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내가 만든 비싼 백화고를 과연 누가 먹을 것인가' 라는 비판적 물음과 '내 힘든 노동의 가치에 어떻게 스스로 보답할 것인가' 하는 보상심리/수지타산/채산성의 문제 사이의 이율배반에 대해서 두서없이 언급한 적이 있다(http://vasseau.blog.me/30115592287, 표고의 등급과 가격 (& 내 생각), 2011/08/14 05:13). 그러나 백화고의 가격이 일반표고의 10배가 넘는 상황에서(흑화고는 백화고의 절반 정도의 가격; 구체적인 가격표는 위 링크를 참조), 솔직히 생산자의 입장에서 백화고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우연히 '백화고 만들기의 조건'을 알려주는 글 하나를 이웃 블로그에서 발견했다(http://blog.naver.com/ohjunho1004/140095431649, 중국 화고 표고버섯 재배방법, 2009/11/22 14:40). 아주 훌륭한 자료로 보이는데, 너무 긴 글을 스크랩만 해다두면 나중에 읽지않을 듯해서, 미리 세심히 읽어보고는 정리를 해본다. 글은 주로 톱밥배지재배를 기준으로 설명을 하고 있기에, 내게 해당되는 원목재배에 원용 가능한 일반적 원칙들만을 간단히 발췌/요약 하도록 한다. 대부분의 문장은 원문의 것을 그대로 살렸고, 내가 몇 마디 추가한 것도 있다. 그림은 안 퍼져서 다른 좀 먼 곳(장사꾼이 아닌 생산자의 블로그)에서 훔쳐왔다(http://blog.daum.net/younhe/17354290).
1. 화고는 균열의 정도에 따라, '천백(天白)', '백화(白花)'로 나눈다. [백화고가 비를 맞으면 흑화고가 됨.]
2. 화고형성의 원리 : 화고를 결정하는 요소는 공기중의 상대습도이고, 버섯갓 발육의 두께는 온도와 관계가 있으며, 버섯갓 무늬의 깊이는 일조량과 관계가 있다.
1) 상대습도: 갓의 균열 요건
적당한 표고버섯 발육온도 하에서 비교적 낮은 공기 상대습도(50%∼75%)일 경우 모두 화고가 될 가능성이 있다(온도는 화고의 선결요건이 결코 아니다). 표고버섯 자실체가 정상으로 발육하는데 적합한 공기 중 상대습도는 85%∼90%이지만, 기온이 8∼12℃일 때 당일 평균 상대습도는 62%∼75%인 것이 화고무늬의 형성에 유리하다.
만약 몇일 동안 상대습도가 계속해서 비교적 높은 정도를 유지한다면(80%이상), 화고무늬형성은 아주 어렵다. 이때, 온도를 좀 낮추어도 역시 화고를 만드는 것은 어렵고, 두터운 버섯이 되어버린다. 이와 반대로, 만약 기온이 비교적 높으면(18℃), 비록 공기 중 상대습도가 좀 낮아도 역시 우수한 품질의 화고를 만들기는 힘들다(이런 측면에서 온도도 화고 형성에 중요한 요소이다).
2) 온도: 갓의 두께와 향기를 결정
저온성 버섯 생장온도 범위는 6∼20℃이고 생장에 적합한 온도는 7∼15℃이다. 온도가 6∼12℃ 범위 내에서 온도의 하강에 따라 화고 발육은 느려지고, 버섯갓 내의 버섯 조직이 튼튼해져 향기도 갈수록 짙어진다. 화고는 아름다운 무늬 외에도 풍부한 향기가 있어야 상등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이외에 자실체 발육의 중후기에 만약 연속해서 3∼4일 동안 일교차가 14℃ 이상이면 곧바로 갓이 갈라터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온도차이가 클수록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버섯갓의 무늬 역시 갈수록 선명해져 마지막에는 '대백(大白)'화고를 만든다. 만약 비교적 낮은 기온(8∼15℃)·비교적 큰 온도차(8∼10℃)·비교적 낮은 공기중 상대습도(62%∼72%)에서라면, 우수한 품질의 '대백(大白)'화고, 나아가 '천백(天白)'까지도 만들 수 있다. 비교적 낮은 기온하에서는 균사생장속도가 비교적 느리므로, 짧은 기간(1∼2일)동안 가랑비가 와도 백색 무늬가 유합하여 사라지는 경우는 없다. [표고버섯은 변온결실성 균류이다. 일반적으로 저온형 균주는 발이시 비교적 큰 낮과 밤의 온도차(7∼10℃)를 필요로 하고, 중온형 균주의 온도차 폭은 적어도 5℃ 이상이어야 한다.]
3) 일조량: 버섯갓 무늬의 깊이를 결정
통상적으로 표고버섯발육에 적합한 일조요구량는 '삼양칠음(三陽七陰)'이다. 만약 화고재배가 목표이면 낮은 상대습도와 높은 일조강도의 환경을 만들어 버섯갓 표면의 수분증발에 유리하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표고버섯 재배에 적합한 빛의 강도는 400∼600룩스이나 화고재배에 적합한 일조강도는 1,500∼2,000룩스까지 증가한다.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은 일조강도는 자실체의 발육에 따라 점차 증가한다. 만약 어린 버섯 단계에서 일조강도가 너무 지나치면 버섯자실체의 수분증발이 너무 빨라 죽어버린다. 재배초기에는 '삼양칠음(三陽七陰)'이 요구되고, 후기에는 '칠양삼음(七陽三陰)'이 요구된다.
일조량의 조절은 기온에 따라야한다. 기온이 10℃로 저하되면 일조량을 칠양삼음(七陽三陰)으로 하여 재배사내의 온도를 상승시킨다. 기온이 15℃에 이르면 재배사 내의 일조량을 반양반음(半陽半陰)으로 한다. 반대로 온도가 20℃에 접근하면 덮개를 덮어 재배사 내를 삼양칠음(三陽七陰)으로 조절하여 목적 온도까지 낮춘다. 결국 일조량의 자극하에 화고 자체의 조직이 조밀해지고, 균열이 깊어져 순백색 화고를 형성한다.
3. 화고재배의 장소적/재배사의 조건 : 화고 재배장소는 고해발의 탁트인 지세, 좋은 통풍, 충분한 광선, 긴 일조시간, 수원에 가까우며 배수가 잘되는 곳이 좋다.
1) 해발고도 : 상대습도와 온도와의 상관관계
해발100m씩 올라갈 때마다 온도는 0.6℃씩 내려간다. 그러므로 고품질의 화고를 얻기 위해서는 해발 750m∼850m의 고해발 지방을 택한다. 그러나 고해발지방의 경우 해발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기중 상대습도도 따라서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산 정상의 상대습도가 산기슭보다 3%∼4% 높게 나타나는데, 습도가 너무 높으면 화고 생산에 불리하지만 이것은 하우스 내의 통풍을 조절해서 해결할 수 있다. 반면 고해발 지역에서는 주야 온도차가 커서 화고형성에 유리하다. [이런 측면에서 내가 곧 이사가서 버섯농장을 만들 서운마을(영월 수주 운학3리)은 치악산(1282m)과 사자산(1120m)/백덕산(1350m) 사이에 있는 해발 500m의 골짜기로 화고를 위한 장소적 조건은 어느정도 충족한다고 봐도 되겠다.]
2) 통풍 : 화고재배를 할 장소를 선택할 때 지세가 넓고 평탄하여 사면이 막힘없이 바람이 통하는 지방을 선택해 버섯재배사를 짓는 게 좋다. 공기가 비교적 잘 통하는 것과 더불어 일조의 시간을 늘일 수 있으면 재배사내의 공기 상대습도를 내리는데도 유리하다. 만약 버섯재배사 안의 공기 유통을 좋게하면 버섯갓 표면의 수분 증발 속도가 증가하여 버섯갓 표피를 건조시켜 화고 형성에 유리하다. 설령 버섯재배사 내의 공기상대습도가 비교적 높을 때라도 적당하게 바람만 불면 쉽게 화고를 만들 수 있다. 미풍이 화고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 특히 서북풍(2∼3급)이 재배사 안의 공기의 상대습도를 저하시키고, 버섯갓의 표면 수분증발을 가속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만약 어린 버섯 단계에서 바람이 지나치게 불면 어린 버섯이 쪼그라들어 버섯덩어리가 된다. 일반적으로 버섯재배사의 길이는 20m를 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종종 버섯재배사 중간의 통풍이 불량하게 된다.
3) 토질 : 화고 재배장소의 토질은 사양토가 좋다. 이런 종류의 토질은 재배시설 내의 지하수위를 낮추는데 유리하므로 재배시설 내의 공기상대습도 역시 비교적 낮다. 규모있게 재배한다면 불도저로 평평하게 밀은 장소에 세운 버섯재배장은 종종 메운 토지보다 비교적 건조하지만 실제의 지면은 습기가 차기 쉽다. 재배사 바깥 둘레에 깊은 배수구를 파서 지하수위를 낮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