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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님 '
어흑...영광의 우개찬(멋대로 줄인다) 첫 표지ㅠㅠㅠㅠㅠ 아니 너무 귀여운 거 아닌가요ㅠㅠㅠㅠ 저 진짜 처음에 받고 합성..? 하신 건가 싶었는데 진짜 저런 메모지가 있나봐요! 그 귀한 메모지에 제 비루한 글 표지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엉엉.....저기 차마 우리 집 개새끼 이름 ' 찬열이 ' 를 쓰실 수 없다고 하셔서 그림으로 대체해주셨는데 너무 귀여우세요ㅠㅠㅠㅠㅠ 진짜 예쁜 푶지 감사합니다! 유용하게 쓸게요!
한 장, 두 장, 세 장……삼 천 원. 와, 나 존나 거지네. 심지어 우리 찬열이 밥 사줄 돈도 없어. 쓰읍, 비장함이 가득 들어간 입맛을 한번 다셨다. 우선 제일 중요한 알바부터 구하는 게 급했다. 막상 패기 넘치게 독립을 했으니, 생활비까지 부모님한테 손을 벌릴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 이거였다. 으으, 뒷일 생각 못하고 찌뿌둥하게 저려오는 구석구석을 견디기 힘들어 무작정 드러눕고 보는 나였다. 어제 오전부터 짐을 풀어놓느라 조금 많은 체력을 썼는지, 뻐근해져오는 뒷목부근을 무의식적으로 느릿하게 돌려댔다. 그렇지, 이게 천국이지. 나른한 오후가 한가롭게 흘러가고, 아무도 간섭하지 않을 자유가 있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밝을 날만 있을 내 미래가 있고, 옆에는 사랑하는 내 반려견 찬열이가 있고.
" 찬열아, 이리와. "
" 왈! "
왈왈, 반복적으로 기분 좋게 짖어대는 찬열이가 내 얼굴 위로 올라왔다. 복슬복슬, 솜사탕과도 같은 느낌의 털이 잔잔하게 콧잔등 위를 살근살근 간질였다. 찬열아 찬열아. 오늘따라 유난히도 입에 착 감기는 찬열이라는 이름에 알싸하고도 묘한 느낌의 감정이 빠르게도 스쳐 지나갔다. 바로 어젯밤, 자기 이름이 찬열이라는 되지도 않는 억지 주장을 세우며 저에게 사과를 요구했던 막돼먹은 남자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편안했던 표정이 빠르게도 굳어갔다. 잡다하게도 부정적인 기분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징, 그 순간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빨랫감들 사이로 낯익은 진동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어제저녁 피곤에 쩔어 그냥 보이는 대로 던져버린 옷가지들 사이에 있는 휴대폰이 울리는 모양이었다. 설혹, 좀비 영화에 나올법한 좀비에 빙의해 축 늘어진 팔다리를 섬뜩하게 이끌었다. 끄응, 부들부들 떨려오는 손끝을 이용해 간신히 휴대폰을 캐치하는데 성공한 후, 찌뿌둥한 얼굴로 수신자를 확인하면……헐, 엄마다.
" 여보세요? 엄마? "
- 넌 이사 잘 했다고 전화 한 번을 못 해주니? 결국 못 참아서 엄마가 해야해?
" 아, 엄마 미안미안……정신 없어서 진짜로. "
- 뭐가 정신이 없어, 짐 정리하는 것도 다 동생이 도와줬다며.
" 뭘 다 도와줘? 걔 진짜 조금 도와주고 갔거든? 하여튼 효준이 걔는 오버하는 성격부터 고쳐야……, "
- 이웃하고는 좀 친해졌어? 사람들 어떻디.
" 엄마, 요즘은 이웃 그런 거 없어, 다 자기 사는 거 바빠서 누가 이사온 지도 몰라. "
- 그래도 최소한 옆집이랑 앞집한테 떡은 돌려야지.
" 아, 여기가 무슨 조선시대야? 무슨 떡이야 떡은. "
- 그래도 엄마 말 들어, 자고로 나중에 무슨 일 생기면 정 때문이라도 도와주는 게 이웃이야. 엄마 말 들어서 손해볼 거 하나도 없으니까……,
" 아, 알겠어 이따가 마트 가서 떡 하나 사올게. "
싸가지 없는……엄마의 마지막 말이 잔인하게 조각나버렸다.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무작정 통화 종료 버튼을 눌러버린 나였지만. 떡이라. 요즘 젊은 사람들도 이사 왔다고 가식적으로 웃으면서 떡을 돌리려나. 아, 그래 떡은 무슨 그냥 간단한 김치부침개라도 만들어서 가져다 주자. 절대 귀차니즘에 빠져 든 생각이 아니었다. 아니, 그렇지 않으냐. 아무래도 놔두고 잘 안 먹게 되는 떡보단 그 자리에서 바로 먹기에 부담감이 없는 김치부침개가 훨씬 좋아 보이는 것 같은데. 그럼, 쓸데없는 자기합리화에는 이미 고수의 경계선에 다다른 나였다. 다치지 않을 정도로 살짝 찬열이를 내려놓고 느긋하게 주방으로 향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낡은 소리를 내는 관절들에 쓰라린 세월의 눈물을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어제 그거 잠깐 일했다고 이렇게 힘들 것까지야. 분주한 마음만큼이나 성급하게 주방도구를 꺼냈다. 뭐 하나 정리되지 않은 재료들에 금세 한숨이 터져 나왔지만.
덜컹덜컹, 주방을 부술 기세로 부침가루를 찾던 손이 일순간 빠르게도 멈췄다. 아, 짐도 안 푼 집에 부침가루가 있을 리가 없지. 막연한 한숨이 터졌다. 옆에선 세상모르고 좋다며 왈왈 짖어대는 찬열이가 보였다. 젠장, 귀찮은 일 투성이네 이거. 신경질적인 인상도 쓰였다. 5분 전까지만 해도 나른하게 퍼져오는 쌉쌀한 가을의 향기가, 씁쓸하기 그지없는 고단함의 그늘로 비춰오고 있었다.
누드 톤의 립스틱을 예쁘게 펴 발랐다. 너무 멋스럽지도 않은, 또 너무 꾸미지도 않은 딱 적당한 컬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마땅한 약속이 없는 이상 잘 꺼내지 않던 고데기를 틀어 가지런히 머리도 세팅했다. 겨우 이웃에게 김치부침개 하나 주러 가는데 뭘 바라고 이리 치장을 하냐 싶었지만, 자고로 인간관계에 있어 제일 먼저 판가름이 나는 건 첫인상이다. 나름 이곳에서 새 인생을 시작할 나인데, 이웃에게 인상 하나 나쁘게 보여서 안 좋을 것 없지 않으냐. 네, 인사가 조금 늦었네요. 어제저녁 이사 온……아, 이건 졸라 뻔한데. 어머, 안녕하세요. 저 밑에 집 사는 사람인데 김치부침개 좀 만들어 왔……미친, 무슨 컨셉이냐. 최대한 세련되고 최대한 심플한 인사 뭐 없나. 벅벅, 완벽히 말아지지 않은 뒷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아, 막상 상황에 닥치면 없던 말도 술술 나오겠지. 손바닥 위로 전해져오는 김치 부침개의 후끈함을 가득 안고 한 걸음씩 계단 위로 두 다리를 올렸다. 우선 윗집이랑 옆집만 돌리면 되는 거겠지.
' 띵ㅡ동 '
바짝 말라가는 입술에 타들어가는 긴장감도 감돌았다. 누구세요, 낯선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싱싱한 젊은 남자의 음성에 쿵쿵 거리는 가슴께의 본능이 참 징하게도 느껴졌다. ' 밑에 집에서 왔는데요. ' 현모양처에라도 빙의해 최대한 고상한 톤으로 내 존재를 알렸다. 혹시나 이상한 물건이나 전도를 하러 온 사람으로 생각해 문을 안 열어주기라도 한다면 큰일 아니겠냐. 어떻게 비출지 모르는 도어폰 앞으로 냅다 얼굴을 들이밀고부터 보는 나였다. 사람 좋아 보이려 억지 미소를 지어도 봤지만, 사기꾼으로 오해만 안 하면 다행일 지경이었다. 남자는 내 존재에 대해 꽤나 심각한 고심을 하는 모양인지 한참이 지나도 문을 열 생각을 안 했다. 그러자 이젠 슬슬 답답함의 한계가 올라오는 거였다.
" 아, 죄송해요. 지금 제 친구가 옷을 벗고 있……. "
오, 세상에 그런 거라면 굳이 안 죄송해도 괜찮은데. 잠깐이나마 내 속에 음란마귀가 하이를 외쳐댔다. 그와 동시에 덜컥하고 영광스러운 현관문이 열렸다. 그 순간, 당장이라도 시집을 가야 할 것 같은 얼굴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김치부침개를 들이밀었던 내 손끝이 당황스러움으로 파르르 떨려왔다. 아, 저도 모르게 고개가 갸우뚱 돌아갔다. 내 앞에 서 있는 이 남자의 얼굴이……그러니까, 너무나도 익숙한 어제의 그.
" 헐, 찬열이? "
" 미친, 너 어제 그 개새끼? "
" 헐, 여기 왜 있어요? 설마 여기 살아요? "
" 그럼 넌 왜 여기 계세요, 여기 사세요? "
" ……와, 미친. 찬열이랑 같은 아파트에 살 줄이야. "
" 아, 계속 어따대고 찬열이래. 내가 그쪽 친구야? "
" 그럼 우리 찬열이는 그쪽 친구에요? 어제부터 왜 계속 개새끼래."
" 와, 개새끼를 개새끼라고하지 뭐라고 불러 그럼? "
" 저도 그쪽 이름 찬열이라 찬열이라고 부르는 거거든요? "
" 야, 이……! "
" 야, 박찬열 개쓰레기야 니 변기 막힌 거 안 뚫어놨냐? "
번쩍, 인간 찬열이의 한쪽 팔이 저 높은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일순간, 죄 없는 두 눈이 꼭 감겨짐과 동시에 가벼운 흰색 티셔츠 하나만 걸친 채, 내가 서있는 현관문 쪽으로 걸어오는 한 남신이 눈에 들어왔다. 남자가 가지고 있는 피부라기엔 더없이 창백한 피부 색깔과, 딱 봐도 평범하지는 않은 반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얼굴에 또다시 수분 하나 없이 건조한 헛기침이 반사적으로 터져갔다. 속에선 누구도 대답해줄 리 없는 무구한 의문증이 나란히 줄을 이어갔다. 대체 여기는 동네가 작은 거냐, 아니면 아파트가 여기밖에 없는 거냐, 그것도 아니면 내가 말도 안 되는 확률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거냐.
모든 질문에 대한 화살은 모두 마지막을 향해 당겨지고 있었다. 날 보고 성큼성큼 걸어와 내가 들고 있던 김치부침개를 대신 받아들고 가벼운 입꼬리를 올리는 남신 또한 분명,
" 저거 막힌지가 어제다 쓰레기야, 같이 살면 뭐하냐? 매일 지 귀찮은 일은 나 혼자만 다하고. "
" ……아, 미안미안. 그거 그냥 먼저 보는 사람이 뚫으면 되는 거지 뭘 그래. "
" 존나 뻔뻔한 것도 정도 있지 씹……, "
어제저녁, 인간 찬열이를 만나기 전에 길을 물어봤던 그 남자인 것 아니겠냐. 경이로운 운명학개론이라도 보고있는 듯, 연속해서 흐려지는 눈동자 초점을 억지로 맞춰가며 떡하니 입이 벌어지는 나와는 달리, 태연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변기 걱정이나 해대는 잘생긴 남신 아니겠냐.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목울대에 침이 넘어갔다. 꼭 그 순간, 저도 모르게 홀려들어가는 마법이라도 걸린 듯싶더라. 옆에선 애벌레 100마리라도 씹은 사람처럼, 띄거운 얼굴로 날 아래 위로 훑어보기에 바쁜 인간 찬열이의 시선도 느껴졌다. 그럼에도 인간 찬열이는 아웃 오브 관심이었다. 와, 잘생긴 분이랑 이런 인연이! 맨정신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들이대기 시킬을 시전했다. 맨정신임에도 가능한 건 오로지 정신 나간 마스크를 소유하고 있는 남신에 대한 경이로움 때문이었다. 그러니 친해지기 위해 우선 사탕 발린 말이라도 하는 건 당연한 문제 아니냐. 이왕 잘생긴 이웃이랑 친해지면 얼마나 좋겠어.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사랑도 하고 마음도 나누고 키스도 나누고.
" 야, 김준면 얘가 걔라고. 어제 그 나랑 개 이름 똑같아서 김유하 오해하게 만들었다던 그 여자. "
" 아, 어쩌라고. "
" 어쩌라고? 왜 반응 그따구야. 니 설마 변기 안 뚫었다고 그러냐? "
" 아, 어쩌라고. "
" 야, 영혼 붙여라 시발 진짜. "
" 아, 어쩌라고. "
" 너 이리와, 좀 쳐맞자. "
" 아, 그러니까 똥 뚫으라고 병신아! "
" 아, 먼저 본 사람이 뚫으면 되잖아! "
" 내가 니 새끼 똥을 왜 치워? "
" 아, 밥맛 떨어지게 존나 똥똥거리네 진짜! 그래, 내가 니 새끼 팔로 뚫어줄게, 이리 와. 아, 오라고! "
" 미친, 뚫어벙 주방에 있다고 병신아! "
" 그러니까 니 팔로 먼저 뚫어준다고! 뭐 어쩌라고 뚫으라며! "
각자 다른 방향으로 쫙쫙 펼쳐있는 다섯 개의 손가락을 편 채로 뒤에 있는 남자에게 이리 오라 손짓을 하는 인간 찬열이가 보였다. 미처 채 마르지 않은 머리 덕분인지, 잡히지 않으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남신의 행동에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가히 삭막한 가뭄 속에 유일한 단비처럼 보일 정도였다. 아, 상황 파악을 할 시간이 필요했다. 찰나였지만, 내 마음속 남신이라 느껴졌던 저 남자의 방정맞음에 아득한 현실의 무게가 수면 위로 붕붕 띄어지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철이라곤 우리 집 찬열이보다 없어 보이는 두 남자의 쌩지랄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 너 지금 나 못 잡을 텐데. "
" 뭐? "
" 김유하가 아까 나한테 전화 왔거든. "
" 뭐? "
" 너 동거하는 연상녀 있냐고. "
" 뭐? 그럼 걔 내 전화는 일부러 안 받는 거냐? 야, 네 전화 내놔봐. "
" 니 똥 뚫으면. "
" 아, 씨발. 야 내놔. 아, 내놓으라고! "
인간 찬열이는 전생에 다이빙 선수가 분명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면 최소 뜀틀 선수라던가. 인간 찬열이는 남신의 손에 들려있는 휴대폰을 잡기 위해 여러 번이고 코믹한 개그 콘서트의 몸 개그물을 찍어대기 바빴다. 엎치락뒤치락, 진정한 사나이들의 스포츠 경기라도 보는 것처럼 순식간에 바뀐 승기에 남신은 괴상한 웃음을 터뜨리며 어떻게든 휴대폰을 뺏기지 않겠다고 저 머리 위로 바짝 두 팔을 올렸다. 흐음, 비릿한 호흡이 진득하게 터져왔다. 보아하니 어제저녁 같이 있었던 그 여자인 것 같은데.
" 어, 김유하 너 존나 웃긴다 진짜? 너 왜 김준면 전화는 받고 내 전화는 안 받냐? "
아, 사람은 첫인상 가지고 판단하면 안 된다던데 이번만큼은 딱 그걸 어기고자 싶었다. 대체 어딜 봐서 이 남자랑 인간 찬열이랑 제일 친한 친구냐. 언뜻 봐도 인간 찬열이는 학교 맨 뒷자리에 앉아 공부만 열심히 하는 친구들한테 빵이나 사오라며 양아치 포스 한번 제대로 날릴 것 같이 생겼는데. 큭큭, 이번엔 아예 허리까지 뒤집힐 정도로 실성한 남신이 보였다. 아, 신이 참 공평하다는 걸 이 부분에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신은 저 남신에게 얼굴과, 피부와, 분위기를 주었고, 대신에 싸이코적인 성격을 주셨구나.
" 아, 맞다! 어제 박찬열이 말한 그 여자분이 그쪽이라고 그랬죠. "
" 네? 아, 뭐……. "
" 죄송한데 강아지 이름이요, 뭐라고 그랬죠? "
" 네? 찬열이요? "
" 네? 찬렬이요? "
" ……아, 찬열이요. "
" 네? 찬형이요? "
" 찬열이요! 찬열이! "
" 아, 맞다. "
" ……. "
" 찬열이지, 참. "
빠르게도 올라가는 남신의 입꼬리에 묘한 긴장감이 고독하게 서려있었다. 그 모습이 꼭, 어제저녁 잠들기 전 몽롱한 상태로 채널을 돌리다 스치듯이 본 섬뜩한 귀신의 형상이라도 띄고 있는 듯했다. 등 뒤로 오소소한 소름이 돋아왔다. 우리 집 강아지 이름을 다시 한번 꺼냄과 동시에, 제 뒤로 끙끙 거리며 서있는 인간 찬열이에게로 고개 돌린 남신이 한 말은,
" 야, 박찬열. 방금 누나가 너 불렀잖아. "
" ……. "
" ……. "
" 어, 미안. 아직 김유하랑 전화 안 끊었었네? "
위잉 위잉, 혁오가 부릅니다. 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휘잉휘잉이 맞을까 싶지만. 비틀, 무의식적으로 풀린 다리에 복도 밖 현관 등이 반짝하고 빛을 비춰왔다. 그와 함께 더 또렷하게 남신의 표정과 인간 찬열이의 표정도 나란히 초점을 맞춰왔다. 한 쪽에선, 내가 건넨 김치 부침개 그릇을 든 채로 억지로 웃음을 참는 듯한 남신이 보였고, 또 다른 한 쪽에선 제 여친에 쩌렁쩌렁한 고함으로 인해 고막이 터질 것 같은 휴대폰만 멍하니 바라보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인간 찬열이가 있었다. 하하, 씨발. 잠깐만요. 꼭 어렸을 적, 절대 일어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거침없이 하이킥의 시트콤 여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다. 당황스러움에 자동적으로 두 눈동자가 따끔하게 아른거려왔다. 아, 이게 무슨 거지같은……,
숨통을 조일만큼 무안스러운 이 상황에 오가는 유일한 소리는 유독이나 큰 눈을 데굴데굴 굴리는 인간 찬열이의 눈동자 굴리는 소리와, 시야가 흐릿해질 만큼 당황스러운 야비한 수법에 넘어가버린 내 멍청함이 흘러가는 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론 저의 친구에게만 보일 정도의 입모양으로 작게 속삭이듯 말하는,
" 그니까 변기 열심히 좀 뚫어, 찬열아. "
남신 아닌 싸이코가 있었다. 딱, 그렇게 우리의 두 번째 만남이 시작됐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고, 열이 뻗치고, 속이 상하고, 또 밥맛도 상하고 입맛도 떨어지는. 그 날은 딱 우리의 우스꽝스러운 두 번째 만남이었다.
박찬열 안녕~!
준면이 천재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저 빌라가 어디있죠?
당장 입주해야겠어요
왘ㅋㅋㅋㅋ준면이 대박이닼ㅋㅋㅋㅋㅋ
준면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격완전얄밉닼ㅋㅋㅋ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3.27 14:40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준면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왤케 얄밉냨ㅋㅋㅋㅋㅋㅋ역시 준멘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ㅋㅋ준면잌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ㅋㅌ
예! 뒷통수 홈런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4.16 21:34
준면이 뒷통숰ㅋㅋㅋㅋㅋㅋㅋㅋ
준면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준며닠ㅋㅋ너무 귀여워욬ㅋ
김준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럴줄은몰랐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5.14 11:11
와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 김준면ㅋㅋㅋㅋㅋㅋㅋ 왕사악햌ㅋㅋㅋㅋㅋㅋㅌㅌㅋㅋㅋ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5.28 01:37
김준면ㅋㅋㅋㅋㅋㅋ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틴ㅋㅋㅋㅋㅋㅋㅋ사스가ㅋㅋㅋㅋ준멘ㅋㅋㅋㄲㅋㅋㅣㄱㅈㅋ
준면이 성격이....와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사악해ㅋㅋㅋ
내ㅠ옆집에도 준면이가 살았으면....맨날 먹으러 가져다 바칠수있는데...ㄸ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준멘ㅋㅋzzzzzz
와 천사의 가면을 쓴 악마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