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은 등산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주변에서도 폭넓게 이용할 수 있다. 빨랫줄을 매거나 조깅화 끈을 묶을 때, 식품 포장이나 화물차에 이삿짐을 적재할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등반용으로 쓰이는 매듭은 등반자의 안전과 관계되므로 정확한 용도와 명칭, 매는 방법 등을 반드시 숙지해두어야 한다. 또한 등반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매듭을 맬 수 있도록 평소 연습하여 숙달시켜야 한다. 모든 매듭은 맨 후에 반드시 한 번 더 죄어주어야 하며, 등반 중 매듭이 풀려서 일어나는 불상사가 없도록 사전에 신중하게 점검해야 한다.
초보자는 여러 종류의 매듭을 한꺼번에 배우기보다는 기본적인 매듭 두세 가지 정도를 확실하게 익혀두는 것이 좋다. 등반에 사용되는 중요한 기본 매듭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옭매듭(over hand knot)
오버핸드 매듭이라고 한다.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매듭이다. 두 가닥의 로프를 연결하는 피셔맨 매듭도 두 개의 옭매듭이 합쳐진 것이다. 모든 매듭의 끝 처리는 이 매듭으로 마무리한다.
옭매듭이 사용된 여러 가지 예
② 물 매듭(water knot)
테이프 매듭 또는 링 벤드(ring bend)라고도 한다. 이 매듭은 테이프를 이용하여 대용 안전벨트를 만들 때도 이용할 수 있다. 충격이 가해졌을 때 풀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③ 보울라인 매듭(bowline knot)
등반자의 몸에 직접 묶는 매듭이다. 안전벨트를 준비하지 못했을 때나 착용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긴급상황 시에 선등자나 후등자가 사용하는 매듭이다. 매듭을 한 후 반드시 끝줄의 여분을 옭매듭으로 한 번 더 묶는 것이 안전하다.
④ 고리 8자 매듭(figure 8 knot)
8자 고리(loop)라고도 한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실용적인 매듭으로 등반시 중간자가 안전벨트 고리에 카라비너를 끼워 로프를 연결할 때 사용한다. 이 매듭은 안전도가 높고 등반자가 추락해도 충격에 강하다. 매듭 자체가 크고, 로프의 길이가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으나 심하게 조여진 뒤에도 풀기 쉽다. 여분의 끝줄은 한 번 더 옭매듭으로 처리한다. 매듭을 할 때는 매듭 뭉치가 헝클어지지 않도록 가지런히 다듬은 후에 조여주어야 안전하다.
⑤ 되감기 8자 매듭(figure 8 rewoven knot)
선등자나 후등자가 안전벨트 고리에 직접 로프를 맬 때 사용한다. 등반자가 추락할 때 매듭이 끊어질 위험이 적다. 먼저 외가닥 로프로 8자 매듭을 한 뒤에 필요한 만큼의 길이를 남겨서 안전벨트 고리에 끼운 후 외가닥 8자 매듭에 역순으로 끼워 매듭을 만든다. 여분의 끝줄은 옭매듭으로 처리한다. 이 매듭은 나무나 암각 등에 로프를 고정시킬 때도 사용한다.
⑥ 피셔맨 매듭(fisherman knot)
두 가닥의 로프를 서로 연결할 때 쓰는 매듭이다. 낚시 매듭이라고도 하며, 낚싯줄 연결시에도 사용한다. 실제 등반에서는 아래 그림처럼 이중 피셔맨 매듭이 많이 쓰이는데, 이는 한 쪽 로프를 다른 쪽 로프에 두어 번 감은 뒤 고리 사이로 로프 끝을 통과시켜 옭매듭을 한 것이다. 어느 매듭보다 강도가 높지만 빙•설벽 등반시 로프가 얼었을 때 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매듭은 여분의 끝줄 길이를 5~6센티미터 정도 남겨야 로프가 풀리지 않고 안전하다.
⑦ 클로브 히치 매듭(clove hitch knot)
확보물에 거는 매듭 중 가장 많이 쓰는 매듭. 프랑스어로는 까베스통(cabestan) 매듭이라고 한다. 이 매듭은 힘을 주어 조이면 고정되고, 힘을 풀면 곧 느슨해져서 쉽게 풀거나 고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보다 프랑스어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한다. 자기 확보용 매듭, 또는 피톤에 테이프 슬링을 걸 때나 링이 파손된 볼트에 코드 슬링을 걸 때에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히치(hitch)는 ‘로프를 다른 물체에 잇거나 걸어 매기’라는 뜻이다.
⑧ 이탈리안 히치 매듭(italian hitch knot)
추락 제동용 매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반 까베스통(半 cabestan) 매듭으로 부르고 있다. 영어로는 하프 클로브 히치(half clove hitch)라고도 부른다. 확보지점에 걸린 카라비너에 건 후 상대방의 확보를 볼 때 유용하게 쓰인다. 이 매듭을 사용할 때는 폭이 넓은 H.M.S 카라비너가 유용하다. 우수한 제동 능력을 지니고 있으나 모든 추락 충격이 확보지점에 직접 전달되므로 견고한 확보지점이 필요하고, 카라비너의 안전 링을 반드시 잠그고 사용해야 한다. 선등자보다 후등자를 확보할 때 더 효과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반 까베스통이라는 합성어는 프랑스어 ‘Demi cabeston’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이탈리안 히치, 마찰 히치, 하프 링 벤드(half ring bend), 카라비너 히치, 하프 마스트 빌레이(half mast belay), UIAA 확보법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⑨ 토틀라인 히치 매듭(tautline hitch knot)
끈을 팽팽하게 당겨 맬 때 사용하는 매듭으로 끈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텐트 플라이를 팽팽하게 당길 때 사용한다. 또한 현수막을 설치할 때 버팀줄의 조절 매듭으로 응용할 수 있는 다목적 매듭이다.
⑩ 프루지크 매듭(prusik knot)
등하강 또는 구조용 매듭으로 쓰인다. 가장 보편적인 조임 매듭이다. 등반용 로프에 좀더 가는 코드 슬링을 감아 사용한다. 11밀리미터 로프는 6밀리미터 정도의 코드 슬링, 9밀리미터 로프에는 5밀리미터 정도의 슬링이 이상적이다. 다만 로프가 젖거나 얼어붙은 상태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매듭을 손으로 잡고 밀면 위로 올라가고 등반자의 체중이 얹혀 있는 동안은 밑으로 미끄러져 내리지 않으나 하중을 풀면 로프를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추락한 등반자나 짐을 끌어올릴 때 유용하다. 이 매듭 두 개를 사용하여 짧은 것은 안전벨트에 연결하고, 긴 것은 한쪽 발에 건 다음 교대로 매듭을 위로 밀어올리면서 등반할 수도 있다. 이 매듭의 기능을 기구화한 것이 바로 등강기, 어센더다.
[네이버 지식백과] 매듭 [knot] (등산상식사전, 2010.10.7, 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