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한가위 차례(茶禮)와 법정 공휴일(후)
음력 8월 15일 한가위(추석 秋夕)는 수확을 앞두고 풍년을 기원하며 조상에 제사를 올리는 날로, 1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을 맞이하는 한민족의 명절이다.
신라시대 길쌈놀이인 가배(嘉俳)에서 유래하였는데 가배는 ‘가운데’라는 뜻으로 크다는 뜻의 <한>이 붙어 <한가위>가 되었다. 우리 속담에 ‘한가위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爲之語曰, 加也勿, 減也勿, 但願長似 嘉俳日)’고 한 것은 풍성함을 즐긴 백성의 마음이 들어있는 큰 명절이다.
추석의 명칭은 예기(禮記)의 ‘조춘일 추석월(早春日 秋夕月)’에서 나왔다. 중추절은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 3달로 나누어 8월이 그 가운데 있어 붙인 이름이다.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법정 공휴일로 한가위 당일만 공휴일로 지정했다 1986년에 추석 다음 날도 공휴일에 포함되고, 1989년 추석 전날까지 3일 연휴가 되었으며, 2013년부터는 대체 휴일 제도가 시행되었다.
추석명절(秋夕名節) 차례 상에 올리는 과일에도 조(棗 대추), 율(栗 밤), 이(梨 배), 시(柿 감)에는 심오한(深奧)한 뜻이 있다.
대추나무는 암수가 한 몸이고, 꽃 마다 대추가 열려 헛꽃은 없으니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추씨는 통씨라 절개(節槪)를 뜻하고 순수한 혈통과 자손(後孫)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에 대추의 색이 용포(龍袍)를 상징하고 씨도 하나이고 큰 것이 특징이라 왕을 뜻한다. 왕이나 성현(聖賢)이 될 후손을 기대하고 혼백(魂魄)을 왕처럼 귀히 모신다는 자손들의 정성을 담고 있다.
밤나무는 땅 속에 씨 밤이 썩지 않고 생밤인 채로 달려 있다가 밤이 열리고 난 후에 씨 밤이 썩는데 자신의 根本을 잊지 말라는 것과 자기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하기 때문에 위패(位牌)를 밤나무로 만든다. 밤 한 송이에 알밤 세 톨은 3정승(政丞 ; 領議政, 左의정, 右의정)을 의미한다.
배는 껍질이 누렇기 때문에 황인종을 뜻하고, 오행(五行)에서 황색은 우주의 중심이고 흙의 성분(土)인 것으로 민족의 긍지(矜持)를 나타낸다. 배의 속살이 흰 것은 백의민족의 순수함과 밝음을 나타내 제물(祭物)로 쓰고 씨 6개는 6조六曹(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판서(判書)를 의미한다.
감씨를 심으면 고욤나무가 나서 감나무를 잘라 접을 붙여야 감이 달리는데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감씨 8개는 8도 방백(관찰사, 감사)를 뜻한다.
차례상(茶禮床)의 주된 과일로 대추, 밤, 배, 감이 오르는 것은 상서(祥瑞)로움, 희망, 기원, 위엄(威嚴), 벼슬을 나타내는 전통적 과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