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단체로서의 ‘치마티의 벗들’Friends of Cimatti(FC)의 위상
세상의 구원을 위한 복음화 사명을 위해 예수님께서 시작하시고 역사 안에서 동반하시는 교회 안에는 다양한 축성생활회(수도회 포함)가 있습니다. 이 회들은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성령께서 창립자를 통해 나누어주신 고유한 은사恩賜(카리스마)에 따라 살아가고 활동합니다. 그중 일부는 축성생활회의 이 은사를 세상 안에서 교회의 복음화 사명에 참여하는 평신도들과 공유하면서 그들이 평신도 고유의 상황 안에서 세례축성을 통해 받은 은총을 더 효과적으로 꽃피우고 더 풍성한 열매를 세상에 내줄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단체를 교회는 제3회라고 부릅니다.
3이라는 숫자는 교회의 역사 안에서 동일한 창립자나 동일한 은사를 가진 남녀 수도회가 있을 경우 남자수도회를 제1회라 부르고 여자 수도회를 제2회라 부르는 데서 유래합니다. 잘 알려진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클라라 수녀회의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런 전통 안에서 제2회가 없는 남자수도회나 제1회가 없는 여자 수도회와 연결된 평신도 단체도 제3회라고 부르는 관습이 생겨나기에 이릅니다.
제3회는 각각 고유한 명칭을 가질 수 있습니다. 동반자회(예수고난회), 봉헌자회(베네딕토회), 성심회(까리따스회)처럼요. 단순히 제3회라고 부르기도 있지요. 성삼의 딸들의 경우에는 ‘치마티의 벗들’입니다. 흔히 제3회를 재속회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오류입니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제3회’와 ‘재속회’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은사를 공유하는 평신도 단체인 제3회의 공식 이름은 ‘재속 프란치스코회’인데 프란치스칸들이 이를 줄여서 ‘재속회’라고 부른 데서 이런 오해와 혼란이 비롯되었지요.
재속회란?
수도자들처럼 세 가지 복음권고(가난, 정결, 순종)를 서약하는 축성생활자이지만 수도자들처럼 공동생활을 하지는 않고 세상 안에 스며들어 자기 일을 하거나 이웃을 돕는 일을 하면서 드러나지 않게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단체를 가리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예는 소록도의 천사들로 불리는 마리안느와 마가렛 자매님들입니다. 이분들은 ‘사복 수녀’나 ‘재속 수녀’가 아니고 재속회 회원들로서 호칭은 그냥 ‘자매(님)’입니다. 수도자는 재속회원일 수 없습니다. 곧 수도자와 재속회원은 양립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축성생활자 가운데 수도자와 재속회원이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평신도, 축성생활자, 성직자라는 세 가지 신원(신분)으로 구성되는데 제3회원은 평신도이지 축성생활자인 재속회원이 아닙니다.
제3회원의 본질과 사명
수도회는 또한 자신의 사명에 참여하여 수도자들에게 협력하는 협력자들의 단체(협력자화)나 재정적으로 돕는 후원회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3회는 수도회의 사명수행을 위한 협력이나 재정적 후원과는 무관하게 수도회의 은사와 정신에 따라 교회 안에서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면서 본인들의 신앙생활, 영적 생활을 해나가기 위해 수도회의 동반과 도움을 받는 사람들입니다. 순수한 신심단체인 셈입니다. 여러분도 저희 공동체를 여러 방식으로 돕고 동행하고 계시지만 ‘치마티의 벗들’은 수도회를 돕기 위한 단체가 아닌 만큼 결코 의무감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저희도 그런 목적으로 도움을 청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저희가 여러분을 영적으로 도울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분명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전에 어떤 수도회는 일부 수도자들이 제3회원들에게 후원금을 거두어서 물의를 일으켰고 그 교구에서 활동과 회원모집을 금지당한 적이 있습니다.
제3회는 또한 스스로 운영해 나가는 조직과 규칙을 갖춘 자치단체로서 일정한 기간 교육을 받고 나면 첫 서약을 하게 되고 유기서약 기간이 끝나면 종신서약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도회는 기도는 물론이고 특히 양성에 실제적인 도움을 주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동반합니다. ‘치마티의 벗들’의 경우 이제 시작이니만큼 성삼의 딸들 공동체가 초기 양성을 담당합니다. 우선은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고 기도와 공부를 하겠지만 차차 가능한 대로 각자의 공부와 기도도 필요해질 것입니다. 2024년에는 규칙서와 고유 기도서도 마련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이 단체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자체적인 조직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치마티의 벗들이 살아갈 돈 치마티의 은사와 정신은?
수도회 창립자들이 대부분 시성시복된 분들이거나 거룩하고 훌륭한 분들이지만 모두가 본받기는 쉽지 않은 경우가 많지요. 또 수도자들에게는 좋은 모델이지만 평신도들에게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치마티 신부님의 경우는 어느 누구보다도 평범함 가운데서, 일상적인 삶 안에서 단순하고도 작은 일들을 통해 거룩함을 살아내신 분으로서 평신도 영성의 모델이시기도 합니다. 시복 조사를 담당한 교종청의 신학위원들도 오상의 비오신부님과 함께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성덕의 모범의 하나라고 할 정도로 이 시대에 평범한 많은 사람에게 성화의 노력을 ‘해볼 만한’ 것으로 여겨지게 하신 분입니다.
오상의 비오 신부님은 생존시부터 드라마틱하고 스펙터클한 기적을 많이 행하셨고 예수님처럼 오상을 받으신 사실에서 드러나듯 육신의 큰 고통을 이겨내시는 등 영웅적이고 특별한 면이 많았던 분이어서 우리로서는 감히 본받을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지요. 그런데 치마티 신부님은 누구나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안에서 온유와 겸손과 인내와 성실과 책임감으로서, 특히 자비롭고 다정한 사랑으로써 모든 사람을 끌어당기신 분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어느 가정에나 어느 공동체에나 필요한 것들이지요. 그래서 치마티의 벗들은 그분의 전구를 청하면서 그분을 닮은 신앙인으로서 이웃에게 복음의 예수님을 증언하고 삶으로 그분을 보여 줌으로써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치마티의 벗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치마티 신부님을 잘 아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아쉽게도 그분의 전기가 짧은 것 두 권이 번역되어 나왔을 뿐입니다. 원래의 전기는 800쪽 가까운 두꺼운 책인데 이것을 발췌하거나 줄여서 낸 책을 번역한 것이에요. 비디오 자료도 몇 가지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자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두 권의 책만으로도 우리가 본받을 만한 내용은 충분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기를 읽고 한 가지라도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