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연휴에 인천에서 출발하여 아내와 자전거 국토종주에 도전했다. 아내는 별다른 운동도 안해본 평범한 주부라서 좀 무리한 도전일수도 있었지만 용기를 내서 함께 하기로했다.
<5/5일 첫째날, 맑음> 아침 6시반에 인천 아라서해갑문을 출발해서 14시간반만에 150km를 달려 여주시청 부근에 숙소를 잡았다. 오는 동안 접촉사고도 있었고, 자전거도 손보고 우여골절이 많았고,맞바람에 아내의 자전거는 속도가 더 느리졌만 쉬지않고 계속 달렸다. 부산에서 함께 버스타고온 분들의 도움을 받아 숙소도 정하고 저녁도 잘 대접받았다.
<5/6 이튼날, 흐림> 일어나 보니 다리와 온~ 몸에는 묵직한 고통이 느껴진다. 아내는 오죽하랴ㅠ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흐리기만 하다. 아내의 다리에 멘솔레담으로 맛사지하고 다시 출발~~ 한강,남한강 종줏길은 끝내고 새잿길을 지나 수안보에 도착했다. 라이딩 거리는 9시간반에 108km인데 여기서부터 소조령 고갯길이라 더 이상 무리라고 판단하고 "왕의 온천" 수안보에 숙박을 했다.
<5/7 사흘째, 맑음> 어제 충분히 쉬었는지 컨디션은 좋다. 그래도 몸은 더 뻐근하다ㅠㅠ 덥기전에 일찍 소조령, 이화령을 넘기 위해 서둘러 출발했다. 소조령은 아내의 힘으로 올랐지만 이화령은 힘들어 했다.나는 이화령을 자전거로 한번, 걸어서 한번 넘었다ㅠㅠ 문경을 지나서 새재길의 끝인 상주 상풍교에 도착했다. 이곳은 상주로 낙동강 700리 표지석도 있다. 이제 낙동강만 타면 된다ㅋ~~ 자전거 코스에서 숙소가 해결되는곳을 잘 찾아서 코스를 잡아야하는데 낙단보를 지나면 구미까지 30km를 더 가야 한다. 낙단보에 도착하니 5시반정도라서 더 달려보기로 했다. 아침부터 오르막을 올랐지만 14시간반 동안 140km를 달려왔다. 구미에서 여장을 풀고 내일있을 마지막 라이딩을 위해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파스와 멘솔레담으로 성이난 근육들을 풀었다.
<5/8 나흘째, 맑음>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구미 아침 공기부터 상쾌하다. 6시간반 동안 70km를 달려 칠곡보,강정고령보,달성보를 지나 13:40분경에 오늘의 목적지인 현풍터미널에 도착했다.
미완의 종주이지만 3박4일동안 467km를 달렸다. 이번 도전으로 중년의 평범한 아내는 스스로의 한계와 맞서면서 또다른 자신을 발견한것 같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나머지 구간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아내의 말에 힘이 들어있다.
종주 4일동안 힘든고개를 오른땐 나는 아내를, 아내는 나를 걱정하면서 함께 그 고난의 길을 넘었다. 처음엔 편안한 내리막이 좋았지만 그 댓가는 고단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르막을 만날땐 조금만 더 가면 내리막이 나온단 믿음으로 오르고, 내리막을 갈땐 오르막을 대비해야만 당황하지 않고 오를수 있었다. 힘든 종주 길이지만, 힘든 만큼 성취감 또한 높았고, 아내와 함께해서 더욱 뜻깊은 도전이었다. 객기로 출발해서 도전하는 동안 많을 것을 느끼게 되었다. 너무많은 사진과 동영상은 시간을 두고 정리해야 될것 같다
완주를 위하여~화이팅!
▼ 인근 자전거방에서 빈 박스를 얻어 분해해서 포장한다.
▼ 내차에 싣고 노포동으로 향한다. 내차는 다시 큰딸이 대리운전으로 집으로 갔다.
▼ 11:30분 노포동발 인천행 공항리무진을 기다린다.
▼ 공항리무진 버스
▼ 5/5일 04:00경 인천공항 도착
▼ 공항청사 내에서 자전거를 조립했다. 1대당 20분 정도 소요된다.
▼ 공항철도 일반열차를 타야한다. 후불교통카드 사용되네^^
주의!!! 직행을 타면 서울역으로 바로 간다
▼ 다행히 새벽이라 한산한 공항철도
▼ 영종대교 건너서 청라국제도시역에 도착후 화장실에서 복장을 바꿔입고 출발~~
이후에 뭔일이 벌어질줄 까맛게 모르고 해맑게 웃고 있다.
▼ 국토종주의 산실인 아라서해갑문에 도착했다.
▼ 무사히 완주를 위해서... 마음은 벌써 을숙도에 가있다.
▼ 밤새 달려왔지만 별로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 인증사진찍고 아라한강갑문을 향해 고고~
▼ 잠실부근에 있는 편의점에서 즉석라면 있다기에 2000원에 한봉지 사서 먹었는데 허기진 내 입엔 꿀맛이다. 하나는 날계란도 투척하고
▼ 민망한 바지가 익숙하진 않다ㅋ~
▼ 건너편에 놓친 스템프는 혼자서 찍고 왔다.(반포대교에서 건너 가야만 찍을수 있는데 지나치는 바람에 잠실철교로 돌아서 갔다. 한강 다리 모두가 자전길이 있는것은 아니니 주의해야 한다)
▼ 능내역지나서 접촉사고로 무릎도 까지고 날리났다. 앞에 달리는 아저씨를 몇 사람과 동시에 추월하는데 마지막 내차례에 느닷없이 헨들을 돌리셨네ㅠㅠ
다행이 자전거는 이상없고 다친데도 자전거 타는데는 별로 지장이 없어서 각자의 길로 간다.
▼ 이런 속도로는 3박4일동안의 라이딩으로는 완주가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어디까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가보는 걸로 계획을 수정했다. 최대한 아내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 어두워진 여주보를 지나서 여주시청부근 숙소에 도착했는데 오래된 여관이라 시설은 별로지만 아내가 문제없다니 그냥 하룻밤 쉬기로 했다. 인근 뒷고기집에서 숙소를 예약해준 부산에서 함께올라온 두분과 술도 권하면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음식값 계산은 두분이서 하셨단다. 두분께 너무 고맙고 죄송했다. 식사는 우리가 대접해야 되는데ㅠㅠ 이번 종주중에 자전거가 좋은 인연을 만들어 주었다.
부산에 가서 저녁식사 대접이라도 한번 하고 싶다.
술자릴 파하고 우린 숙소로 향하고 두분은 한잔 더하실 것 같아 자릴 피했다. 밤새 올라오면서 선잠을 잔 탓인지 샤워하고 기절 수준으로 단잠을 잤다.
▼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비는 안오네^^
부산에서 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혹시나 싶어 1회용 우의를 준비했다. 아내는 오늘 비가 많이 안오면 자전거를 타자고 한다. 가방엔 레인커버를 장착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모텔 앞 편의점에서 고칼로리 식사를 챙겨서 한적한 남한강 밴치에서 조촐한 아침을 해결했다.
▼ 한참을 달려 열심히 오르막 페달링을 하는데 토스트 사장님이 "반갑습니다"인사를 건낸다. 대답한다고 고개를 들고보니 더이상 페달링 불가ㅜㅜ.
사장님 영업수완이 보통이 아닌듯ㅎㅎ
내린김에 커피와 토스트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광주에서 오신 분들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1994에 성동일이 대사하는것 같네ㅋ~~
▼ 수안보에 인증샷 찍는데 에쿠스 타신 모텔 여사장이 35,000원에 호객을 한다. 우린 망설임 없이 따라 나섰다.
▼ 오후에 따가운 햇쌀 때문에 홧끈거리는 얼굴은 팩으로 진정시킨다. 아내와 함께하니 좋은 것도 많네^^
▼ 땀에 쩔은 윗도리는 빨래도 해주고
▼ 3일째 아침은 더 많이 뻐근하다. 아침을 먹어러간 식당벽에 걸린 "왕의 온천"
▼ 소조령을 넘어 이화령 가는길에 만난 오천자전거길 시작지점인 행촌교차로가 보인다. 이젠 인증센터만 보이면 찍는다.
▼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바닥에 200m 간격으로 인증센터 안내가 보인다. 1km쯤 가서 내 자전거를 세워 놓고 아내 자전거를 마중갔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5km의 해발고 548m의 이화령도 올랐다.
▼ 힘들게 오른 이화령 인증센터에서 고생많았으니 스템프 다섯개 찍으라고 농담을 건네본다.
내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치고 아내의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 이제 무서울께 없다.ㅎㅎ
▼ 문경 불정역
▼ 이제 낙동강 종주가 시작된다
▼ 새재길 종점인 상풍교
▼ 구미보를 지나 구미로 가는중에 만난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 이번 여정중 가장 깨끗하고 편안한 구미 숙소
▼ 소곱창 전골도 칼칼하니 좋았다
▼ 새벽공기를 가르며 칠곡군으로...대부분의 경계는 산능선이나 강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이 나뉜다.
▼ KTX가 지나가길 기다려보지만 안오네ㅜㅜ
▼ 3일째인데도 민망하네ㅋ~~
▼ 애라 모르겠다~~
▼ 습관은 금방 고쳐지진 않네ㅋ~~ 달성보를 마지막으로 스템프는 끝~~
▼ 종주길과 가장 가까운 터미널인 현풍을 택한건 훌륭한 잔머리 인것 같다.
▼ 현풍 버스는 거창에서 출발해 온단다. 자리가 없어서 입석으로 타고 사상터미널에 도착했다.
드디어 부산이다!!!
▼ 장애자 E/V를 타고 눈치보면서 지하철로 교대까지 와서 온천천으로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종주중에 먹고 싶던 삼계탕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무사 귀환을 자축하는 건배도 했다.
힘들고 지칠때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런사람...
자전거는 바퀴가 두개지만 하나의 목표로 달려가듯 우리의 삶도 그렇게 살았고, 또 그렇게 살아가길 희망해본다. 더운 날씨와 불편한 잠자리에도 불평없이 따라준 아내가 있었기에 무사히 도전을 마칠수 있었다.
느리다고 미안해 했지만 그 덕분에 사진 많이 찍고, 구경도 실컷하고 생각도 많이한 유익한 시간들이었다.
미완의 국토종주이지만 성공한 도전이란 것은 확신한다.
자전거 안장의 마찰로 엉덩이도 헐고 고생했지만 3박5일 동안 최선을 다해준 아내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