) : 하느님께 버릇없이 함
설신은 불경스러운 말로서 하느님께 버릇없이 함이라. 하늘의 도를 아는 사람은 하늘을 능멸하지 않으며, 하늘의 이치를 아는 사람은 하늘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늘에 버릇없이 하는 사람은, 도리도 모르고, 이치도 모르는 자니라.
제228조 독례(瀆禮) : 예법을 더럽힘
독례는 예의 행함을 박멸함이니, 사람의 예는 몸의 손과 다리와 같으며, 집의 문과 같다. 손과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몸을 옮긴다는 사람은 아직 없으며, 집의 문을 경유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아직 있지를 않나니, 예의 행함을 박멸하고, 그 지역에서 나쁜 풍속을 이루는 사람은, 그 비슷한 부류의 거스름의 우두머리라 부르느니라.
제229조 패리(敗理) : 이치를 패함
패리는 하늘의 이치를 무너뜨려 어지럽게 함이라. 착함을 버리고 악함을 지으며, 바름을 버리고 사특함을 행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것이다. 악함을 지으면서 도리어 착함을 치고, 사특하면서 도리어 바름을 꺾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무너뜨리는 것이니라.
제230조 범상(犯上) : 위를 범함
범상은 윗사람을 범하여 허물을 씌우는 것이니, 아들이 효도하지 않으며, 신하가 직분을 다하지 않고, 아우가 도리어 훈계하며, 형제가 화목하지 않고, 부부가 불화하여 거칠고 어지러운 것은, 모두 윗사람에게 허물을 씌우는 것이다. 백가지 재앙이 이에서 근원이 되느니라.
제231조 역구(逆詬) : 꾸짖음의 거역
역후는 순리를 거역하는 이치로, 덕 있는 관원과 존장을 성토하고 질책하여, 인간윤리를 손상하고, 차례를 바꾸는 것이니, 이는 제 부모를 바로 가지지 못한 날나리 벌레와 같은 역적이니라.
제6장 복리훈(福理訓)
제232조 복(福)
복이란 착함으로 받게 되는 경사(慶事)이니, 이에는 6문(門)과 45호(戶)가 있느니라.
1문 인(仁) 2문 선(善) 3문 순(順) 4문 화(和) 5문 관(寬) 6문 엄(嚴)
1문 제233조 인(仁) : 어짐
인은 사랑의 저울추와 같으니, 사랑은 무엇이나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이에는 혹 치우치게 사랑함과 사사롭게 사랑함이 있으니, 어짊이 아니면 능히 그 중심을 잡지 못하느니라. 어짊이란 봄기운의 따스한 날씨와 같아서 만물마다 피어나고 살아 나니라.
1호 애인(愛人) 2호 호물(護物) 3호 체측(替惻) 4호 희구(喜救)
5호 불교(不驕) 6호 자겸(自謙) 7호 양열(讓劣)
제234조 애인(愛人) : 사람을 사랑함
밝은이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착한 사람도 사랑하고, 또한 악한 사람도 사랑하여, 악함을 버리고 착함에 나아가도록 하나니, 사람이 성내는 것을 화평하게 하여, 남과 원수를 맺게 하지 않으며, 사람의 의심을 풀어 주어 사람을 타락하게 하지 않고, 사람의 어리석음을 인도하여 자기 스스로 깨우치게 하느니라.
제235조 호물(護物) : 만물을 보호함이라
호물은 인간이 만물을 사랑하고 보호함이니, 무릇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은 진실로 사람대로 두고, 만물은 진실로 만물대로 그대로 두면, 반드시 사람의 구분도 없고 만물의 구분도 없나니, 밝은이가 만물을 포용함은 홀로 가지는 마음이라. 남의 가짐을 내가 가진 듯 하며, 남의 잃음을 내가 잃은 듯이 하느니라.
제236조 체측(替惻) : 슬픔을 대신함
체측은 세상 사람들이 남의 딱한 근심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도 딱하게 여기지 않지만, 오직 밝은이만은 이를 딱하게 여기며, 세상 사람들이 남의 불쌍한 곤경을 당하고 있음을 보고도 불쌍하게 여기지 않지만, 오직 밝은이만은 이를 불쌍히 생각하나니, 딱하게 여기는 데에는 성실함이 있으며, 불쌍하게 여기는 데에는 진실함에 다다름이라.
제237조 희구(喜救) : 구원하는 것을 기뻐함
희구는 남의 급한 어려움을 보고 구하기를 좋아함이라. 남의 급한 어려움을 구원하는 데에는, 혹 공(功)을 위하여 구원하는 수가 있으며, 마지못해 하는 수가 있다. 오직 밝은이라야 공(功)을 위하여 구원하는 일도 없으며, 마지못해 구원하는 일도 없다. 남의 급한 것을 들으매, 문득 구원하기를 기뻐하며, 물질이 곤궁한 것을 보매, 문득 베풀기를 기뻐하는 것이니, 그 힘이 쇠잔하면 생각하고, 그 길이 멀면 바라보느니라.
제238조 불교(不驕) : 교만하지 않음
불교는 덕이 있다고 어리석은 사람에게 교만하지 않으며, 부자라고 가난한 사람에게 교만하지 않고, 지위가 높다고 낮은 사람에게 교만하지 않나니, 어진 사람은 스스로 미혹될까 염려하여, 얼굴빛을 가까이하고 온화하게 하며, 말은 바르게 하고 온순하게 하느니라.
제239조 자겸(自謙) : 겸손을 스스로 함
자겸은 비록 재주와 덕망이 있을지라도 스스로 장점을 말하지 않음이라. 뭇 사람은 적은 재주와 얄팍한 덕만 있어도 스스로 얼굴에 나타내며, 입으로 들어내어, 오직 자신이 들어나지 못할까 염려하나니, 건전한 사람의 재주는 물에 잠겨 있어도 허우적거리지 않으며, 건전한 사람의 덕은 아무리 뜨거워도 불꽃이 일어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제240조 양열(讓劣) : 나보다 못한 자에게 양보함
양렬은 보다 나은 사람이 보다 못한 사람에게 사양함이니, 명예를 구함은 추접하게 도리어 명예를 훼손시키며, 명성을 낚음은 시끄러워서 도리어 명성을 손상시킨다. 그러므로 밝은이는 가히 공(功)이 있어도 공 없는 사람에게 사양하고, 가히 상(賞)을 받을만하여도 상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 사양하느니라.
2문 제241조 선(善)
선이란 사랑이 흐르는 물줄기와 같으며, 인자함이 어린아이와 같은 것이니, 사랑을 심음으로 해서 그 일어나는 마음은 반드시 착하며, 어짊을 베풂으로 해서 그 행하는 일은 반드시 착하니라.
8호 강개(慷慨) 9호 불구(不苟) 10호 원혐(遠嫌) 11호 명백(明白)
12호 계인(繼人) 13호 존물(存物) 14호 공아(空我) 15호 양능(揚能)
16호 은건(隱愆)
제242조 강개(慷慨) : 슬퍼하고 한탄함
강개는 선을 위한 의분이 북받쳐 슬퍼하고 탄식함이니, 이는 곧 착함의 뜻이라. 폭포 밑의 여울은 떨어지면 편히 흐르고, 백번 단련된 쇠는 물건에 닿으면 잘 드나니, 강개는 숭상할만하고 쾌한 것이나, 사람이 쾌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자기에게 오는 이로움과 해로움을 가리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제243조 불구(不苟) : 구차스러워하지 않음
불구는 선으로 한번 결단하면 구차스러워 하지 않는 것이라. 성품이 착한 사람은 결단이 없어 유약하며, 영단을 내리는 데에는 오래 머뭇거린다. 선의 결단이란 행하고자 하면 반드시 행하고, 베풀고자 하면 구차함이 없이 베풀어야 하느니라.
제244조 원혐(遠嫌) : 의심함이 없음
원혐은 의심할 틈이 없음이니, 밝은이는 사물에 접하매 차라리 지혜에는 소홀하고 부족함은 있다 하더라도, 정성은 족하지 않음이 없으며, 차라리 말을 더듬는다 하더라도 마음에는 속임과 거짓이 없으므로 의심도 없으며, 의심할 틈도 없나니, 그러한 착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도리어 착하지 못한 것이니라.
제245조 명백(明白) : 맑고 밝음
성품이 착하면 일을 처리하고 판단함이 분명하며, 일을 행하고 결정함에 지난 뒤가 밝고 깨끗하며, 나아가고 물러감에 있어 머뭇거림이 없으며, 왼편과 오른편을 같이 의심함이 없어서,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일이 자연히 명백해지느니라.
제246조 계인(繼人) : 사람을 계속 구함
계인이란 사람을 불쌍히 생각하고, 그 사람을 계속하여 구제함이니, 사람의 일이 장차 폐망(廢亡)하게 되면, 그 사람의 부모와 처자의 인륜도리를 편안하게 하여 주며, 사람이 우물을 등지고 주방을 떠나 갈 곳 없는 사람을, 살 수 있게 안정시켜 주느니라.
제247조 존물(存物) : 만물이 존재함
존물은 만물이 생존하는 것을 기뻐하고, 만물이 망함을 싫어하나니, 그물로 잡은 것은 놓아주고, 사냥하여 잡은 것을 슬퍼함이라, 이를 놓아 준다는 것은 하늘에 날개를 떨치는 것을 보는 것이며, 슬퍼한다는 것은 언덕에 다리를 펴고 달리는 것을 보지 못하는 때문이니라.
제248조 공아(空我) : 나를 비움
공아는 내가 나를 생각하지 않음이니, 밝은이는 대중과 같이 있을 때는 대중을 편안하게 하고, 나를 수고롭게 하며, 대중과 떨어져 있을 때는 대중을 후하게 하고, 나를 박하게 하나니, 근심을 대중과 같이 하되 혼자 당한 듯이 하느니라.
제249조 양능(揚能) : 능력을 찬양함
양능은 능력 있는 사람의 그 능력을 찬양함이라, 밝은이는 남의 능력 있는 것을 보고 마음에 먼저 기뻐해서, 문득 칭찬하는 말을 하는 것은 능력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능력을 힘쓰게 하고, 능력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 능력을 본받게 함이니라.
제250조 은건(隱愆) : 남의 허물을 숨김
은건은 남의 지은 허물을 숨김이니, 밝은이는 남의 허물을 듣고, 바로 숨겨 새지 않게 하는 것은, 먼저 스스로 그 허물을 부끄러워함이며, 먼저 스스로 그 허물을 경계하고, 또한 그 허물이 남에게 관련될까 두려워함이며, 한 사람을 잃는 것을 천하의 사람을 잃은 것 같이 함이니라.
3문 제251조 순(順)
순이란 법도를 거슬리지 않음이니, 가난해도 힘써 재물을 취하지 아니하며, 곤궁해도 힘써 면하려 하지 않음은, 하늘의 이치에 순응함이며, 은혜를 보답함에 있어 아첨하지 아니하며, 위엄 앞에 굴하지 아니함은 사람의 이치에 순응함이니라.
17호 안정(安定) 18호 정묵(靜默) 19호 예모(禮貌) 20호 주공(主恭)
21호 지념(持念) 22호 지분(知分)
제252조 안정(安定)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므로, 꾸짖음과 헐뜯음을 받아도 성내지 아니하며, 기운을 안정하게 하여 기운을 어지럽게 하지 않으므로, 격분함을 당해도 분노를 짓지 않는 사람은, 하늘의 덕에 순응하는 바이니, 하늘의 덕이 안으로 서면, 사람의 덕은 밖으로 이루어지느니라.
제253조 정묵(靜默) : 잠잠하고 고요함
성품이 참되면 고요하고, 앎을 이루면 잠잠하다. 고요하면 능히 통달함을 이룰 수 있고, 잠잠하면 능히 어지러움을 진압한다. 이는 사람의 지혜에 순응함이니, 사람의 지혜가 안정되면, 심령(心靈)이 관통하여 가히 사람의 스승이 될 수 있느니라.
제254조 예모(禮貌) : 모습이 예의 바름
행동에 예모가 있는 사람은 사람의 일에 순응함이라. 사람이 예모가 있으면 말없이도 어지러운 것을 풀고, 완고하고 패역한 사람이 감히 제 멋대로 놀지 못하나니, 어진 이들이 스스로 멀리서 찾아오느니라.
제255조 주공(主恭) : 엄숙함을 주장함
주공은 엄숙함과 순함을 주장함이니, 한번 움직임과 한번 정지에 반드시 공순함을 주로 하여, 일을 맡음에 물이 가득찬 그릇을 드는 듯하며, 사람을 접하매 무거운 것을 찬 듯 신중하여, 삼가 조심스럽게 믿음과 덕을 이루고, 나아가 영예(榮譽)의 덕을 이루어 거둘지니라.
제256조 지념(持念) : 생각을 가짐
지념은 사고의 목표를 가지고 생각하는 바가 있음이니, 대저 사람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면 기운도 또한 순하지 못하고, 마음이 정해지고 기운이 순하면, 스스로 생각하는 바 있어 이치와 도를 찾는데 쉽게 통달하며, 덕에 순응하여 아름다움을 이루느니라.
제257조 지분(知分) : 분수를 앎
지분은 마땅히 할 것을 알며, 마땅히 하지 않을 것을 아는 것이니, 하늘의 도를 알아 사람의 일과 더불어 서로 합치시키며, 만물의 이치를 알아 사람의 이치와 더불어 서로 대하게 하는 것이라. 분수를 알면 일만 가지 이치가 순하고, 백가지 일이 화합하여, 밤바다에 달이 떠오름과 같으니라.
4문 제258조 화(和)
해의 조화(調和)와 바람의 조화는 하늘의 조화요, 기운의 조화와 소리의 조화는 사람의 조화(調和)이니, 해가 고르고 바람이 고르면 복스럽고, 길한 징조가 때맞추어 내리어, 그 해의 공(功)을 이루고, 기운이 고르고 소리가 고르면 신령(神靈)이 밝고 화창하여, 밝은 덕(德)이 나타나느니라.
23호 수교(修敎) 24호 준계(遵戒) 25호 온지(溫至) 26호 물의(勿疑)
27호 성사(省事) 28호 진노(鎭怒) 29호 자취(自就) 30호 불모(不謀)
제259조 수교(修敎) : 가르치고 닦음
수는 스스로 자기를 닦는 것도 닦음이며, 사람을 가르쳐 닦아 주는 것도 또한 닦음이라. 하늘의 도를 닦는다는 것은 어두운 사람을 가르쳐서 밝은 도를 보게 하며, 악한 사람을 가르쳐서 착한 도에 돌아오게 하고, 착한 사람을 가르쳐서 사람의 도에 옮기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 공(功)이 가뭄에 단비가 쏟아지는 것보다도 나은 것이리라.
제260조 준계(遵戒) : 참전계경을 준수함
준이란 지킨다는 것이며, 계란 참전의 8계(성, 신, 애, 제, 화, 복, 보, 응)이니, 새 옷을 입은 사람은 깨끗이 정연함을 주장하여, 오직 남루할까 염려하고, 새로 목욕한 사람은 정결함을 주장하여, 오직 몸이 더러워질까 염려하나니, 참전팔계(參佺八戒)를 지키고 따르기를 정연히 하고 정결히 해서, 부지런히 자신을 돌보고, 방자하고 게으름이 없으면, 인화(人和)에 신(神)도 또한 화(和)하고, 신화(神和)에 하늘도, 또한 화(和)하느니라.
제261조 온지(溫至) : 따뜻함이 다다름
온 이란 온화(溫和)하다는 것이며, 지란 다다른다는 뜻이니, 무릇 밝은이는 사람과 조화(調和)하여 말을 온화하게 하고, 일과 조화하여 기(氣)를 온화하게 하며, 재물(財物)과 조화하여 의리(義理)를 온화하게 하나니, 마치 봄날에 따뜻함이 임하니, 사람이 그 따뜻함을 떠나지 않음과 같으니라.
제262조 물의(勿疑) : 의심하지 않음
물의는 내가 남을 의심하지 않아야, 남도 나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니, 내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고른 맘으로 사람을 대하면, 남도 또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고른 마음으로 나를 맞이하여, 이쪽 정성을 저쪽에서 믿으며, 저쪽 정성을 이쪽에서 믿어, 화기(和氣)가 응어리져 흩어지지 않느니라.
제263조 성사(省事) : 일을 살핌
성사는 일의 어려움을 스스로 제거함이라. 뭇 사람은 가는 길에 굴곡이 많고 갈래가 많으며, 가는 길이 험하여 돌이 많은 것과 같으니, 비록 기술을 다해도 그 일의 어려움을 능히 제거하지 못한다. 오직 밝은이라야 일을 집행하기를 햇볕이 남은 눈(雪)에 임하는 것과 같이 해서, 그 어려운 일이 사라짐이 보이지 않아도, 스스로 해결되어 지는 것이니라.
제264조 진노(鎭怒) : 성냄을 진정함
진노는 괴이한 성냄의 여파가 몸에 미치지 않게 함이니, 착하지 않고 믿지 않음이 있으면, 남이 반드시 나를 책하고, 혹 착하지 않음과 믿지 않음이 없어도 잘못 성냄에 이르게 되나니, 고른 덕이 있으면 착하지 않음과 믿지 않음이 없게 되어 남이 또한 나를 믿으며, 또한 잘못 성냄에 이르게 되는 일도 없게 되느니라.
제265조 자취(自就) : 성취함을 스스로 함
자취는 자연히 성취됨을 말함이니, 사람이 욕심내는 바가 있으면 반드시 분주하고 바쁘며, 사람이 구하는 바가 있으면 반드시 애달프고 가련하게 된다. 분주하고 바빠도 얻지 못하면, 욕심을 내지 않은 것만 못하고, 애달프고 가련하게 되어도 얻지 못하면, 구하지 않은 것만 같지 못함이라. 고른 덕이 있으면, 따뜻한 화로가 방안에 있는 듯하여, 불을 때지 않아도 저절로 따뜻해짐이니라.
제266조 불모(不謨) : 일을 도모하지 않음
불모는 꾀하지 않아도 남과 더불어 화합함이라. 상서로운 구름이 하늘에 있음에 저절로 퍼지고 저절로 합쳐, 머무름도 없고 걸림도 없는 것은, 밝은이가 자기 몸을 처신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사람에 있어서는 화합하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꾀하지 않아도 남과 더불어 화합함이라.
5문 제267조 관(寬) 너그러움, 관용
봄에 화초를 심고 가꾸어 빨리 꽃을 보는 것은 너그러움의 이치며, 해가 하늘 복판에 있으매 사해(四海)가 모두 밝은 것은 너그러움의 모습이니, 이치와 모습이 함께 이루어지면 밝은이의 도(道)에 가까우니라.
31호 홍량(弘量) 32호 불린(不吝) 33호 위비(慰悲) 34호 보궁(保窮)
35호 용부(勇赴) 36호 정선(正旋) 37호 능인(能忍) 38호 장가(藏呵)
제268조 홍량(弘量) : 도량이 큰 것
홍량은 성품을 쓰는 큰 법도라. 부드러운 가운데 강함이 있으나 그 강함이 보이지 않으며, 화(和)한 가운데 굳셈이 있어도 그 굳셈을 보지 못하나니, 부드러움을 측량하매 부드러운 것 같지 않으며, 화(和)함을 측량하매 화(和)한 것 같지 않아야, 끝닿는 곳과 굽어진 곳이 없느니라.
제269조 불린(不吝) : 인색하지 않음
린이란 아낀다는 뜻이니, 남에게 적게 주고 많이 주는 것을 옳게 하며, 가볍게 빌리고 무겁게 빌리는 것을 옳게 하여, 능히 일을 함에 흡족함이 있게 한다. 남의 궁핍한 것을 보고는 내가 넉넉하지 말 것이며, 남의 근심을 보고는 내가 즐거워하지 말아야, 능히 일을 함에 편안하게 할 수 있느니라.
제270조 위비(慰悲) : 슬픔을 위로함
위비는 남의 슬픔을 위로함이니, 다스림에 대한 허물은 반드시 사람을 잃으며, 재물에 대한 허물은 마땅히 사람을 얽매이게 하나니, 도리어 위로한 뒤에 그 허물이 앞서 허물보다 가벼우면 이를 기뻐하고, 허물이 없으면, 이를 기용하여 맡기느니라.
제271조 보궁(保窮) : 궁색함을 보호함
보궁은 자신의 뜻한 바를 얻지 못하여서는, 스스로 자기의 궁함을 능히 보호하며, 뜻을 얻어서는 남의 궁(窮)함도 능히 보호해야 하나니, 그러나 너그러움이 아니면 스스로 자기의 궁함도 보호하지 못하며, 또 남의 궁함도 돕지 못하느니라.
제272조 용부(勇赴) : 용감히 달려감
용부는 넓게 통하여 일에 머뭇거림이 없음이니, 착함을 보면 용감히 달려가 스스로 그 위대함과 만족을 얻어서, 장막 속에 바람이 가득 찬 듯이 하느니라.
제273조 정선(正旋) : 돌아가는 바른 이치
정이란 바른 이치이며, 선이란 돌아가는 이치이니, 아랫 맷돌은 가만히 있고, 윗 맷돌은 둥글게 돌고 돌아도, 움직이지도 않고 어긋나지도 않는 것은, 그 진압하는 쇠가 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어질게 살고, 마음의 중심이 너그러우면, 둥글게 돌고 돌아도 법규에 맞지 않는 바가 없느니라.
제274조 능인(能忍) : 능히 참는 것
참음에는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참아야 할 이유가 있어 참는 것이며, 둘째는 억지로 참는 것이고, 셋째는 능히 참는 것이니, 어떤 이유가 있어서 참는 것은 결단을 주장함이 없으며, 억지로 참는 것은 결단을 주장함이 없되 욕심으로 결단을 주장하고, 홀로 능히 참는 것 만 결단을 주장함에 정함이 있으니, 너그러움이 아니면 이를 능히 할 수 없느니라.
제275조 장가(藏呵) : 책망을 감춤
장가라 함은 너그럽고 부드럽게 꾸지람을 감추어 숨김이니, 나약한 너그러움은 사람이 그 깨우침을 알지 못하며, 부드러운 너그러움은 사람이 그 은혜를 알지 못하고, 사나운 너그러움은 사람이 도리어 너그러움을 치고 반발하나니, 오직 꾸지람을 감추는 너그러움이라야, 사람이 스스로 맘으로 존경하고 복종하나니, 이는 어진 사람이라야 능히 할 수 있느니라.
6문 제276조 엄(嚴)
화평하면서 정돈되고 엄숙히 하면서 고요함은 기운(氣運)의 엄함이요. 사사로움을 돌보지 않고 재물을 사사로이 하지 않음은 의리(義理)의 엄함이며, 정직함을 주장하고 청렴과 결백을 내 세움은 말의 엄중함 이니라
39호 병사(屛邪) 40호 특절(特節) 41호 명찰(明察) 42호 강유(剛柔)
43호 색장(色莊) 44호 능훈(能訓) 45호 급거(急祛)
제277조 병사(屛邪) : 사특함을 물리침
병사는 사특함을 버림이니, 기운이 엄하면 사특한 기운이 능히 생겨나지 못하며, 의리가 엄하면 사특한 꾀가 능히 들리지 않고, 말이 엄하면 사특한 말이 입에 용납되지 않느니라.
제278조 특절(特節) : 특별한 절개
특절은 우뚝 솟은 높은 절개(節槪)를 말함이니, 그 기상(氣像)은 백설(白雪)에 청송(靑松)이요. 그 몸은 바다 위의 우뚝한 바위 같으니라.
제279조 명찰(明察) : 밝게 살핌
명찰은 엄하되 시끄러움을 밝히지 아니하며, 엄하되 흩어짐을 살피지 않음이니, 그러므로 밝은이는 사람의 시끄러움이 없게 하며, 사람의 흐트러짐이 없게 하느니라.
제280조 강유(剛柔) : 강하고 유함
성품이 강한 사람이 항상 엄하면 한 집안이 해체되고, 성품이 유한 사람이 항상 엄하면 육친의 마음이 이산(離散)되나니, 비록 강하고 엄하더라도 반드시 은혜롭게 하며, 비록 유하고 엄하더라도 은혜롭고 화평하게 하면, 강함도 없고 유함도 없게 되느니라.
제281조 색장(色莊) : 기색의 씩씩함
장이란 엄하면서도 윤택함이니, 기운이 엄하고 기색이 씩씩하지 않으면 노한 것 같고, 의리가 엄하고 기색이 씩씩하지 못하면 부탁하는 것 같고, 말이 엄하고 기색이 씩씩하지 못하면 의논하는 것 같으니, 안색(顔色)의 씩씩함이란 엄함을 일으키는 기틀이니라.
제282조 능훈(能訓) : 능히 훈계됨
스승이 엄하면 가르치지 않아도 그 제자들이 능히 스스로 훈계되어 엄숙하여지고, 부모가 엄하면 가르치지 않아도 그 자녀들이 능히 스스로 훈계되어 점잖아지고, 동리 어른이 엄하면 가르치지 않아도 이웃이 능히 스스로 훈계 되느니라.
제283조 급거(急祛) : 급히 물리침
성품이 엄하지 못하면 용기가 없고, 엄하면 용기가 있나니, 용기가 있는 사람은 착하지 못한 것을 보면 급히 물리치며, 믿지 못할 것을 보아도 급히 물리치고, 의롭지 못한 것을 보아도 급히 물리친다. 그러므로 엄(嚴)함이란 용기(勇氣)의 근원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