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일요일) 오후 3시에 버터와플님, 대한문님과 사모님, 보리님과 보리엄마님, 그리고 저(촛불) 이렇게 6명이 만났고, 5시쯤 찰스님이 오셨기에, 참석인원은 총 7명입니다.
버터와플님은 작년 7월 13일, 카페를 개설한 첫날에 바로 가입하신 회원입니다. 참고로 첫날에 가입한 회원은 키위(프로젝터), boom, 알펜호른, 작은양, 버터와플, 그리고 저(촛불), 이렇게 6명입니다.
가입회원이 거의 없던 시절에 거의 매일처럼 들어와서 게시글도 댓글도 남기지 않고 눈팅만 하고 가시곤 하셨는데, 한 달인가? 지나서부터는 영 안 들어오셔서 제가 사실 궁금했었습니다. 어떤 분이실까? 왜 안 들어오실까? 내가 뭔 실수를 했나? 그랬는데 최근에 다시 들어오셔서 눈팅만 하고 가시길래 내심 반가웠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제게 [중랑방]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문자를 주셨고 드디어 얼굴을 보게 된 거죠. 우와~ 감격입니다.
버터와플님은 올해 40살 여성분인데, 조현이랍니다. 25살에 발병했고, 30살이 넘어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고 병원과 보건소 등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병이 많이 나았답니다. 버터와플님께서는 "일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네요.
대한문님은 그저께 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마포방 모임에도 참석하셨는데, 그 때는 얘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었습니다. 23살인가 24살인가 되는 따님이 조현이라네요. 대한문님의 사모님은 바로 전날인 토요일에 서울심지회 모임에 참석하셨었다네요.
보리님은 25살이고 조현인데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답니다. 얼굴이 엄청 예뻐요. 콧날이 오똑하고... 말도 조리있게 잘하고, 강단있고 똑똑해 보였어요. 조현병을 지닌 채로 작품활동을 해서 돈도 많이 벌고 엄청 유명한 일본의 어떤 화가의 예를 들면서 "저는 이 병이 꼭 단점만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라고 해서, 제가 엄청 기쁘고 반가웠습니다. (얘기들을 때는 그 화가에 대해 제가 아는 분인 것 같았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혹시 보리님이 이 글을 읽으시면, 댓글로 화가 이름 좀 알려주세요. 제가 검색해 보고 그 화가에 대한 게시글을 올리면 좋겠다 싶네요.)
보리엄마님은 권영탁샘 약물교육을 2년 정도 들었다 하시고, 병에 대해서도 공부를 꽤 하신 것 같았어요. 밤에 잠 안 자면 바로 상태가 안좋아지더라 하시면서 "12시면 무조건 귀가하고 일찍 자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보리님에게는 이런 엄마의 태도가 지나친 간섭으로 느껴지는 모양이에요. 저는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재발을 두려워하면 이것 저것 행동제약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면 당사자는 하고 싶은 걸 많이 포기해야 되고 일정한 틀에 갖힌 제한된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당사자 스스로가 '아~ 이렇구나.'하고 깨달을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라고 말씀드렸고, 가급적 당사자의 의사결정권과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권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사자가 가고자 하는 길과 가족이 가고자 하는 길이 서로 다를 수 있는데, 가족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 당사자가 원하는 길로 따라가 줘야 합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소를 데리고 가는 것에 비유하자면, 앞장서서 고삐를 끌어 당기지 마시고, 소를 앞세우고 뒤에서 고삐를 잡고 따라 가십시오. 그게 좋은 방법입니다."
설명이 길어지면서 20~30분 정도 약간 강의식으로 제가 말했는데,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조현-조울-우울의 문제를 솔직히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잠이가 다르듯이, 단지 서로 다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사자가 1급수 어종이라면 일반인은 3급수 어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급수 어종에게 3급수 어종이 되라고 강요하면서 그걸 치료라고 해서는 곤란합니다. 당사자가 만일 1급수 어종이라면, 그렇게 살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병이 발병하면 일반인처럼 살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당사자가 자신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족도 자식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진로든 결혼이든 그 특성에 맞게끔 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대체로 말하자면, 솔직하고 진실된 대화, 단점과 실수를 너그럽게 봐주고 감싸주며 장점을 칭찬하고 기뻐해주고 격려해주는 환경 속에서 살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조현특성이 강점으로 발휘될 수 있습니다. 조현특성을 지닌 사람은 창의력이 있어서 남들은 상상조차 못하는 성과를 내기도 하고, 자신이 익숙한 업무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꼼꼼하고 완벽하게 일처리를 해냅니다."
이런 얘기를 나누던 중에 5시쯤 찰스님이 오셨습니다. 찰스님은 40살 남성분이시고, "같이 가는 길"이라는 자조모임 리더를 10년째 맡고 계신 분입니다. 12월 6일(일) 일산모임 때 처음 만났고, 19일(토) 오후에는 제가 "같이 가는 길" 자조모임에 참석했었기에, 저하고는 세 번째 만남입니다.
6시에 1차를 끝내고, 보리님과 보리엄마님은 가셨습니다. 버터와플님, 대한문님과 사모님, 찰스님, 그리고 저(촛불) 이렇게 다섯은 근처 오리고기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대한문님께서는 건강 때문에 고기를 먹지 않고 중국음식도 먹지 않으신다네요. 회를 많이 드신다는데, "오리" 고기는 괜찮답니다. 오리훈제바베큐(?)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도중에 버터와플님께서 은행에 다녀오시려 하시길래, 제가 이유를 물었더니, 음식값을 분담해야 하는 게 아닌가? 답변하셨습니다. 제가 대한문님께서 내주실 것 같다고 그냥 계셔도 된다고 말씀드렸고, 대한문님과 사모님께서 음식값을 계산해 주셨습니다. 대한문님과 사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용인-수원-성남방 모임, 고양-파주방 모임, 마포방 모임에 이어 중랑방 모임에서도, 매번 모임 때마다 가족분들께서 음식값을 계산해 주시니, 한 편으로는 송구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덕분에 지역방 모임이 매번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
중랑방 모임은 매달 세 번째 일요일 오후 3 ~ 6시입니다. 다음 번 모임은 1월 20일(일요일)이네요. 조금 전에 전화 통화를 했는데, 다음달부터는 대화님께서도 중랑방 모임에 참석하시겠답니다. 중랑방 모임은 책임 맡으실 분이 나설 때까지 당분간은 제가 책임을 맡을 것입니다. 다음 달에는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더욱 활기를 띄면 좋겠습니다.
참석해 주신 버터와플님, 대한문님과 사모님, 보리님과 보리엄마님, 그리고 찰스님,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다음 달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저도 간호조무사준비중인데 어떻게 따셨는지 보건소는 어떻게일했는지 알고싶네요~ 안산에는 없어서 많이 아쉽네요~
아~ 안산방이 없지요... 혹시라도 지역방 개설을 원하시면 게시글로 개설신청한다고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게 본인 연락처를 남겨주시고요. 제 폰번호는 010-4084-6365 입니다. 저는 2명만 만나도 모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종방의 경우 저하고 태양님 2명만 만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다보면 언젠간 사람이 붙겠지라고 생각합니다. 마포방도 원래는 ㅍ1아노샘과 저 둘이 만나기로 약속하고 공지글 올린건데 18명이 참석했네요. 안산도 혹시 모르죠. 공지글 올려놓으면 붙어지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필요하면 버터와플님께 쪽지 보내 보세요. 아니면 게시글로 본인 궁금한 거 올리시던지요. 궁금한 게 있으면 혼자만 끙끙대기 보다는 여기저기 물어보고, 필요한 사람은 만나러가고... 그렇게 하는 게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내일낮에 쪽지로 답변 드릴께요...
우와~ 버터와플님께서 고꾸리공주님께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시네요. 너무 좋아요~
보리입니다 ㅠㅠ 아빠 아이디로 쓰고있어요 이쁘다니요 ㅋㅋ 전혀 아닌데 ㅋㅋ일본 작가는 쿠사마 야요이입니다 ㅎㅎ
우와~ 반가워요. 이쁜거 맞거든요. 지나친 겸손은 민폐가 되니까... 이쁘다고 인정하고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쿠사마 야요이] 잘 기억할게요. 인터넷 검색해서 게시글 올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