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나" 활동 일지
작성자 | 심혁진 | 참여자 | 수현(멘티), 용빈(멘토), 혁진(멘토) |
일자 | 03/22 | 장소 | 문화공간(DD) 근처 무인카페 |
활동시간 | 19:00~21:00 | | |
비가 오는 쌀쌀한 저녁이었다.
작년 겨울 이후로 수현이와 거의 3개월 만에 다시 만나기 때문에 어색해하진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정작 만났을 때 수현이는 마치 매일 본 듯 불편한 기색 없이 담담하게 맞이해주었다. 예상한 반응이 아니라서 당황했지만 오히려 그런 수현이의 담담한 텐션 덕분에 같이 맘 편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간단히 근황을 나누고, 비가 오기 때문에 근처 무인카페로 이동해서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실 날씨가 날씨인지라 수현이가 안 나올까 내심 걱정도 됐다. 하지만 수현이는 오히려 자전거로 뒷바퀴 브레이크 급제동을 해서 드리프트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스키딩’이라는 기술을 시전하기가 좋다고 말하면서 카페로 가는 길에서 자전거로 기술을 선보였다. 솔직히 비도 오고, 춥기까지 하면 보통 지치거나 불만을 표출할 법도 한데, 그런 상황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고, 텐션을 유지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무인카페에 도착해서 음료를 주문하고, 못다한 이야기를 했다. 50문 50답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정해진 질문을 하기보단, 그냥 자연스럽게 근황이야기를 하면서 수현이가 좋아하는 활동까지 이어서 물어보는게 수현이도 집중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소소한 일상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전거 언제 바꿨대?’, ‘축구는 아직도 하니?’ 등과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보니까 수현이는 자전거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같았다. 자전거 얘기를 할 때면 계속 음료 뚜껑가지고 장난치면서 ‘-_-’이던 수현이의 눈이 흥미를 보였고, 대화에 적극 참여했다. 작년 버킷리스트로 작성한 ‘자전거 한강 라이딩’도 꼭 할 거라고 수현이에게 약속했다. 자전거에 대한 수현이의 반응을 보니 꼭 해주고 싶었다.
한편, 야외견학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수현이는 박물관이나 전시회 가는 것에 대해 ‘자전거 구경이 더 좋아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자전거 말고도, 용빈 멘토님이랑 같이 수현이가 좋아할 만한 새로운 활동 후보들을 수현이에게 제시했다. 그중에서 수현이는 거의 유일하게 서바이벌(레이저 총, 페인트 총) 게임 활동에 대해 ‘하고 싶어요’ 라고 하면서 ‘저 권총 쏘는데 (가능할까요?)’라고 관심을 가져줬다. 나와 용빈 멘토님은 수현이가 새로운 활동에 대해 시도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서바이벌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는지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다. 조사해온 활동들에 대해 하나라도 수현이가 긍정적인 의사표현을 해줘서 내심 너무 기뻤다.
활동이 거의 끝나갈 무렵 문득 수현이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선생님 오랜만에 봤는데, 어때?’ 라고 물었다. 이에 수현이는 ‘친구같은 선생님이요, 좋은 거에요.’ 라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오늘 활동 중에 가장 잊을 수 없는 말이었다. 그동안 수현이와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열심히 다가갔는데, 그 결실을 맺은 것 같아서, 내 행동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서 보람감이 느껴졌다. 수현이에게 더욱더 좋은 시간을 선사해주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솟아올랐다.
이후 셋 다 저녁을 제대로 안 먹었기 때문에, 다음 회기 때는 만나서 같이 편의점에서 밥을 먹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비가 온 뒤 선선한 늦저녁, 날씨도 활동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차기 활동 계획
작성자 | 조용빈 | 참여자 | 수현(멘티), 용빈(멘토), 혁진(멘토) |
일자 | 03/29 | 활동시간 | 19:00~21:00 |
활동장소 | 부천시장 근처 편의점, 신중동역 근처 보드게임 카페 |
활동내용 | 간단한 저녁 먹기, 보드게임 카페 가기 |
예산 | 보드게임 카페 입장료 1시간 3,000원(성인)x2명+2,000원(청소년)x1명=8,000원 음료 4,000원x3명=12,000원 총 20,000원 |
첫댓글 혁진쌤, 용빈썜 멘토링 활동 하느라 고생했어요! 활동 후보들을 미리 준비해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줘서 수현이가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음료도 수현이가 주문해봤는지 궁금합니다!
음료는 메뉴만 수현이가 고르고, 주문은 절차가 복잡해서 용빈쌤한테 맡겼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