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제3회] 돌 원숭이 도를 깨치다
남선부주로 향한 미후왕의 바다 여행길은 운수도 좋았다 .
뗏목에 몸을 실은 이후로 연일 세차게 몰아치는 동남풍이 그를 서북으로 서북으로
밀어주어 바다건너 저쪽 기슭까지 실어갔다.
거기가 바로 남선부주의 땅이었다. 삿대로 물 깊이를 재어보니 물이 얕은지라
미후왕은 뗏목을 버리고 뭍으로 뛰어올랐다.
해안에서는 사람들이 고기를낚고 조개를 줍고 기러기를 잡고 소금을 졸이고 있었다.
미후왕은 한 꾀를 생각해내어 그들이 일을 하는곳으로 가면서
흉측하고 괴상한 얼굴을 지어보였다.일그러진 원숭이의 얼굴을 보고 사람들은
기겁을 하여 광주리며 그물을 팽개치고 산지사방으로 달아났다.
미후왕은 그중 꼼짝못하고 떨고있는 사람을 하나 붙뜰어서 옷을벗겨
사람들이 입은 것처럼 입었다. 그러곤 시치미를 뚝떼고 흔들흔들
크고 작은 마을들을 지나면서 인간의 예의와 말씨를 배웠다.
미후왕은 선불 신성의 도를 묻고 불로장생의 묘법을 얻을 기나긴 여행을 계속했다.
그런데 인간들은 명리에만 정신이 빠져 있을뿐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미후왕은 선도를 얻으려고 돌아다녔으나 연분이 없어 거룩한 스승을 만나지 못한채
남선부주 에서 동분서주하며 크고 작은 거리들을 편력하는 가운데 어언 팔구년의
세월을 허송하였다.
그래서 이바다 저쪽에는 신선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서양대해에 당도하자 앞서처럼
뗏목을 매어 서해바다에 띄우고 곧추 서우하주로갔다.
육지에 올라 오랫동안 신선을 찿아 헤메다가 어느날 경치가 좋은 어느 산아래에 이르렇다
그 산기슭에는 숲이 울창하였다. 이리와 범이 있은들 겁날게 무어랴
미후왕은 산 꼭대기로 올라갔다. 과연 그산은 명산이었다..
금강산의 경치를 대신 설명하면 딱맞을 경치니 이것은 시간상 중략...!
한참 산 경치를 구경하고 있는데 숲속에서 사람소리가 들렸다.
걸음을 다그쳐 나뭇가지를 헤치고 숲속에서 들으니 그것은 노랫소리였다.
산속에사는 이몸 나무해서 살아가네 /
바둑구경 하는 새에 도끼자루 썩었노라/
도끼자루 썩어도 그만두지 못하여 /
나뭇단 걸머지고 골짜기를 나왔노라 /
나무팔아 술 사먹고 미친듯이 즐기어라 /
이끼낀 오솔길에 가을이 깊었거늘/
달을 마주하고 솔뿌리 베게삼아 /
한잠 자고나니 날이 활짝 밝았구나/
히히히
우리님들 좋아할 노래는사랑타령 트로트나 락 이래야지..
요건 노래같지 않아 일단 중략...
"신선이 원래 여기에계셨구나.!"
미후왕은 노랫소리를 듣고 사뭇 흥분되어 숲속으로
뛰어가 자세히보니 첨지를 닮은 거덜난 나뭇군 한사람이
도끼를 휘둘러 나무를찍고 있었다.
미후왕은 그의 앞으로 다가가 아는체를 했다.
"신선님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를 받으십시요" 요랬다.
나뭇꾼은 황망히 도끼를 놓고 이쪽으로 돌아서 답례를 했다.
"에구~! 천만의 말씀..
끼니거리가 없어 나무나 해먹고 사는 사람에게 신선이라니요?"
"신선이 아니라면 어떻게 신선의 말을하시요?"
"누가 신선의 말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내가 방금 숲가에서 들으니 당신께서 만나는 사람은 신선이 아니면 도인이라
조용히 앉아서 황정이나 읽을까 하더이다.
황정이라면 신선이 외는 도교의 진언을 말하는게 아닙니까?"
"신선이 아니고서야 그런말씀을 하실리가 있습니까?"
나뭇군은 웃었다. "그 노래는 만정방 이라는건데 어느 신선에게 배웠지요.! "
"그 신선은 우리 이웃에 살고 있습니다.
내가 살림이 구차해서 늘 근심에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답답할 때 이노래를 부르면 괴로운 생각도 없어지고
기분이 상쾌해 진다면서 가르쳐주었습니다
오늘 기분 나쁜일이 있어 이노래를 불렀는데 당신이 들었구려"
"당신은 그분의 이웃에 산다면서 왜 그분의 제자가 되지 않습니까?
수행하여 불로장생의 비법을 배우면 얼마나 좋습니까?
"팔자가 좋아야 장생법을 배울 재미가나지요!
부모님은 나를 아홉살까지 길러주셨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알만하니 아버지가 덜컥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홀어머니 밑에 난 형제도 없는외톨이랍니다.'
나이드신 어머니 봉양하기도 힘든데 어떻게 불로장생 공부를합니까?"
"알고보니 당신은 효자로구려.
그런 정성만으로 나중에 틀림없이 좋은 보답이 있을것이요.
그 신선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주시구려."
"여기에서 멀지않습니다
영대방촌산 속에 사월 삼성동이라는 동굴이 있습니다'
그속에 수보리조사라는 분이 사십니다요.
그분한테 가르침을 받은 제자는 수도없이 많지요.
지금도 삼사십명이 수업하고 있습니다.
저기에 오솔길을 따라 삼사십리 가면 그분의 자택이있습니다"
미후왕은 나뭇꾼의 팔을 덮석잡았다.
"노형 그분의 집을 안내해주십시요.
잘 되면 그은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사람이 이리말귀를 알아듣지 못하시나 내가 형씨를 인도하고 가면
내 장사는 어쩌고 어머님은 누가 봉양을 한답니까?
그러니 혼자 찾아가시구려"
이래서 미후왕은 나뭇군과 작별하고 일러준대로 숲을 빠져나가 칠 팔리쯤 갔다.
고개하나를 넘어 과연 동굴이 하나보이는데 목을 빼어 들고보니 과연 별천지였다.
동굴의문은 꽉 닫힌채 인적이라고는 없었다.
돌아보니 벼랑끝에 비석이 하나 서있었다.
높이는 삼십척이고 너비는 팔척이 넘는다
요걸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높이가 10미터에 가깝고
넓이가 넓이가 2미터 오십센치 정도라는거다.
비면에는 "영대방촌산 사월 삼성동" 이란
글자가 큼지막하게 적혀있었다.
미후왕은 여간 기쁘지가 않았다.
"이고장 사람들은 정말 정직하구나 과연 동굴이있다"
이렇게 말하며 동굴의 문을 두두릴 용기가 나지를 않아
원숭이 답게 소나무위에 올라가
솔씨를 까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조금있으니까 동굴문이 삐그덕하며 열리더니 동자하나가 나왔다.
실로 풍체도 좋거니와 생김새도 옥골이요. 속인과는 판이한 모습이었다.
기다리던 미후왕이 폴짝 나무위에서 뛰어내리는데
그 방정맞은 모양에 웃음이 절로난다
...............................요기서 다음 제4회로.............................
첫댓글 서유기 제3회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