稽古堂梧桐記 계고당 오동나무 이야기
凡夫草木之生 或以 根或以子也 故秋而結子 冬而歸根 乃當春而發生得 夏而榮茂 至秋冬則又
대저 草木이 나는 것은 혹은 뿌리에서 혹은 열매이다. 그러므로 가을에 열매를 맺어 겨울에는 뿌리로 돌아가서 마땅히 봄에 生命을 發하여 여름에 꽃피고 茂盛(무성)하여 가을과 겨울에 이르고 또 그런 것이다.
※稽古: 옛일을 詳考함. 지난 일을 돌이켜 잘 살펴봄. 稽상고할 계, 조아리다, 헤아리다.
※書經 虞夏書 堯典에 曰若稽古帝堯 曰放勳欽明文思安安 允恭克讓光被四表 格于上下(상고 시대를 살펴 보건대, 요임금은 이름을 放勳이라 하셨다. 공경스럽고 사리에 밝고 우아하고 사려 깊고 온화하시며, 진실로 공손하고 사양하시어, 훌륭한 덕의 빛이 사방에 널리 퍼지고, 하늘과 땅에 이르렀다.)
※英祖實錄 英祖 23년 11월 11일(정유)에 上曰 稽古之意 何也 對曰 欲博考古事 善者師之 惡者戒之(임금이 말하기를, 계고의 뜻은 무엇이냐? 하니, 동궁이 대답하기를, 옛일을 널리 상고하여 좋은 것을 본받고 나쁜 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하였다.)
※小學 내용: 일상생활의 예의범절, 수양을 위한 격언, 충신·효자의 사적 등을 모아 놓았다. 내편은 立敎·明倫·敬身·稽古, 외편은 嘉言·善行으로 되어 있다.
然是以 雖委枯零落 於嚴霜虐雪之下 而似無餘存者 復有明年之期而生 生不己信知 天地生物之理 盖如是也
그러므로 이는 비록 모진 된서리와 暴雪(폭설)로 시들어 마르고 떨어지면 남은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다시 내년을 기약하는 것이 生命이니, 生이란 자신이 믿어 아는 게 아니라 天地가 만물을 내는 理致가 이러하다.
※零落: 權勢나 살림이 줄어서 보잘것없이 됨. 草木이 시들어 떨어짐. 嚴霜: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 虐雪: 몹시 세차게 쏟아지는 눈. 暴雪.
歲乙酉夏 適過洪甥家 姊夫學山子語余 稽古堂重修之後 數年有 梧桐一樹 無根實 而生于垣墻下
때는 乙酉년(1885) 여름에 洪씨 조카 집을 마침 지나가다 姊夫 學山의 아들이 내게 말하길, 稽古堂(계고당)을 고치고 나서 몇 년이 흘렀는데, 梧桐나무 한 그루가 뿌리나 열매도 없이 담장 아래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重修: (建物 等의)낡고 헌 것을 다시 손대어 고침. 改修. 掬움킬 국
一歲而過丈 其圍盈 掬其葉 盤大蔭 蔭有成就之樣 余異而歸之 乃因思作記曰
한 해가 지나니 한 길이 넘어 주위에 가득히 넓적한 잎사귀들을 움킬 수가 있고, 크게 그늘지니 무언가 成就(성취)될 상이라 하였다. 내가 이상히 여기며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며 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