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은 단서를 통해 추론해야 한다. 부분을 알고 전체로 확장하는 것은 지식이고, 전체의 틀을 알고 거기에 부분을 채워넣는 것은 지혜다. 부분에 전체를 담을 수 없다. 그러므로 지식의 성립에는 본질적인 모순이 있다. 지식을 스승에게 배워야 하는 이유다.
지혜는 전체의 틀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배울 수 없다. 지혜의 틀은 타고나는 균형감각이다. 동물은 체계적인 지식이 없다. 학습된 지식은 있어도 응용하는 지혜가 없다. 동물에게 지혜가 없듯이 인간에게는 지성이 없다. 인간의 균형감각은 우연히 작동한다.
지식 -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간다.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을 수 없으므로 스승에게 배운다.
지혜 -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간다. 큰 것은 타고나는 것이므로 인간은 지혜가 있고 동물은 지혜가 없다.
지성 - 타고나는 것은 균형감각이다. 우연히 작동하는 균형감각을 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지성이다.
타고난 천재들이 있다. 배우지 않았는데 그냥 안다. 그것은 균형감각이다. 피타고라스가 대장간 앞을 지나가다가 화음을 발견한 것이 그러하다. 문제는 감각이 일회용이라는 점이다. 발명가의 지혜는 문득 떠오른다.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지식이 지성이다.
자동차 운전은 감각으로 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배우는 것은 필기시험이고 실기는 자신의 감각을 계발해야 한다. 감각의 메커니즘을 알면 막강해진다. 논리적인 분석은 지식인의 것이다. 공자의 '종심소욕불유구'는 감각에 맡기는데도 어긋남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