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의 가치는 직관력의 사용에 있다. 척 보면 알아야지 말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직관적 사고는 모형적 사고다. 머리 속에 모형이 하나씩 들어있어야 한다. 어느날부터 의심하게 되었다. 이것들이 혹시 맹탕이 아닌가?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사람들과 나의 미묘한 불일치가 그것 때문이었어.
우리가 직관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험적 직관이 틀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미 직관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틀린 직관이다. 직관 믿다가 망한 사람 많다. 우연히 한번 맞춘 것을 잘못 해석해서 같은 짓을 반복하다가 망하는게 보통이다. 30대 중반이면 애널리스트 업계에서도 은퇴해야 한다.
경험이 직관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어미가 같으면 직관이고 자식이 같으면 경험이다. 마이너스는 직관이고 플러스는 경험이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하부구조의 플러스에 주목하다가 감추어진 상부구조의 마이너스를 놓친다는 사실이다. 플러스는 사건의 결과측이고 마이너스는 사건의 원인측이다.
결과는 관측되지만 원인은 추론된다. 관측되는 플러스는 이름이 있지만 추론되는 마이너스는 이름이 없다. 인간들이 추론에 약한 이유다. 깨달음은 상부구조를 보는 눈을 얻는 것이다. 먼저 잃고 다음 채운다. 활이 잃은 화살을 과녁이 얻는다. 아빠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야 자식의 주머니에 채워진다.
원자론이 대표적인 플러스 사고의 병폐다. 세상이 단순한 원자에서 복잡한 우주로 나아갔다면 그게 플러스다. 플러스는 당연히 틀렸다. 구조는 원래부터 복잡하다. 세상은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나아간 것이 아니라 순수한 것이 간섭되어 오염된 것이다. 오염되어 순수를 잃은게 마이너스다.
원자는 막연한 생각이고 존재는 의사결정단위다. 원자는 구조가 없으므로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의사결정단위는 처음부터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내포하고 있다. 객체 내부에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축과 대칭의 밸런스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중심점을 공유하며 꼬인 파동의 동적균형이 있다.
빅뱅 이후로 세상은 조금도 복잡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진화론으로 검증할 수 있다. 창조설의 신봉자는 생물의 진화가 복잡해지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단순한 세포가 어떻게 복잡한 고등동물로 진화할 수 있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구조로 보면 복잡해진 것이 아니라 오염된 것이다. 간섭된 것이다.
복잡과 간섭은 무엇이 다른가? 관측자의 위치가 다르다. 두 손을 깍지 끼면 복잡해 보인다. 눈이 손가락을 겹쳐서 보기 때문이다. 손가락이 복잡해진 것이 아니고 관측자의 위치에서 피사체가 겹쳐진 것이다. 그것이 오염이다. 손은 변화가 없고 눈의 위치가 옮겨졌다. 복잡성은 관측자의 위치 문제다.
시계가 복잡하다지만 내부에 있는 앵커라고 하는 부품이 시계다. 간단하다. 손목시계 부품의 90퍼센트는 인간의 욕망을 보조하는 것이고 실제로 시간을 정하는 부품은 하나 밖에 없다. 라디오는 음파 대신 전파를 감지하는 귀다. 안테나가 라디오다. 트랜지스터가 전파를 증폭시키므로 소리가 들린다.
코일을 감아서 만든 전자석으로 전자총의 전자빔 각도를 휘어주면 브라운관 TV다. 가솔린의 폭발력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면 자동차다. 구조는 간단하다. 기계의 본질은 간단한데 그것을 인간의 욕망에 맞추기가 복잡하다. 생물은 조금도 복잡하지 않다. 진화는 DNA가 일부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인류는 무엇을 잃었는가?
1. 야간시력을 잃었다. - 원숭이는 밤눈이 어두워 낮에 돌아다니므로 햇볕과 포식자를 피하게 하는 나무를 떠나지 못한다.
2. 꼬리를 잃었다. - 균형을 잡아주는 꼬리를 잃은 유인원은 원숭이와 달리 나뭇가지 위를 뛰어다닐 수 없다. 나뭇가지 아래로 매달리다 보면 슬금슬금 땅으로 내려오게 된다.
3. 털을 잃었다. - 새끼가 어미의 털을 붙잡지 못하므로 네 다리로 걷는 주먹보행이 안 된다. 엄마가 새끼를 양팔에 하나씩 안고 달리다 보면 자동으로 직립보행이 된다.
4. 송곳니를 잃었다. - 사냥한 짐승을 송곳니로 해체하지 못하므로 돌도끼를 써야 한다. 도구의 사용이 강제된다.
5. 사냥능력을 잃었다. -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에 비해 사냥능력이 떨어지므로 집단사냥을 한다. 사회가 발달한다.
6. 소화능력을 잃었다. - 풀을 소화시키지 못하니 사냥과 채집을 해야 한다. 더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 위장이 작아져서 허리가 날씬해졌다.
여기서 진화가 강제된다는게 중요하다. 잃는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잃는게 먼저다. 돌연변이로 무언가를 잃으면 필사적으로 변이를 일으켜 급격한 진화가 일어난다. 그것이 진화를 격발하는 방아쇠다. 잃은게 없다면 돌연변이로 무언가를 얻어도 도움이 안 된다. 내부의 밸런스를 깨기 때문이다.
인류는 컬러를 보는 눈을 얻었다. 이족보행을 얻었다. 도구를 얻었다. 땀샘이 발달했다. 뇌용적이 커졌다. 언어능력을 얻었다. 우리는 얻은 것만 주목한다. 얻은 것은 자식이고 잃는 것이 부모다. 부모가 잃어야 자식이 얻는다. 잃음이야말로 진화를 격발하는 엔진이다. 잃음에 주목해야 퍼즐이 맞다.
틀린 가설 - 직립보행을 하면서 체온조절을 위하여 털이 줄어들었다.
바른 구조 - 털이 줄어들면서 아기를 안고 직립보행을 하게 되었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털이 있었는데 털이 없어진 것은 호모 에렉투스 시절부터라고 한다. 맞는 견해일까? 300만년 전부터 진작에 털을 잃었다는 머릿니와 사면발이 가설도 있다. 환경변화로 나무가 사라져서 장거리 추적사냥을 하며 땀과 열을 배출하기 위하여 털이 없어졌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
'위하여'가 들어가면 전부 개소리다. 결과를 원인으로 돌려막는 순환의 오류다. 돌연변이로 털이 없어져서 나무를 떠났다고 보는게 맞다. 털을 잃은 결과로 호미닌은 멸종의 위기에 몰렸다. 자연선택설은 틀렸다. 자연선택설이 옳다면 영장류가 번성해야 한다. 그러나 인류의 조상은 사실 몰락했다.
한때 지구 전체에 인류의 조상은 1천개체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건 거의 멸종 직전이다. 인류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다. 나는 학생 때 유명한 진화론 그림을 처음 보고 그림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신체 밸런스가 안 맞기 때문이다. 인류의 조상이 처음부터 직립했다고 생각했다. 필자 생각이 맞았다.
다윈 - 기린은 처음부터 목이 길었다.
구조론 - 호미닌은 처음부터 털이 없었다.
필자의 생각은 처음부터 기린의 목이 길었다는 다윈의 생각과 결이 맞다. 보다 이른 시기부터 직립했듯이, 보다 이른 시기부터 털이 없어지고 송곳니가 사라졌을 수 있다. 무언가 없어지면 멸종하든가 아니면 진화할 수 밖에 없다. 필사적으로 변이를 생산하여 적합한 생태적 지위를 찾아내는 것이다.
1.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이른 시기부터 긴 송곳니를 잃었다.
2. 인류의 조상은 이른 시기부터 직립했다.
3. 인류의 조상은 이른 시기부터 털을 잃었다.
4. 원숭이는 원래 야간시력을 잃어 나무로 도망쳤다.
5. 유인원은 처음부터 꼬리를 잃고 나무 아래로 슬금슬금 내려왔다.
플러스 사고를 하면 모든게 생각보다 늦게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반면 마이너스 사고를 하면 모든게 이르게 시작되었다고 본다. 뭐든 생각보다 이르다고 하면 대충 맞다. 직립은 언제부터? 처음부터. 도구는 언제부터? 처음부터. 송곳니 상실은 언제부터 ? 진작부터. 알몸은 언제부터? 처음부터.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완전한 알몸은 아니고 침팬지보다 털이 부족한 정도였을 수 있다. 침팬지 새끼도 잘 매달리지 못해 어미가 한쪽 팔로 감싸안는다. 새끼가 두 살이 되면 어미 등으로 옮겨서 잘 매달린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교정해야 한다. 뭐든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
왜 처음부터인가? 돌연변이는 쉽기 때문이다. 그냥 유전자 하나를 버리면 된다. 무언가를 잃기는 쉽고 얻기는 어렵다. 인간의 조상은 여러가지를 잃어먹은 결과로 자연선택이 아니라 자연도태가 되어 거의 멸망 직전까지 몰렸으나 필사적으로 변이를 일으켜 운좋게 살아남았다. 단순한 것이 본질이다.
윤석열은 왜 그랬을까? 쿠데타가 제일 쉬웠다. 그에게 정치는 어렵다. 장동혁은 왜? 극우가 제일 쉬웠다. 중도는 너무 힘들다. 의도나 목적은 거짓말이고 인간들이 어떤 짓을 하는 이유는 그게 쉽기 때문이다. 왜 노동자는 계급배반투표를 하는가? 그게 노동자 집단이 의사결정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혼자 진보에 찍어봤자 사표가 된다. 투표에 의미가 있으려면 몰표를 던져야 한다. 몰아주려면 극단에 서야 쉽다. 두 극단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극우로 가기가 쉽다. 극우라고 하지만 사실은 지정학이기 때문이다. 지정학은 자명한 운명이다. 자명한 운명은 강자가 약자를 때린다. 즉 마이너스다. 쉽다.
좌파는 무언가를 얻으려 하고 우파는 누군가를 조지려고 한다. 어느 쪽이 쉬운 결정인가? 마이너스가 쉽기 때문에 마이너스를 결정하는 것이다. 소수자를 조지고, 조선족을 조지고, 다문화를 조지자. 호남을 포위하자. 이건 합의하기 쉬운 결정이다. 다양한 세력이 다름을 유지하며 연대하자? 어렵다.
구조는 직관이다. 직관은 쉽다. 어미를 공유하면 맞고 자식을 공유하면 틀리다. 마이너스는 옳고 플러스는 틀린다. 에너지의 방향을 보면 3초 안에 안다. 인간의 행동 예측은 쉽다. 인간은 그저 집단이 결정하기 쉬운 것을 결정한다. 진화가 쉽기 때문에 진화했다. 우주는 단순하고 복잡한 것은 없다.
복잡한 것은 중복된 것과 혼잡한 것이다. 이는 인간의 관측 문제일 뿐 존재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존재는 단순하지 않다. 복잡하지도 않다. 하나의 존재는 하나의 의사결정단위이며 내부에 축과 대칭의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외력이 작용하여 내부에 모순이 발생하면 밸런스를 복원하여 모순을 해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