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3세기경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한의학의 최고 원전인 "黃帝內經-上古天眞論"에 보면 여성의 일생에 대하여 생리적으로 변화하여 가는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여성은 7년(남성은 8년)을 주기로 생리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數理的으로 7은 少陽이 극도로 왕성한 數로서 陰陽論에서 "陽이 極하면 陰을 生한다"는 이치에 따라 여성은 陰性에 속함으로 여성의 일생은 7년을 주기로 生成과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여성의 일생은 대체로 소녀기, 청춘기, 성숙기, 갱년기, 노년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황제내경"의 기록과 대조하면서 여성생리의 변화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女子七歲 腎氣盛 齒更 髮長- -녀자칠세 신기성 치갱 발장- "여자 나이 일곱살이 되면 腎氣가 왕성하여 이를 갈고 머리털이 자란다." 여기서 우선 주목되는 것은 여성을 7세부터로 보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태어나서 7-8세에 이르기까지는 남녀를 불문하고 유아라 하다가 7-8세전후가 되면 비로소 소녀 혹은 소년이라고 성적인 구분을 한다. 소녀기는 유아기로부터 사춘기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으로 "황제내경"에서는 이 기간을 7세로부터 14세로 보고 있다. 이 나이가 되면 뇌하수체에 있는 내분비중추의 발육이 왕성하게 진행되어 성선자극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을 "황제내경"에서는 腎氣의 작용으로 보고 "腎氣가 왕성하게 된다"라고 말한 것이다. 뇌하수체의 기능이 왕성하여 성선자극호르몬이 생성되면 성선자극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남녀간에 막연하게나마 성에 대한 의식이 움트기 시작한다. "男女七歲 不同席"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 시기가 되면 남녀간에 수줍음을 타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녀기에는 아직 성기의 발육이나 기능이 불완전하고 전신의 성적징후도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二七而 天癸至 任脈通 太衝脈盛 月事以時下 故有子 이칠이 천계지 임맥통 태충맥성 월사이시하 고유자 "여자나이 2*7세 즉 14세가 되면 天癸가 이르러서 任脈이 소통하고 太衝脈이 왕성하게 되어 월경이 때를 맞추어 나오고 임신도 가능하다." 14세 전후를 사춘기라 하고 사춘기로부터 성숙기에 이르기까지를 청춘기라고 한다. 여성이 사춘기에 도달하면 최초의 월경이 개시되는데 이를 초경이라 말한다. 월경은 성숙한 여성의 자궁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출혈현상으로서 여성임을 나타내는 가장 객관적인 징표라고 할 수 있다.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이 분비되면 난소에서 난포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이 분비되며 이 들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난소에서는 배란이 이루어지고 자궁에서는 월경출혈이 일어나서 임신과 출산의 생식기능을 갖게 된다. "황제내경"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간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天癸라 함은 先天腎水의 뜻으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선자극호르몬에 해당하고, 太衝脈은 월경을 주관하는 經絡으로 난포호르몬의 기능에 해당하고, 任脈은 임신을 주관하는 經脈으로 황체호르몬의 기능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天癸가 이르러서 任脈이 통하고 太衝脈이 왕성하면 월경을 하고 임신도 가능한 것이다. 청춘기가 되면 이와 같은 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하여 성기는 발육하고 성차에 따른 여러 가지 특징들이 나타나는데 이를 성징이라 말한다. 성징은 크게 제1성징과 제2성징으로 분류한다. 1) 제1성징 : 청춘기에 성기와 성선에 나타나는 특징으로 여성은 자궁과 난소가 급속하게 발육하여 성숙기에 가까운 형태와 기능을 갖게 된다. 2) 제2성징 : 성기를 제외한 전신에 나타나는 특징을 말한다. 청춘기가 되면 청춘남녀는 서로 끌리고 애정의 감정이 싹터서 쉽게 결합하게 되는 등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의 징후들이 나타난다. (1) 여성은 체격이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하여 작으며 몸통은 키에 비하여 길고, 어깨는 좁고 허리는 커보인다. (2) 남성의 골반은 폭이 좁고 높아서 깔대기 모양인데 비하여 여성의 골반은 폭이 넓고 낮아서 대야모양을 나타낸다. (3) 여성의 피부는 얇고 부드럽고 연약하며 창백한 색깔을 나타낸다. 머리, 겨드랑이, 외음부 이외의 부위에는 거의 털이 없다. (4) 남성에 비하여 피하지방이 풍부하다. 특히 대퇴부와 엉덩이 부위의 피하지방이 발달하여 풍만한 유방과 함께 여성의 곡선미를 형성한다. (5) 근육은 부드럽고 유연하며 풍부한 탄력성을 지닌다. (6) 후두와 성대는 소아기의 상태를 유지하여 평생 높고 가는 여성스러운 음성을 계속 나타낸다. (7) 정신적으로 남성은 강건 활발하고 판단력이 날카로운 반면 여성은 온화하고 감수성이 강하며 암시성이 풍부하여 다소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나타낸다. 수치감과 강한 모성애도 여성의 특성중 하나이다.
三七 腎氣平均 故眞牙生 而長極 삼칠 신기평균 고진아생 이장극 "3*7세 즉 21세가 되면 腎氣가 평균하게 되고 어금니가 나서 크게 자란다." 여자 7세면 腎氣가 왕성하고 21세가 되면 腎氣가 평균하게 된다고 함은 무슨 의미인가? 위에서 腎氣라 함은 뇌하수체의 내분비기능에 비유한 바 있다. 뇌하수체의 내분비기능은 7-8세경에 서서히 시작하여 사춘기 즉 14세전후가 되면 왕성하게 되지만 청춘기 동안은 아직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이 균형있게 분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청춘기에는 배란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혹은 무배란성월경으로 주기와 양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21세 전후가 되면 뇌하수체의 성선자극호르몬과 난소의 난포호르몬(estrogen)과 황체호르몬(progesteron)이 균형있게 분비되어 배란과 월경이 모두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성숙여성의 정상적 성생리 현상이다. 여성의 성숙기는 약 30여년간 지속되는데, 한의학에서는 그 기간을 3 7세 즉 21세로부터 7 7세, 즉 49세까지로 보고 있다. "황제내경"에서는 이와 같은 생리현상을 腎氣平均이라는 말로 간명하게 표현하였다. 한의학에서 뼈는 腎의 영역에 속하고 어금니는 가장 마지막에 발육되는 뼈성분임으로 어금니가 나온다는 것은 곧 모든 골격의 성장과 발육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四七 筋骨堅 髮長極 身體盛壯 사칠 근골견 발장극 신체성장 五七 陽明脈衰 面始焦 髮始墮 오칠 양명맥쇠 면시초 발시타 六七 三陽脈衰於上 面皆焦 髮始白 육칠 삼양맥쇠어상 면개초 발시백 "4*7세 즉 28세가 되면 근육과 골격이 단단하고 머리털이 최고로 자라고 신체가 가장 풍성하고 튼튼하게 된다. 5*7세 즉 35세면 양명맥이 쇠약해지고 얼굴이 초췌하며 머리털이 빠지기 시작한다. 6*7세 즉 42세가 되면 삼양맥이 상부로부터 노쇠하기 시작하여 얼굴이 완전히 노쇠현상을 나타내고 머리털이 희기 시작한다." 여성은 21세를 전후로 하여 전신의 발육이 완성되고, 28세전후에 생리기능이 가장 왕성하며, 35세를 기점으로 서서히 노쇠현상이 진행된다. 그럼으로 여성의 결혼적령기는 21세로부터 28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陽明脈이 쇠퇴한다 함은 영양의 소화 및 흡수를 관장하는 脾胃의 기능이 쇠퇴한다는 뜻이다. 經絡學적으로 陽明胃經은 얼굴에서 시작함으로 양명맥이 쇠퇴하여 체내의 영양상태가 불량하면 우선 얼굴에 기미가 끼고 머리털이 빠지는 등의 증후가 나타나게 된다. 42세가 되면 삼양맥이 쇠퇴한다고 하였는데, 삼양맥이란 少陽三焦經을 말한다. 三焦라 함은 上焦 中焦 下焦의 뜻으로서, 상초는 순환 및 호흡기능이고, 중초는 소화 및 대사기능이고, 하초는 배설 및 생식기능이다. 이때부터 소위 갱년기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七七 任脈虛 太衝脈衰少 天癸竭 地道不通 故形壞 而無子也 칠칠 임맥허 태충맥쇠소 천계갈 지도부통 고형괴 이무자야 "7 7세 즉 49세가 되면 임맥이 허해지고 태충맥이 쇠퇴하며 천계가 고갈하여 지도가 불통함으로 형체가 무너지고 아기를 가질 수 없게 된다." 삼양맥이 쇠소하기 시작하는 6 7세 즉 42세경부터 난소와 성기가 위축되기 시작하여 배란이 불규칙하게 되고 월경불순이 일어나다가, 7 7세 즉 49세 전후가 되면 천계가 고갈하고 임맥과 태충맥의 기능이 쇠퇴하고 地道가 불통하게 된다. 여기에서 地道라 함은 성기의 기능을 말하는데, 성기가 기능을 상실하면 월경이 폐지되고 생식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 때를 월경폐지기 혹은 폐경기라 말한다. 월경폐지기가 되면 난포호르몬의 급작스러운 감퇴로 각종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소위 갱년기장애라고 말한다. 갱년기장애는 갱년기 여성의 약 75%에서 나타나고 그 중 약 20%는 치료를 요하며 평생동안 시달림을 받는 여성도 약 5%에 달한다고 한다. 갱년기장애는 크게 전신 증상과 국소 증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신 증상이란 안면홍조, 발한, 냉증, 불안감 등 자율신경 실조증상을 말하고, 국소 증상이란 성기의 위축으로 인한 장애와 뼈, 피부, 비뇨기 등의 증상을 말한다. 9월경이 폐지되고 대부분의 갱년기 증상들도 소실되면 사실상의 노년기가 시작되는데, 노년기에 접어들면 성기는 급속하게 위축되고 2차성징도 사라져서 남녀간에 성차에 따른 특성들은 점차 없어져서 생리적으로는 소녀기 이전의 상태를 닮아가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