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Headlight]
세상과의 연결고리; 해시태그
사회부 정기자 손희정
세상이 #(샵)으로 연결되고 있다. 단어 앞에 그저 간단히 #을 붙임으로써 우리는 같은 관심사, 또는 특정한 일상을 공유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과 하나로 묶일 수 있다. 과거에 숫자표시 또는 단순한 기호에 그쳤던 기호 #은 현재 온라인에서 ‘해시태그’라는 새로운 명칭을 얻었다. 그리고 지금, 해시태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널리 쓰이는 단어 탑5에 이름을 올렸다.
해시태그는 게시물에 일종의 꼬리표를 다는 기능으로, 특정 단어 또는 문구 앞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데 묶을 때 사용한다. '#' 뒤에 특정 단어를 넣어, 그 주제에 대한 글이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음악에 대한 글이라면 '#MUSIC'을 입력하는 것이다.) 해시 기호 뒤 문구는 띄어 쓰지 않으며 띄어 쓸 경우 해시태그가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는 이제 해시태그로 정보를 손쉽게 검색하고, 접하고, 올린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해시태그가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2007년, 8년 전, 크리스 메시나의 ‘#를 써서 정보를 묶는 걸 어떻게 생각해? #바캠프[메세지]라는 식으로 말이야’ 라는 한마디 트윗이 세상을 바꾸었다. 그는 트위터로 쏟아지는 정보가 흩뿌려지는 점을 안타까워해 해시 기호를 써서 특정 주제를 묶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기존 검색 툴보다 타겟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바로 쓰이지는 않았다. 이른바 ‘기술 덕후’들이나 쓸법한 기능이라며 사람들은 해시태그를 허투루 봤다. 그러나 몇 년 후, 트위터가 모든 해시태그에 공식적으로 링크를 걸어 놓음으로써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들이 해시태그를 도입해 쏠쏠한 이득을 보자 유투브, 텀블러, 페이스북 등 많은 SNS가 너도나도 해시태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시태그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그것의 용도 또한 다양하게 발전했다.
#마케팅용도로의 해시태그
‘해시태그를 잡는 자가 승자가 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시태그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한 분야 중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 분야는 마케팅 분야이다. 이는 해시태그를 통해 브랜드 메시지를 확산시키거나 캠페인, 이벤트 등을 전개함으로써 주로 이용되며 빠른 바이럴 효과를 지녔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광고 플랫폼인 RadiumOne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해시 태그를 주로 이용하는 경우에 대해 34%가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브랜드 카테고리를 검색할 때’ 였고, 10%가 ‘기업 프로모션이나 소셜미디어 이벤트 시’라고 답했다. 또한 총 응답자의 10분의 7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해시태그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이제 해시태그는 그 활용에 있어 중요한 수단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 문화적 현상을 반영하는 해시태그
지난 해, 파리 도심 한 가운데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일어난 테러로 인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종교, 정치, 경제 등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일반인들이 테러로 목숨을 잃자 전 세계에서는 이를 추모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벌어졌다. 그리고 그중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PrayForParis’ 라는 해시태그를 활용한 추모 행렬이 큰 화제가 되었다. 파리 테러 참사처럼 다수의 인명이 희생되거나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 해당 국민을 위로하고 상처를 보듬어주기 위한 인터넷 공용어로 '#PrayFor'라는 해시태그가 널리 쓰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네팔이 슬픔에 빠졌을 때에도 전 세계인들은 ‘#PrayForNepal’ 이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소셜 분석 사이트 ‘탑시(TOPSY)’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14일 하루 동안 '#PrayforParis'는 트위터 상에서 무려 228만 2천 건이나 언급되었다고 한다. 해시태그라는 단순한 문장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_놀이현상
해시태그가 늘 무거운 정치적, 사회적 이슈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Selfie, #OOTD(outfit of the day)와 같은 유희적인 요소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인스타그램의 대표적 문화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유독 오스카상과 인연이 없는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에게는 #poorleo(불쌍한 레오), #GiveLeoAnOscar(레오에게 오스카상을 줘라)라는 재치있는 해시태그를 달아 위트와 애정을 함께 보냈다. 해시태그를 처음 만든 크리스 메시나는 해시태그의 본래 역할을 강조하며 “해시태그는 애매모호하거나 너무 길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일부러 해시태그의 기능적인 면을 해치며 재미를 찾는다.
과연 이것들이 무슨 대단한 변화를 이끌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생산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겠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예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해시태그가 포함된 트윗은 그렇지 않은 트윗보다 두 배 이상 더 많은 리트윗이 일어난다고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공유와 공감의 확산이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기업이 마케팅에 해시태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전 세계의 연결고리인 해시태그. 지금은 해시태그의 시대이다. 해시태그를 처음 만든 창시자 크리스 메시나도 전 세계 사람들이 이렇게나 해시태그를 많이 사용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해시태그가 우리 사회의 하나가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해시태그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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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주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