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엄마는 반복된 만족 경험으로 획득된 대상이다. 불안은 그 대상 상실 위험에 대한 반응이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불안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한다. “불안은 위험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 자아가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만들거나 그 속으로 도피한다면 주체는 그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제2부 제4장_상호적 정체화
라캉 정체화의 첫 장르는 프로이트의 ‘됨의 정체화’에 근거를 둔다. 왜냐하면 우울증 환자가 나르시시즘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따르듯이, 망상증 환자는 나르시스적 고착점에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캉은 양가감정을 설명하기 위해(나르시시즘에 병행하는) 상상적 매듭을 구축한다. 망상증 환자에게 대상에 대한 사랑은 자아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 그가 나르시스적 대상을 사랑하면 할수록 그 대체 대상을 미워한다. 제3부 제2장_첫 번째 장르의 정체화
불안은 오브제 a 앞의 불안이다. 그 결과 불안은 향락의 신호이자, 오르가즘의 신호로 이해된다. 불안을 만드는 것은(욕망의 주체가 사망했다는 측면에서) 향락에 근접함을 뜻한다. 오브제 a의 출현에서 아이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엄마의 젖의 부재가 아니라 그것의 다가옴이다. 제3부 제4장_세 번째 장르의 정체화
루터에게 있어서 원의의 상실은 거울 단계 이론에 비교할 만하다. 거울 단계 전에, 아이가 상상적 신체와 실제 신체를 혼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의가 박탈된 사람은 고유한 본성과 부여된 성품을 구분하는 데 다다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온전하지 못한 인간은 원의의 소멸과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상호 부조화된다는 점을 알지 못한다. 인간이 실상과 허상의 이중화를 모른다는 사실을 유념한 라캉은 이러한 인식을 근거로 ‘광기’를 연구한다. 에라스무스식 자유의지가 스콜라학의 인간학의 토대였듯이, 인간에 대한 라캉의 인식이 첫 번째 장르의 정체화의 근거를 이룬다. 결과적으로 죄에 대한 이론은 ‘모호한 지성’이 망상증적인 인식을 하는 한, 우리들의 고찰에 스며 있는 인간계의 존재론적 구조를 따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우리가 이상적 자아로서 자기 아빠를 관망하는 아이의 태도를 검토했듯이, 죄인은 자기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되고자 한다. 이 의미의 틀 속에서 에라스무스는 구원을 위해 하나님과의 좋은 협력자로서 해석되는 자유의지의 인간을 이해한다. 그러나 루터는 스콜라 신학자들에 의해 펼쳐진 “굽은” 사상에 저항한다. 우리 생각으로는 인간이 하나님이 되고자 한다는 에라스무스식의 생각은 상상적 아버지를 말하는 정신분석학적 생각과 유사하다. 그 증거로 “인간은 그 자신이 신이 되고자 한다.” 제4부 제2장_ 루터에 의한 「자유의지에 관하여」 분석
정신의학자이자 정신분석가인 라캉은 인간의 ‘정신 차원’을 ‘3위체’로 구분한다. 이는 ‘지·정·의’라는 정신 기능과는 다르다. ‘3위체’는 인간 정신이 대상과 관계를 맺는 발달 과정에 논리적 순서로 나타난다. 누가복음 7장 36-50절은 ‘시몬’의 ‘집’에서 ‘향유’를 ‘예수’께 ‘붓는’ ‘한 여인’의 사건이다. 이 본문의 핵심은 여인이 저지른 ‘사건’이다. 이 사건을 통해 ‘주체’가 드러난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는 여인의 주체가 예수로 하여금 말씀하게 하며, 그 말씀에 의해 주체로서 예수 스스로의 참모습이 드러난다. 초대받은 불청객 예수는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드러낸다. 예수의 내면은 뫼비우스의 띠가 안과 밖의 이어짐으로 된 것처럼 ‘빚’이 ‘죄’로, ‘극진히 사랑함’이 ‘죄 용서 받음’으로, 이것과 저것이 이어진 것으로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