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으로 1박 2일 새해 여행을 나선다.
학생해양수련원 콘도에 착한 가격으로 머물 수 있어 자주 들렀던 곳이다.
고흥에는 갈만한 곳이 제법 있다.
가장 즐겨 찾았던 곳이 거금대교.
2km 정도의 다리 아래 층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할 수 있는 도로가 놓여져 있다.
거금휴게소에서 성능 좋은 자전거를 무료 대여한다.
거금대교를 지나 임도를 거치면 소록도까지 갈 수도 있다.
오르막길이 힘들어 잠시 끌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소록도를 가고 싶다면 자전거를 활용해도 된다.
물론 소록도 입구에 자전거를 세워 두고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편백나무 가득 한 편백치유의 숲도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갈 수 있도록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지붕없는 미술관이라 칭하는 연홍도
5분 남짓이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섬 연홍도에 다다른다.
항 입구 식당에선 마을 주민들이 맛있는 상차림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마을 담벼락엔 갖가지 예술작품들이 걸려지거나 놓여지거나 그려져 있다.
소라, 조개, 전복 껍데기 등 바다에서 나는 것들과 어부들이 사용하는 도구들을 재활용한 작품들이 많다.
한 바퀴 휘 돌 수 있는 둘레길도 있다.
길 끝에 위치한 미술관 겸 카페에서는 입과 눈을 즐겁게 한다.
봄이면 활짝 피어나는 쑥섬
낮은 산 꼭대기에는 고양이 조형물과 함께 갖가지 꽃이 피어난다.
봄이면 가볼만한 곳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나로도 우주센터, 우주과학 박물관 등 우주에 관한 지식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참 많다.
우주발사 전망대에서는 360도 회전하는 테이블에서 느긋하게 차를 한 잔 해도 좋다.
천둥산에 있는 비자나무 숲 금탑사도 가볼만 하다.
고즈넉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와 여느 절집과는 또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 곳이다.
그리고 오르기 쉽지 않지만 다도해를 펼쳐 보여주는 팔영산
열거하다 보니 그동안 고흥과 참 친하게 지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길에 선택한 곳은 처음 가는 거금생태숲
거금도 일주를 할 때 눈여겨 보았던 곳이다.
입구부터 가로수와 산책로가 반듯하게 잘 가꿔져 있다.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먼나무와 붉은 잎을 내밀고 있는 홍가시나무가 어우러져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금세 숲 사랑 홍보관이 나온다. 겨울이어선지 숲을 찾는 사람이 없다. 홍보관도 그다지 시선을 끌지 못한다.
곁으로 졸졸졸 들리는 계곡물 소리
어라, 계곡의 널찍한 암반들이 눈길을 붙든다.
한 덩어리인 듯한 바위들이 길쭉하게 이어지며 계곡을 만들어 내고 있다.
흐르는 물은 별 보잘 것 없지만 암반은 여름 비오는 날 물썰매를 탈 수 있을 정도로 크고도 넓다.
쉼터에서 이정표를 확인하고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잎들을 모두 떨구어 내고 앙상한 가지만 남긴 나무들이 빽빽히 들어 서 있다.
잎들이 자라면 무척이나 무성한 숲이 되리라.
적대봉 품안에 파묻힌 숲은 참 따뜻하다.
매서운 바닷바람에 단단 무장했던 옷들을 벗어 굴비 엮듯 들고 간다.
구름다리를 지나 캐노피 하이웨이로 접어 든다.
정말 하이웨이 맞다.
나무 계단을 올라 살짝 데크를 걷게 하는 길이 계속 반복된다.
그 길이 무척이나 재밌다.
점점 정상으로 향해 간다.
사이 사이 보이는 다도해는 맑은 날이라면 발길을 붙들고 멍때리기를 시킬 것 같다.
아쉽게도 오늘 하늘은 미세먼지 잔뜩 머금고 희뿌옇게 찌푸리고 있다.
정상에 가까워지니 바람이 거세진다.
웃옷을 걸쳐 입고 전망대에 도착
이곳에 오른 이들의 소원을 담은 돌들이 켜켜이 겹쳐 탑이 되어 있다.
역시 흐리다,
내려 오는 길 경사가 가파르다.
돌들이 무척이나 많은 산인가 보다.
등산로가 거의 90% 이상 돌들로 이루어져 있다.
등산화로 갈아 신고 오기를 정말 잘했다.
크기가 제각각인 돌들이 만들어 준 계단을 걷기도 하고 무릎의 안전을 위해 살짝 살짝 에둘러 만들어 놓은 매트길을 따라 걷기도 하며 내려 온다.
이곳은 반드시 구름다리 쪽을 향해 먼저 걸어야 할 것 같다.
반대 방향은 무척이나 거칠다.
생각보다 짧은 한 시간 남짓의 산행이었지만 거금생태숲의 위로와 힐링은 최대치였다.
첫댓글 고흥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군요.
고흥하면 45년전 군 말년에 간첩 잡으러 작전 나가서 2달간 산을 헤맬 때 동네분들이 친절하게 대해 주던
인심 좋은 곳이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간첩, 으스스한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