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감상.성실한나라의앨리스(2015)
: 윈드보스
: 2015.9.8.
이 영화는 굳이 보려고 했던 작품은 아니지만, 우연찮게 다른 보려고 했던 작품과 함께 달려서 들어왔다.
어차피, 인도에서 굳이 할 것도 없는데, 들어온 영화를 내치는(?) 건 좀 아니다 싶어서 잠시 짬을 내서 봤다.
영화를 보면, 왜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는지를 알게 된다.
작품성이나 뭔가를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으나, 이 영화의 전반적인 구조가 뭔지 그걸 우선 묻고 싶다.
'이정현' 이라는 여배우에 대한 연기가 이정도 수준이라는 걸 과시하기 위해 만든 영화인지?
그도 아니면, 사회상이 이러하니 이런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또는, 이 영화처럼 아무리 악을 쓰고 일을 해도 집 한칸 마련하기 힘든 서민층에 대한 국가경제의 구조가 문제이다?
뭘 하나 딱 부러지게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꼬집어 얘기한 것도 아니고, 그리고 마냥 어쩔 수 없지만, 살인은 계속된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들에서는 어의를 상실할 정도로 터무니없다.
모든 사람이 열심히 산다.
심지어, 이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저 고위 집권층(?) 아저씨 아줌마들부터 시작해서, 저 아래 '꿈틀대듯이' 라는 표현이 어울릴지 모르는, 나같은 사람도 열심히 사는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누구는 열심히 살고, 누구는 열심히 살지 않고, 그래도 사회는 집권층이 우선시되어 있다는 것은 나같은 사람의 항변일 뿐이다.
내가 집권층이 왜 되지 못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되지 않나? 난 그럴 능력도 위인도 못된다라는 핑계는 대지 않겠다. 그들이 사회에 적응하여 집권층이 되어 갈때, 난 사회에 어울리지 않고, 적응하지 못한 면이 있어 지금 이 상황이 된거다.
모든 것은 내가 만든 것이지, 남이 만든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사회를 떠나 야생으로 간다면 제대로 살 수 있나?
좋은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결국 나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지, 나와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두다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건 아니라고 보는 것이 내 개인적인 견해다.
내가 처한 위치를 좀 더 낫게 만들자는 것이 꼭 사회가 바르게 간다고 말할 수 있나?
이런 것이 이 사회가 받아들여야 할 논리는 아니겠지만, 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는 말이 있다.
그건 어떻게든 사회에 적응해서 살아야 한다는 거다.
공룡이 설치던 세상에서, 아무리 도덕론을 운운하며 '공룡이 왜 사람을 잡아먹을까?'를 깨닫기 위해 돌 위에 올라앉아 있어 본 들 무슨 소용인가? 또, '신이시여, 왜 인간을 구원하지 않고, 공룡에게 저런 힘을 주어 인간을 잡아먹게 만드나이까?' 라며, 신께 기도만 하고 있은 들 그게 뭔 소용인가?
돌도끼를 잡고 공룡을 두들겨 잡든가, 쫓아버리든가 하는 세상의 인간 사회에 적응하여, 함정을 파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음식을 날라주고, 아니면 함정을 만드는 부품을 만들든가 하는 적응이 필요한 것이라 본다.
내가 꿈꾸는 세상이 정말 인간사회가 제대로 가는 길이 맞는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인데, 그게 마치 '정의' 인양 제 주장만 내세우는 건 옳지 않고, 이런 식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에도 그다지 달갑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