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장성 기행문
하장성은 1개의 성과 10개 현으로 이루어졌으며 172개의 작은 마을로 이루어진 베트남 최북단 도시로써 면적은 7800 ㎢에 인구는 72만명 정도라고 한다.
특산물로는 차와 복숭아, 옥수수, 산나물이많으며 베트남 58개성 중에 가장 가난한 성으로 알려져 있다.
4월29일 저녁 8시에 출발하려 하였으나 여권을 사전에 복사해가야 한다해서 30분정도 지연되어 출발하였다.
총 37명이 버스를 전세내어 쭝화지역에서 출발.....드디어 한달전부터 설레임속에 기다려온 하장성으로의 여행길에 올랐다.
빙푹을 거쳐 벳찌를 지나 푸터,띠엔꽝으로 접어들었을때는 밤12를지나 모두 단잠에 빠져들었는가 잠시 눈을 붙였는가 했는데 벌써 하장성에 도착했다고 일어나라고 한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다른때 같으면 한창 꿈나라속에 있을 시간이지만 남들 모두 일어나 새수하고 하는데...혼자만 게으름 피울수도 없고 해서 간단히 세수만 했다. 예약해둔 식당으로 이동하여 쌀국수를 한그릇씩 후딱 먹고 나니 새벽 5시30분.
이곳부터는 험준한 산악길이라 대형버스로 이동이 불가능하여 25인승 버스로 나누어 타고 메오박(meo vac)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메오박은 베트남 최북단으로 중국과 경계지역 인지라 타지사람들은 출입국사무소에서 사전에 검열을 마쳐야 한다고 하여 사무소직원들이 출근할때까지 기다렸다가 8:30분경 드디어 출발할수 있었다.
새벽에 잠을 설친 탓에 자꾸만 눈꺼플이 무거워지며 잠시 졸다 깨다 이러고 있는데..어슴프레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들...끝없이 이어진 산봉우리들 차창밖으로는 수십키로 낭떨어지를 자동차는 씽씽달리고 있다. 가드레인도 없이 겨우 차량1대 지날수있는 산비탈길을....졸음이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제발 무사히 도착하게 해달라고 ....아무일 없겠지 마음속으로 암시를 주며 잠이 달아난 말짱한 정신으로 차창밖을 보니 이건 그냥 풍경이 아니다. 수천수만의 봉우리가 모두 제각각 자태를 뽐내며 한폭의 산수화, 한폭의 정물화다. 해발 2200미터 정도쯤의 고지대를 달리며 산허리를 감고 돌면 또다른 절경이 펼쳐지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하롱베이에서, 사파에서 느꼈던 아름다움과는 차원이 다른 자연에 대한 경외감에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다. 어느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없는 신비롭고도 엄청난 풍경에 감탄사 조차도 나오질 않는다. 숨이 멎을것 같은 아름다움의 극치. 천상 천하에 이런 풍경이 있었다니....자연의 오묘함과 그 아름다움에 그저 놀라울 뿐이다.
승망중학교(sung mang)
12경에 승망중하교에 도착했다. 하장성에 있는 출입국사무소에서 2시간 남짖 지체되어 예정보다 2시간 늦게 도착하였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전교생 220명과 선생님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를 빨리 끝내고 돌아가주는것이 학생들에게 덜 미안할것 같아 서둘러 기념품과 장학금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몇마디 대화를 나누다보니
집이 멀리있는 학생은 집에서 학교 까지 걸어서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전에 봉사활동하며 결연을 맺은 라오까이나 썬라지역 소수민족들을 만났을때 베트남에도 이처럼 소외되고 생활이 어려운 소수민족들이 있음을 알고 가슴아파 한적이 있었는데....그래도 이곳 메오박지역의 소수민족에 비하면 훨씬 나은 생활임을 알수 있었다.
절로 감탄하게 만든 자연은 풀한포기 없는 돌산이었으며 기기묘묘한 바위와 돌은 금강산의 만물상이 이러했을까 자연의 조화에 찬사를 연발하게 하였지만 이곳의 토착민들에게는 그 아름다움이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읽구어먹을 그저 평범한 땅 한평이 더 소중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네들의 고난한 삶에 절로 고개가 수그러졌다.
물이 귀한 탓에 씾지못해 손은 새까많고 운동화를 신은 학생은 못보았으며
그 까아만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뒤로 하고 떠나는 마음 한켠에 지금의 내자신과 내 아이들 그리고 이곳 베트남에 살고있는 한인들은 그래도 훨씬 나은 환경속에 살고 있다는 안도감과 그네들에 대한 왠지모를 미안함에 떠나는 발걸움이 무거웠다.
돌아오는 차에서 차창밖 그 아름다운 절경을 무심히 바라보다 그 험난한 돌산 중간중간에 돌을 치우고 마련한 옥수수밭과 산등성이에 드문드문 위태롭게 보이는 작은 그네들의 집들과 산길을 오르는 소수민족사람들이 새롭게 보였다.
절경 마피(mapi)와 동반(dong van)
오후 3시경 마피에 도착했다. 마피부터 동반까지 코스는 유네스코에 자연유산 등재를 신청한 지역이라고 한다. 해발 2000미터 이상의 고도를 따라 산허리를 감고 돌면 새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구름은 아득히 멀고 발밑 낭떨어지도 아득히 멀다. 구름과 산과 밑이 보이지 않을정도의 낭떨어지....
한굽이 돌면 미국의 그랜드케년같고 또 한굽이 돌면 금강산 일만이천봉이 눈앞에 펼쳐지듯.....그 장엄함과 아름다움은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오후 5시경 동반에 도착하여 호텔에 여장을 풀고 특산물요리와 함께 지역 특산물인 옥수수술이 한잔 들어가니 이곳이 베트남인지 무릉도원인지 분간이 잘 되질않는다. 나귀타고 풀피리불며 자연과 벗삼아 한번 멋지게 놀아보고싶은데 정신은 몽롱해지며 꿈길을 헤메이다 보니 어느듯 아침이다.
릉꾸(lung cu)와 싸핑(xa phin)지역
아침 7시에 일어나 베트남 취북단 릉꾸지역으로 이동 1시간반 남짖 자동차로 달려 릉꾸지역에 도착했다.
릉꾸지역은 베트남 최북단으로 이곳을 지나면 바로 중국이다. 산세가 험해 국경검문소도 철책도 없다. 단지 산 정상에 오르니 작은 팻말에 베트남과 중국의 경계 지역임을 알리는 문구만 있을 뿐이었다.
간단한 기념촬영을 하고 싸핑지역으로 이동하는길에 소수민족아이들이 우리들이 신기한듯 졸졸따라 다니며 해맑게 웃는다. 8살이나 되었을까 한 사내아이가 쪼르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데 마치 원숭이처럼 빠르다.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자 살구같은 나무열매를 따서 준다. 공짜로 받기가 미안해 2만동을 주자 잠시 살펴보다 다른 아이에게 주어버린다. 아마도 돈을 잘 모르는가 싶다. 또 다른 여자애는 커다란 광주리를 어께에 메고 간다. 무거워보여 들어보니 한손으로 들수없을 정도였다. 어려서부터 저렇게 무거운걸 들고 다니니 커서도 키가 작은 건 아닌가 할정도로 이곳 소수민족 사람들은 모두 키가 작았다.
이곳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싸핑지역에 흐므엉족의 왕궁이 있다하여 가보기로 했다.
왕궁이라기 보다는 부유한 양반집 정도의 규모인데 주변이 첩첩히 가로막힌 돌산 사이에 위치해있어 천혜의 요새였다.
1950년대까지는 흐므엉족 왕이 살아있어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이 찾아와 예를 갖추었다고 한다.
왕궁앞에는 소수민족 재래시장이 있었다. 배추나 오이, 상추,감자등 채소류와 고기류 그리고 조잡한 프라스틱 잡화 등이 있었는데 베트남어인 비엣어 보다는 소수민족언어와 중국어가 더잘 통용되는것 같았다.
(땀선, 뀐바지역)
오후 2시에 하장으로 출발하여 가는길에 땀선과 뀐바지역을 지났는데 땀선의 땀은 3이라는 숫자로 제천의 도담삼봉 처럼 아담하게 예쁜 3개의 봉우리가 보였다. 땀선과 뀐바지역또한 첩첩산중이었으며 같은 산이면서도 자세히보면 어쩌면 그리도 다른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않으며 나름대로 오묘하고 신비롭기만 했다.
오후 6시경 하장성에 도착하여 독특한 나무향이 나는 온천물에 몸을 담그니 나른하여 한숨 청하고 싶으나 뒷사람이 재촉할것 같아 서둘러 나오니 진수성찬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장성의 특산물인 옥수수술을 한박스 사서 차에 싣고 저녁 9시에 출발하여 목적지 하노이 쭝화지역에는 새벽 4시에 도착했다.
4/29일 저녁 8시30분 출발하여 5/2일 새벽4시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하노이에서 하장까지는 300킬로 그리고 하장에서 애오박 릉꾸 지역까지 150킬로 왕복거리로 거의 900킬로 이상을 자동차로 이동하는 강행군이었지만 그처럼 아름다운 자연은 두 번다시 접해보기 어려울것같은 생각에 다시한번 가보고 싶어도 그처럼 위험한 길을 ...아무리 아름다워도 목숨은 하나뿐인데 하는 생각에....두번다시는 못 가볼것 같았다.
그 험한 오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시는 김승봉선생님의 건승을 빌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밝고 힘차게 생활하며 환대해준 승망중학교 학생들의 앞날에 행복있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그곳을 걸어서 가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지요..남사장님 우리 함께 트래킹 가자고 한 것 잊지 않으셨죠?
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버린 님의 기행문에 내가 직접 다녀온 착각이 드는군요. 자세히 전해 주신 님의 글에 고마울 뿐입니다. 차 타고 넘기에는 두번 다시 생각하기 어렵다시니 다음엔 그래 한번 걸어볼까요 이번에도 또 목표만 주시면 않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