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사 한담 3] 중국어를 모르고 다라니를 읽을 수 있을까?
일본(日本)이라는
나라의 이름을 일본인 들은 니혼(Nihon) 또는 닙뽄(Nippon)
이라고 발음 한다. 그런데 영어로는 자빤 또는 저펜(Japan)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릴 때 우표를 수집한 적이 있다. 일본우표에는
영어로 자빤(Japan) 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어느 해부터 인가 닙뽄(Nippon)으로
바꾸었다.
인도의 지명도 마찬가지다. 봄베이(Bombai), 마드라스(Madras), 켈커타(Calcutta) 등을 뭄바이(Mumbai), 첸나이(Chennai), 꼴깓따(Kolkatta) 등으로 바꾼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전에는 부산을 푸산(Pusan)으로, 대전을 태전(Taejuen)으로
그리고 광주를 쾅주(Kwangju)로 표기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것을 전통이라고 하여 아직도 고수하는 분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지난 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간 강정호선수를 지켜보며 무척이나 많은 감동을 느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사용하던 강정호의 이름을 미국사람들은 원래의 발음으로 바꾸어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강정호는 자기의 이름을 캉정호(Kang jungho)라고 하였는데
미국 기자들은 원음대로 강정호(Gang jungho)라고 발음하는 것을 자주 보아 왔다. 미국을 포함 한 세계 모든 사람들은 각각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기 때문에 자기들이 편한 대로 이름을 바꾸어
부르거나 왜곡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선수 가운데 호나우두와 호날두 등 두 명의 비슷한 이름이 있다. 둘 다 과거와 현재를 잊는 최고의 선수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알고 있다. 그들의 영어이름은 로날두(Ronaldo) 라고 한다. 호나우두는 브라질 사람이고, 호날두는 포르투갈 사람이다. 나라마다 발음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을 부를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바꾸어야 할 것이 있으면 되도록 빨리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습관을 고치고 바꾸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좋은 일에는
개인의 이익이나 사적인 문제들을 잠시 접어놓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나 부터 어려우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닙뽄을 자빤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중국어를 한국식으로
읽으면 일본이라고 하겠지만 중국발음으로 읽을 때 즈뻔(日本)이라고
하게 된다. 인도인들은 한국을 까우리야(高麗) 라고 했는데 이것도 중국인들로부터 인도로 전해진 것이다.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모든 경전들을 다투어 중국어로 번역을 하였으며, 번역하지 않아야 할 단어와 진언 그리고 다라니들은 음역을 하였는데 그러한 문장들은 중국어를 기반으로 해야만
최대한 가까운 발음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한국식의 말음으로 중국어를
읽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전래된 시기에 따라서 읽는 법이 다르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중국어를 중국어식으로 읽지 않는 것은 마치 독일어를 영어식으로 읽거나 프랑스식으로 읽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이러한 심경이 나에게만 있는 것이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
금강(金剛)은
와즈라(vajra)인데 중국어로는 바즈라(㗘日羅)라고 음역을 하였다. 그것을 다시 한국에서는 '바아라' 라고 읽고 있다. 여래(如來=tathaagata)는 번역을 하였지만 음역으로는 따퉈가둬(怛佗誐多)가 된다. 그것을 한국의 음으로는
'달타아다' 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다라니와
주문의 끝에는 스와하(svaahaa) 부름으로 주문의 성취를 기원하게 된다. 중국어로는 사허(莎訶) 또는
사포허(娑婆訶) 라고 음역을 하였는데 한국어로는 '사가' 또는 '사파가' 라고 읽어야 할 것이다. 물론 '사바하' 라고 읽고 있지만 역시 정확한 발음은 아니다.
한문으로 전래된 모든 다라니를 천년 이상이나 독송되었지만 한국식의 독송방법은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체 비판조차도 받을 자격이 없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것이 정말 부처님의 말씀이라면 우리는 정성을
다 기울여서 부처님이 쓰시던 언어로 다시 복원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이제는 대부분의 원전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교정할 것은 교정하고, 바꾸어야 할 것은 바꾸어야 한다.
첫댓글 현재의 한국어는 선조들이 사용하던 한국어와 차이가 있습니다.예를 들면 韓은 ㅎ-한이라 해서 쌍ㅎ으로 발음했고 中은 듕이라고 했습니다.훈민정음 창제이유를 보면 "나라미 말싸미 듕국과 달라"라고 했습니다.우리 한국어가 변질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나랏님을 나라미라고 했고,말씀이를 말싸미라고 했으며,중국과를 듕국과라고 했습니다.신숙주 등이 훈민정음반포 세해 전 저술한 동국정운에 보면 현재의 우리말이 심각하게 변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English-sanskrit사전으로 40년간 공부하신 강상원 박사님의 설명으로는 우리의 전라도,경상도,함경도,평안도 사투리가 범어에 닿아 있다고 합니다.
60년대에 출판한 책 가운데 "디댱경"이라는 제목으로 된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지장경"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겠지요. 박광호님의 글을 읽으면서 너무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