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맥후(脈候)
부삭맥(浮數脈)은 발열(發熱)에 응(應)하니, 발열(發熱)하지 않고 도리어 오한(惡寒)하며 통처(痛處)가 있는 듯 하면 창저(瘡疽)를 말한다.
홍대맥(洪大脈)은 혈실(血實) 적열(積熱) 창종(瘡腫)을 주(主)한다. 홍대(洪大)는 창저(瘡疽)의 병(病)이 진(進)하는 것이다. 농(膿)이 미성(未成)하면 마땅히 하(下)하여야 한다. 농(膿)이 궤(潰)한 후에 맥(脈)에 홍대(洪大)가 나타나면 난치(難治)이다. 만약 자리(自利)를 겸하면 더욱 흉(凶)한 후(候)이다.
삭맥(數脈)은 열(熱)을 주(主)한다. 부(浮)하면서 삭(數)하면 표열(表熱)이고 침(沈)하면서 삭(數)하면 리열(裏熱)이다. 모든 긴삭(緊數)의 맥(脈)은 발열(發熱)이 응(應)하나 도리어 오한(惡寒)하면 옹저(癰疽)이다.
중경(仲景)이 이르기를 "삭맥(數脈)이 불시(不時)에 나타나면 악창(惡瘡)이 생(生)한 것이다." 하였다. 또 이르기를 "폐맥(肺脈)이 삭(數)하면 창(瘡)을 생(生)한다." 하였다.
제창(諸瘡)으로 맥(脈)이 홍삭(洪數)에 이르면 그 내(內)는 반드시 농(膿)이 있는 것이다.
실맥(實脈)은 사성(邪盛)을 주(主)하니, 사기(邪氣)가 성(盛)하면 실(實)이다. 창저(瘡疽)에 이를 득(得)하면 하(下)할 수 있다. 구병(久病) 허인(虛人)이면 가장 기(忌)하는 것이니, 정기(正)가 사기(邪)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활맥(滑脈)은 대부분 양(陽)이고 혹 열(熱)이거나 허(虛)이다. 창저(瘡疽)에 이를 득(得)하면 농(膿)이 미성(未成)한 경우 내소(內消)할 수 있고 농(膿)이 이미 궤(潰)한 경우 탁리(托裏)하는 것이 마땅하다. 소위 '시(始)는 열(熱)이고, 종(終)은 허(虛)이다.'는 것이다.
산맥(散脈)은 혈허(血虛)이니, 표(表)가 있고 리(裏)가 없다. 창독(瘡毒)으로 농(膿)이 궤(潰)한 후에 맥(脈)에 홍활(洪滑) 조산(粗散)이 나타나면서 번통(煩痛)이 부제(不除)하면 난치(難治)이니, 정기(正氣)가 허(虛)하고 사기(邪氣)가 실(實)하기 때문이다.
또 이르기를 "지체(肢體)가 침중(沈重)하고 폐맥(肺脈)이 대(大)하면 폐(斃)한다." 하니, 부산(浮散)하고 무근(無根)한 것을 말한다.
장맥(長脈)은 양기(陽氣)의 충실(充實)을 주(主)한다. 상한(傷寒)에 이를 득(得)하면 한(汗)으로 해(解)하려는 것이다. 장(長)하면서 완(緩)하면 위맥(胃脈)이다. 백병(百病)에 이를 득(得)하면 모두 낫느니라. 따라서 이르기를 "장(長)하면 기(氣)가 치(治)하여진다." 하였다.
규맥(芤脈)은 음허(陰虛) 혈허(血虛)를 주(主)한다. 농(膿)이 궤(潰)한 후에 득(得)하면 마땅한 것이니, 맥(脈)과 병(病)이 상응(相應)하기 때문이다.
현맥(弦脈)은 간사(肝邪)를 주(主)한다.
옹저론([瘡疽論])에 이르기를 "현홍(弦洪)이 상박(相搏)하면 내한(內寒) 외열(外熱)로 창저(瘡疽)가 발(發)하려는 것이다." 하였다.
긴맥(緊脈)은 절통(切痛) 적벽(積癖)을 주(主)한다. 창저(瘡疽)에 이를 득(得)하면 기혈(氣血)이 유체(留滯)하고 사결(邪結)이 불산(不散)하니, 대부분 통(痛)한다.
단맥(短脈)은 허(虛)를 주(主)한다. 경(經)에 이르기를 "단(短)하면 기(氣)의 병(病)이다." 하니, 위기(胃氣)가 핍(乏)하기 때문이다. 창양(瘡瘍)으로 맥(脈)이 단(短)하면 진기(眞氣)의 허(虛)이다. 제병(諸病)에 나타나면 모두 난치(難治)이니 특히 공(攻)하면 안 된다.
삽맥(澁脈)은 혈허(血虛) 기삽(氣澁)을 주(主)한다. 창양(瘡瘍)이 궤(潰)한 후에 득(得)하면 무방(無妨)한다.
침맥(沈脈)은 음(陰)이다. 창양(瘡瘍)에 득(得)하면 사기(邪氣)가 심(深)한 것이다.
지맥(遲脈)은 양기(陽氣)의 부족(不足)을 주(主)한다. 창양(瘡瘍)에 득(得)하면 궤(潰)한 후에 저절로 낫느니라.
완맥(緩脈)은 무사(無邪)하니 장(長)하면서 완(緩)하면 백병(百病)에 모두 마땅한 것이다. 창양(瘡瘍)에 이를 득(得)하면 쉽게 나으니, 위기(胃氣)가 있기 때문이다.
약맥(弱脈)은 기혈(氣血)이 모두 허(虛)하고 형(形) 정(精)이 부족(不足)한 것을 주(主)한다. 대체로 창가(瘡家)의 맥(脈)이 침지(沈遲) 유약(濡弱)하면 모두 마땅히 탁리(托裏)하여야 한다.
미맥(微脈)은 허(虛)를 주(主)하니, 진기(眞氣)가 복(復)하면 생(生)하고 사기(邪氣)가 승(勝)하면 사(死)한다. 창양(瘡瘍)이 궤(潰)한 후에 미(微)하고 화(和)하면 나으려는 것이다.
세맥(細脈)은 양쇠(陽衰)를 주(主)한다. 창종(瘡腫)으로 맥(脈)이 세(細)하면서 침(沈)하면 리허(裏虛)로 증(證)이 변(變)하는 것이다.
허맥(虛脈)은 공(空)하면서 무력(無力)하니, 맥(脈)이 허(虛)하면 혈허(血虛)하고 혈허(血虛)하면 한(汗)을 생(生)하니 양기(陽氣)의 부족(不足)이다. 창양(瘡瘍)에 이를 득(得)하면 단지 마땅히 탁리(托裏)하여야 하니, 양혈(養血) 보기(補氣)하여야 한다.
연맥(軟脈)은 신(神)이 소(少)하니 원기(元氣)가 약(弱)한 것이다. 창양(瘡瘍)의 맥(脈)에 단지 허지(虛遲) 연약(軟弱)이 나타나면 전부 마땅히 보허(補虛) 배농(排膿) 탁리(托裏)하여야 한다.
뇌맥(牢脈)은 견강(堅强)하니, 음(陰)이 휴(虧)한 것이다. 나력(瘰癧) 결종(結腫)의 종류(類)에 진(診)하여 뇌맥(牢脈)을 득(得)하면 모두 내소(內消)할 수 없다.
결촉맥(結促脈)은, 음(陰)이 쇠(衰)하면 촉(促)이고, 양(陽)이 쇠(衰)하면 결(結)이다. 대체로 결촉(結促)의 맥(脈)은 기혈(氣血)이 모두 허(虛)하므로 말미암아 단속(斷續)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居)한다. 창양(瘡瘍)에 이를 득(得)하면 대부분 마땅히 탁리(托裏)하여야 한다. 그런데 평소에 품부(:稟)가 결촉(結促)한 경우도 있으니, 또한 당연히 유력(有力) 무력(無力)으로 그 허실(虛實)을 변(辨)하여야 한다. 실(實)하면 하(下)할 수 있고 허(虛)하면 보(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상의 옹저(癰疽)의 맥(脈) 22종(種)에서, 대체로 미(微) 약(弱) 허(虛) 세(細) 지(遲) 완(緩) 단(短) 삽(澁)은 반드시 기혈(氣血)이 모두 허(虛)하고 형정(形精)이 부족(不足)하니, 모두 당연히 보(補)를 쓰고, 탁(托)을 써야 하니, 함부로 공(攻)하면 안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부(浮) 활(滑) 현(弦) 홍(洪) 결(結) 촉(促) 등의 맥(脈)은 이 중에서 가장 의사(疑似)하니, 또한 전적(:全)으로 실(實)로 논치(論治)하면 안 된다. 반드시 형증(形證)을 상세히 살펴서 공(攻)하거나 보(補)하여야 잘못이 없을 것이다.
제씨(齊氏)가 이르기를 "창양(瘡瘍)의 증(證)에서 만약 그 후(候)를 진(診)하지 않으면 어찌 음양(陰陽)의 용겁(勇怯)과 혈기(血氣)의 취산(聚散)을 알겠는가?" 하였다.
또 이르기를 "맥(脈)이 홍대(洪大)하면서 삭(數)하면 실(實)이고, 세미(細微)하면서 삭(數)하면 허(虛)이다." 하였다.
하간(河間)이 이르기를 "맥(脈)이 침실(沈實)하면 그 사기(邪)가 장(臟)에 있고, 부대(浮大)하면 그 사기(邪)가 표(表)에 있다." 하였다.
입재(立齋)가 이르기를 "옹저(癰疽)가 궤(潰)하지 않았는데 맥(脈)이 먼저 약(弱)하면 어찌 수렴(收斂)하겠는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