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기도
화엄성중 정근
나무 화엄회상 일백사위 화엄성중……… 화엄성중
南無 華嚴會上 一百四位 華嚴聖衆……華嚴聖衆
혹은
나무 금강회상 화엄성중 ............ 화엄성중
南無 金剛會上 華嚴聖衆 .........華嚴聖衆(끝)
화엄성중혜감명 사주인사일념지 애민중생여적자 시고아금공경례
華嚴聖衆慧鑑明 四州人事一念知 哀愍衆生如赤子 是故我今恭敬禮
화엄성중은 화엄회상에 계신 104위 신중을 뜻하는 말입니다.
부처님과 불법을 수호하고 절집을 보호하며 수행자를 수호하는 일종의 수호신들입니다.
신중들이 신중이 될 때에 서원을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불법승 삼보를 수호하겠다는 것이었다고 하는군요.
이 뜻을 풀어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자를 수호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열심히 수행하는 수행자가 병이나 마장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결국 화엄성중기도는 화엄성중에게 '나를 보호해 주십시오' 하는 부탁의 의미의 기도가 아니라, 불법을 배우고 따르며, 실천해서 성불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되새기는 기도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기도의 대상은 사실 없다고 보는 것이 무방합니다.
화엄성중에게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겠다는 맹세를 할 때에는 화엄성중이 그 대상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작은 의미에 해당하고요.
큰 의미에서 기도의 대상은 내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외에는 없습니다.
그 확신을 의지처로 삼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의지처로 삼아 은근과 끈기로 밀고 나가는 것이 절에서 하는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절이든 상관은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도인이라면 시장바닥에서도 기도를 할 수 있겠지만 근기가 낮은 중생이기에 기도는 절에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소가 주는 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님께 부탁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본인 스스로가 기도하시길 권합니다. 스님의 기도는 말 그대로 스님의 기도일 뿐입니다.
화엄성중이 스님을 보호하는 셈이지요. 본인 스스로가 한 자루 초가 되어야 하고, 한 줄기 향이 되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내던지지 않으면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정말 절박하다면 대답할때까지 그 명호를 부르세요. 진심은 통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냉정한 것이 어쩌면 인간입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항상 외롭고 고독하지요.
그 인간도 열 번 찍으면 넘어간다고 합니다.
하물며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 모른 척 하실리야 없지요.
우리가 가진 것이라곤 그 처절한 진심, 그 밖에 또 무엇이 있나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스님과 함께 하세요. 처음엔 안내자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힘이 붙고, 의지를 얻고, 근기를 높인 후에는 스스로 가는 것입니다.
돈은 절마다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이므로 크게 차이가 나리라 보진 않습니다.
또 저마다의 사정과 환경에 따라 다를 수도 있고요. 너무 부담되면 다른 절을 찾아가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가까운 절의 스님께 직접 상의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사족으로 어설픈 설교 조금만 하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의지처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굳이 화엄성중께 기도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슬람교나 기독교의 기도가 훨씬 더 많은 이들에게 의지처가 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르침을 청하면서 듣고 싶은 것만 듣겠다는 것은 불필요한 만용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어설픈 도사들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뭔 말인지도 모를 말을 하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이 깊어 어두울 때는 살인자의 횃불일지라 해도 그것을 주면 받아 들고 가야합니다. 정말로 처절하다면 말씀입니다. 암흑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고 계신다면 마음을 낮은 곳에 두셔야 합니다.
한 겨울 눈도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녹아 함께 졸졸졸 흐르며 노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도는 마음을 높이는 것이 아닙니다. 나 혼자 좋자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사바세계의 고통받는 모든 중생이 성불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 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째째한 마음이 아닙니다. 한 마음입니다. 단 하나의 마음은 큰 마음입니다. 작은 마음이 아닙니다. 한마음을 내는 것, 어려운 말로 발심이라고 합니다. 그 발심이야말로 기도의 첫 걸음입니다.
부디 소원성취하시길 빈승도 두 손 모아 기도하겠습니다.
