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마지막 날.
벌써 3박 5일 일정이 훅 지나간다.
하긴 짧아도 넘 짧은 일정이지.
오늘은 장가계의 하이라이트 천문산.
먼저 세계적인 화가 이군성의 작품이 전시된 사석화 박물관에 들른다.
모래와 돌로 그린 그림.
요즘의 샌드아트랑 비슷하다.
워낙 가난한 형편에 그림 그릴 재료가 없어 장가계를 돌아 다니며 바위를 가루로 빻아 안료를 만들었단다.
긴 원통에 담겨진 돌가루들이 무척이나 다양한 색깔들로 즐비하게 놓여 있다.
돌가루 속에 저리 수많은 색깔을 품고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자 하는 열정 하나로 손이 닿도록 돌을 빻았을 화가의 집념이 경탄스럽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담아낸 입체적인 작품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세상에서 제일 길다는 케이블카를 타고 천문산에 오른다.
주변은 잔뜩 흐려 있다.
결국 부슬부슬 비까지 내린다.
천문산은 안개에 점령당했다.
안개 폭탄.
귀곡잔도 유리잔도에서 바라보아야 할 아찔한 풍경은 모두 사라지고 희뿌연 안개 속을 터덜터덜 걷는다.
또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문에 도착한다.
휘몰아치는 안개가 쏟아져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999개 계단 대신 수차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문명의 이기로 편리할런지 모르지만 낭만이 사라졌다.
하늘문을 바라보며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내렸어도 좋았으리라.
하늘문 사이로 경비행기 퍼포먼스 이벤트도 했다던데 걸려져 있는 사진을 보고 그랬구나 할 뿐.
계단 아래서 보는 하늘문은 그제야 시커먼 입구를 보여준다.
여전히 산자락 아래로는 구불구불한 길이 한없이 이어져 있다.
구절양장. 딱 들어맞는 말이다.
아쉬움 가득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을 맘껏 누린 여행이었다.
장가계 여행은 한 번 쯤 가봄직한 곳이다.
하루 이만보 이상 걸어야 하는 강행군이라 기본체력 비축이 필요하다.
필요한 비용은 한국 돈으로 모두 가능하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넘쳐나기 때문.
예전 중국의 치안은 불안해서 밤거리를 걷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최고의 치안이란다.
실제 관광지의 밤풍경은 무척이나 화려했고 마음놓고 밤거리를 거닐 수 있었다.
불만 하나.
뱅기 시간이 2시간만 앞당겨져도 좋을 일.
어떤 이권이 맞물려 있는지 몰라도 여행객의 3박 5일은 너무도 힘들다.
다녀와서 피곤함으로 두 줄의 다크서클이 깊게 내려 앉았다ㅠㅠ
첫댓글 저 계단 오르기 참 힘들죠.
6명 중 누가 먼저 오르나 누가 제일 체력이 강한가 견주어 보지 그랬어요.
혹시 이번 여행이 환갑 기념이었을 듯요.
패키지의 한계 시간이 없어요ㅜㅜ
잠시 사진찍을 시간 드릴게요.
그러구 다음 일정 계속.
여유있는 시간이 그리웠어요.
이 모임은 일년 중 한 번 휴가를 가는 팀이라 그런 차원에서 다녀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